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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츄라이] 컬트 오브 더 램, 사이비 신도들이 귀엽고 똥을 많이 싸요^^

작성일 : 2024.07.14

 

이런 분께 추천!: 쉽고 독특한 건설 경영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을 해보고 싶다!
이런 분께 비추!: 귀여워도 잔인하고 기괴한 건 좀... 너무 쉬운 것도 좀...

​시브 몬스터의 '컬트 오브 더 램'은 잊혀가는 신의 간택을 받고 교주가 되어 신도들을 모으고, 교단을 키우며 세상에 군림하고 있는 옛 신앙의 신들을 물리치는 게임입니다. 스토리 설명만 들어보면 '이게 무슨 저세상 게임일까?'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막상 궁금해서 게임을 찾아보면 귀엽고 아기자기한 동물 캐릭터들이 아장아장 걸어 다녀  어리둥절하실 겁니다. 이 아이러니함이 바로 이 게임의 첫 번째 매력입니다.

​이 게임의 장르는 건설 경영, 액션, 그리고 로그라이트입니다. 헌신과 자원을 모아 신도들의 생활 터전을 만들고, 방 구조와 등장 아이템이 무작위인 옛 신앙의 땅에 쳐들어가 검과 단검, 도끼 등 다양한 무기와 먼 곳에서 폭탄이나 촉수를 날리는 저주로 적 신도들과 싸우게 됩니다. 여러 장르가 섞여있어 어려울 것 같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면 무엇 하나 어렵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게임의 두 번째 매력이죠.

​귀여움과 기이함, 다양함과 단순함. 이 두 가지 매력 덕분에 많은 사람이 이 게임에 빠져들었고, 반대로 이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 게임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마치 양면 같은 게임 컬트 오브 더 램. 게임을 하나하나 뜯어볼까요?

여러분은 옛 신앙의 주교들에게 살해당한 어린 양입니다. 과거엔 숭배받았지만, 옛 신앙의 주교들에게 봉인당한 '기다리는 자', 그리고 기다리는 자에게 선택받은 어린 양이 옛 신앙을 멸망시킬 것이라는 예언을 막기 위해 살해당한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일로 어린 양은 죽음의 세계에 봉인당한 기다리는 자와 만나게 되고, 기다리는 자는 어린 양을 자신의 교주로 삼아 신앙을 부활시키고 옛 신앙의 주교들에게 복수하기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자 덕분에 살아난 어린 양은 교단을 설립하고 신도들을 모으게 됩니다. 게임에선 옛 신앙의 주교들이 다스리는 지역에 쳐들어가 동물을 구하거나 헬롭이라는 상인에게 구입하는 것으로 신도를 만들게 됩니다. 신도들은 사슴, 얼룩말, 당나귀, 코끼리, 거미, 거북이, 상어 등 온갖 동물들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게이머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신도의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집한 신도는 교단 운영의 핵심 일꾼으로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일하며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처음엔 나무 베기나 석재 캐기 같은 간단한 작업만 수행할 수 있지만, 점차 교단의 시설물이 강화되면서 청소나 요리, 농사까지 다양한 일을 수행합니다. 또한 신도들과 예배를 드리거나 기도하면서 헌신을 모을 수 있죠. 이렇게 모은 자원과 생산물, 헌신은 다시 교단을 강화하거나 어린 양의 성장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역시 신도들은 사람이 아니기에 항상 게이머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하진 않습니다. 일을 지시해도 어디선가 놀고 있고, 남을 헐뜯으며 추방을 요구하고, 심지어 화장실이 있어도 길바닥에 똥을 싸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게이머는 신도들의 신앙이 떨어지지 않도록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고, 병이 나지 않도록 요리를 해주고 똥을 치워줍니다. 신도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으면 내가 교단을 운영하고 있는 건지 응애들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도 오죠. 심지어 어떤 신도는 남들이 똥을 피해 갈 때 오히려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게이머를 어지럽게 만듭니다.

