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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는 인파 안전은 뒷전, 'AGF 2023' 미숙한 운영에 게이머만 고생

작성일 : 2023.12.04

 

Anime X Game Festival(이하 AGF)가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규모는 한층 더 커졌고, 운영은 한층 더 난장판이 됐다.

올해 AGF 2023은 킨텍스 제1전시장 3홀과 4홀, 5홀에서 열렸다. 규모는 작년 대비 약 2배가 되었고, 메인 스폰서로 '호요버스'가 참전해 그 어느 때보다 서브컬처 게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관람객은 사전 예약 시점에 이미 지난 행사 총 관람객 수를 넘어섰으며, 당일 대기열은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을 넘어 킨텍스를 한 바퀴 두를 기세로 긴 행렬을 이루었다. 단순히 숫자 만으로 판단한다면 가장 성공적인 AGF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자 이전에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이번 행사에서 느낀 감정은 서브컬처 행사의 성장에 대한 감회도 다양한 굿즈와 게임이 보여주는 즐거움도 아닌 무질서에 대한 불안함이었다. 행사장 바깥에 늘어선 줄은 도대체 관리하는 인원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었고, 제1전시장 내부 줄은 관리 인원이 있어도 어떻게 관리되는지 모를 정도로 무질서했다. 줄을 관리하는 인원들도 안내하는 내용이 제각각 달라 같은 내용에 대해 다른 곳을 안내하는 등 관리 매뉴얼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매년 행사를 올 때마다 대화역까지 줄을 서겠다는 얘기를 하곤 했지만, 올해는 역대 AGF 중에서도 최악의 줄 관리를 보여줬다.


끝없는 줄은 안내 없이 무질서하게 늘어섰다 = 게임조선 촬영


내부는 본행사 관람객과 메인 스테이지 관람객, 관계자가 뒤엉켜 더 어수선했다 = 게임조선 촬영

행사장 내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내가 원하는 부스를 찾아가기보단 사람들에게 휩쓸려 떠내려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정도로 행사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대형 부스는 긴 대기열이 부스 밖까지 이어져 통행자들과 섞이며 혼잡한 상황을 만들었고, 소형 부스는 소형 부스대로 밀려난 사람들에 가려져 제대로 찾기도 어려웠다.

예를 들어 벽 하나를 통채로 매운 메인 스폰서 호요버스 앞은 몰려든 관람객으로 인해 정상적인 이동이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와 레벨 인피니트의 '승리의 여신: 니케'의 경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간 없이 입구에 배정되어 졸지에 병목 현상을 만들어버렸다. 결국 일부 통행로에선 안전을 위해 주변 부스 운영 인원들이 직접 관람객들의 통행을 유도하기도 했다. 사전 예약자와 게임의 인기, 행사 내용을 통해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운영측은 미숙한 부스 배치를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동선과 공간에 대한 부족한 이해를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장권을 구입하고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지쳐서 관람을 포기하기도 했다. 밖으로 나가면 다시 그 긴 줄을 서야하니 관람객들은 행사장 내부에서 쉴 곳을 찾았고, 행사장에서 그나마 한적한 벽쪽 공간에 자연스럽게 몰려들었다. 서브컬처 행사 소식에 한껏 공들여 꾸미고 온 코스어들은 부족한 공간으로 인해 행사장 내부와 로비, 2층 복도를 떠돌아 다니기도 했다.


메인 스폰서인 호요버스 부스 앞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 게임조선 촬영


행사장 벽쪽은 지쳐 쉬는 사람들로 가득할 정도 = 게임조선 촬영

한 부스 관계자는 "이미 전날에 끝났어야 할 부스 설치가 제대로 된 가이드를 받지 못해 행사 당일 아침까지 설치되지 못했다. 결국 관람객들이 입장할 무렵에야 겨우 설치가 완료되어 제대로 준비도 못 하고 관람객들을 맞이해 부스를 방문한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행사가 끝날 무렵 만난 또 다른 관계자는 "오후까지 운영 측과 제대로 된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 AGF 운영은 매년 미숙해지는 것 같다"라며 미숙한 운영을 꼬집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불과 1년 밖에 안됐다. 안전 관리 미숙과 통제 부족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이 일어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AGF는 이만한 대규모 행사에 또 똑같이 안전 관리 미숙과 통제 부족을 보여줬다. 올해는 정말로 운이 좋아 무사히 넘어갔지만, 사고가 났다면 제대로 대응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해마다 높아지는 서브컬처 위상에 발맞춰 AGF가 그만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선 필요 이상의 안전 관리와 통제로 관람객들이 안심하고 관람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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