
2013년, 페이커(이상혁)의 데뷔를 기점으로 시작된 무적함대 'T1'의 전설을 함께 했던 원년멤버 중 하나인 임팩트(정언영) 선수가 북미에 진출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임팩트는 북미 LCS(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출전 횟수와 승수를 기록하여 이견의 여지가 없는 북미 최고의 탑이자 꾸준함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베테랑 특유의 노련함과 센스를 살려 국제전에서도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솔로킬 내버리며 TOP DIE(탑 다이)라는 별명을 새겨놓고 있다.
이번에도 임팩트는 소속팀 팀 리퀴드 혼다를 우승으로 이끌고 한국에서 새로 열리는 국제전인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FST)를 통해 고국 땅을 밟게 됐는데 게임조선에서는 임팩트 선수와 만나 간단하게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Q
임팩트 선수는 T1을 떠나 북미 LCS로 진출한지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오랫동안 타지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힘든 부분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숙소와 연습실을 오가며 게임만 하는 생활은 한국이랑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그나마 진출 초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언어와 음식 문제였는데 이는 모든 해외 진출 선수가 겪는 문제라서 비단 저만 느끼는 어려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국 음식이 워낙 맛있잖아요?(웃음)
Q
꽤 오랫동안 북미에서 롱런을 하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 같은 것이 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비결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굳이 답을 내린다면 '저는 항상 게임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다른 잡념이 없다'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Q
사실 T1 시절 활약상 때문에 임팩트 선수를 두고 라인스왑 대처에 강한 '원조 2:1의 달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데요. 실제로 2025시즌은 라인 스왑이 굉장히 중요한 전략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번 FST를 기준으로는 라인 스왑을 막는 패치가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저도 찬성하는 게 기존의 라인 스왑 메타는 보는 맛이 지나치게 떨어졌거든요.
프로 입장에서는 일단 이겨야해서 라인 스왑이든 뭐든 승리를 위한 전략은 일단 받아아들여야 하겠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그렇지 않아서 옳게 된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그와 별개로 저는 HLE(한화생명 이스포츠)의 LCK컵 경기를 보면서 제우스(최우제 선수)의 2:1 수행 능력을 보고 많이 배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저한테 2:1의 달인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기는 하지만 당시의 2:1과 지금의 2:1은 구도와 대처방법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지금을 기준으로 제 2:1 능력은 중간 내지는 중간보다 조금 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대회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아무래도 상대적인 강팀들과 대결하여 업셋을 만드는 것이겠죠? 저희는 도전하고 벽을 부숴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상대적인 약자를 자처하시기엔 지난 2024 이스포츠 월드컵에서는 제우스 선수를 솔로킬내고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셨는데요. 이번에도 트레이드마크인 'TOP DIE'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A
당시에도 게임을 겪어보니까 제우스 선수는 그렇게 킬을 따이더라도 클래스가 있어서 그런지 기세가 눌리는 일 없이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을 잘 수행하더라고요. 그렇게 잘 하는 선수다 보니 실제 결과는 붙어봐야만 알 것 같습니다.
사실 제우스 선수의 이적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다른 환경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잘하고 있기에 기대를 많이 하는 부분입니다.
Q
그렇다면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은 HLE와의 대결일까요?
A
제가 예전에는 GEN(젠지 이스포츠)의 기인(김기인) 선수를 조금 더 좋아했는데 최근의 퍼포먼스를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제우스 선수가 가장 주도적으로 게임을 잘 이끌어나가는 플레이어고 그 외에도 TES(탑 이스포츠)의 369(바이자하오) 선수와 대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미국 리그가 최근 LCS에서 LTA(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오브 디 아메리카스)로 리브랜딩됐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 자리를 빌어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금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 포맷 변경으로 인해 패자조(Loser Bracket)가 없는 싱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가 됐고 3판 2선승제로 바뀌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거든요.
단두대 매치가 계속되다 보니 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도 많이 제한적이고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겠다고 했으니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LTA의 첫번째 스플릿도 피어리스 드래프트 제도로 진행을 헀고 이번 FST도 피어리스 드래프트가 적용됩니다. 아직 정규 시즌 적용 여부는 미정인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A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 다음 시즌도 계속 피어리스가 적용되지 않을까 싶어요.
선수 입장에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보고 있습니다. 결국엔 대회에 나오는 메타 챔피언만을 집중적으로 연습시키던 환경에 비해 금지되는 챔피언들이 많다 보니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인 선수들을 등판시키는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이는 서서히 보완하면 될 문제에요.
롤은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며 성장해 온 게임이고 일단 보는 팬분들이 재미있고 좋아해주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확실히 이번에 리그별 데이터를 보면 피어리스 환경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의 챔피언 풀이 신인보다 좋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피넛(한왕호) 선수만 봐도 아무무를 그렇게까지 많이 연습하지는 않았을테지만 기존에 플레이하고 쌓아온 경험들이 피어리스 환경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난거죠.
Q
아직까지도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 보니 LCK 복귀 가능성을 물어보는 의견이 종종 들립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선수로서 LCK 복귀에 대한 욕심이 없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2017-2018 즈음에는 제안이 있기도 했고요.
다만, 제가 당시에는 아직 북미 지역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했던 상황이라 뭐 하나 이룬 것 없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종적으로는 거절했거든요.
그 이후로는 계속 우승을 하면서 복귀각을 재는 것이 조금 애매해졌는데, 그래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실제로 돌아온다면 선수보다는 코칭스태프가 되어 다른 선수를 돕는 방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임팩트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는 팬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A
저희의 2024년도 국제전을 돌이켜보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나 이스포츠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정작 월즈에서는 실망시켜드린 부분도 있었기에 약간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최대한 작년의 좋은 모습을 되살려서 멋진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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