​다행인 점은 교단을 키우고 신도들을 다독이는 건설 경영 파트의 난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입니다. 신도들이 원하는 것은 비교적 직관적이고, 돌보지 못해 병에 거리거나 죽음에 이르러도 만회할 방법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소 귀찮긴 하지만 꾸준히 플레이만 하면 어느새 성장한 나의 교단과 충성을 다하는 신도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산 최적화나 자원 배분 등 심도 있는 건설 경영 파트를 원하셨다면 겉만 핥는 듯한 느낌에 실망하실 것입니다.

설교와 기도를 통해 얻은 헌신은 교단의 교리를 만들 때 사용됩니다. 게이머는 내세, 일과 숭배, 소유, 법과 질서, 음식, 죄 등 6가지 분야의 교리를 통해 새로운 특성이나 의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의식은 적이나 신도에게 얻은 뼈를 소모해 마법 같은 효과를 보여주는데 추종자들이 사흘 밤낮으로 일하게 만들어도 지치지 않게 만들거나 농작물을 즉시 자라나게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신도들을 죽이거나 되살리는 일도 할 수 있습니다. 헌신을 모으고 의식을 배울수록 게이머는 정말 신과 같은 존재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죠.

의식에 사용되는 뼈는 적들을 처치해 얻을 수 있습니다. 전투는 옛 신앙이 지배하는 땅에서 치러지며, 무기를 고르는 시작 지점과 마지막 보스 지점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그리고 등장하는 무기와 NPC가 무작위인 상태로 진행됩니다. 어떤 지역에 가면 나무나 석재 같은 자원이 등장하고, 또 어떤 지역에 가면 전투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어떤 지역에 가면 상인 NPC가 무기나 꾸미기 아이템을 파는 등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죠. 게이머는 한 지역을 지나칠 때마다 이처럼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 지역 중 한곳을 선택해 앞으로 나아가며, 최종적으로 보스나 옛 신앙의 주교와 만나게 됩니다.

전투는 탑뷰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게이머는 별다른 자원 없이 일반 공격과 강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적들을 처치하고 모은 열정 게이지를 소모해 강력한 공격을 사용하는 보조로 적들과 전투를 치릅니다. 빠르고 정확한 검이나 단검, 느리지만 강력한 도끼와 망치, 먼 거리에서도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나팔총 등 다양한 무기, 여러 투사체나 폭탄, 주변으로 뻗어나가는 촉수 등 다양한 저주가 무작위로 등장하기 때문에 무작위로 바뀌는 지역과 함께 매번 새로운 전투 경험을 제공합니다.

​로그라이트와 액션 부분도 역시 경영 시뮬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영구적 죽음이나 손실, 다양한 공격 방식 등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적습니다. 해당 장르들이 어떤 느낌인지, 또 스트레스 없이 즐겨보고 싶다면 적당한 수준이지만, 각 장르를 오랫동안 즐기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게이머에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요소들이 호불호를 가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어떤 게이머도 이 게임의 완성도에 의문을 가지진 않을 것입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내 취향에 맞춰 교단을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 매번 새로운 전투, 사이비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이에 걸맞은 교리와 의식은 서로 맞물려 끊임없이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게임의 깊이는 얕게 느껴질 것입니다. 사용하는 교리는 정해져있고, 한 번 안정화가 되면 교단 운영에 위기를 느끼기 힘들며, 매번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무기, 새로운 적들이 등장하지만, 그 종류가 적어 결국 그게 그거처럼 느껴집니다. 각 장르에 발을 살짝 담가본 듯한 깊이 덕분에 후반으로 갈수록 건설 경영, 액션, 로그라이트 모두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컬트 오브 더 램은 단 한 번의 플레이로 만족감을 느껴보고 싶은 게이머, 혹은 높은 난도에 고통받고 싶지 않은 게이머, 아기자기하면서도 다른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풍미를 느끼고 싶은 게이머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건설 경영, 액션, 로그라이트 마니아에게도 좋은 게임이 되겠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릴 테니 자신의 취향을 확실히 파악하고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만약 컬트 오브 더 램이 당신의 취향을 저격했다면, 마치 동물의 숲이나 스타듀 밸리에 사이비 교단을 세운 것처럼 또 다른 인생을 맛보시게 될 것입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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