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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게임대상, 기자가 'P의 거짓'을 응원하는 이유

작성일 : 2023.10.25

 

최근 게임조선의 편집 회의에서 곧 열릴 지스타, 그중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어떤 게임이 받을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해당 주제는 매년 있었던 게임조선의 연례행사 중 하나고 그 결과는 대부분 기자들의 의견이 일치했었던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올해 게임대상은?"이라 화두가 던져지면 80% 이상이 "올해는 ㅇㅇㅇ이 대상이죠"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르다. 각 기자들은 무려 5개의 게임이 대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 게다가 5개의 게임을 지지하는 비율도 비슷하고 근거 역시 대체로 설득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건 올해 게임들이 장르, 플랫폼, 게임사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나왔던 결과라는 뜻이다.

각 기자들의 주관적 시선이 듬뿍 들어간 기획. 올해 게임대상을 받아 마땅하다 생각하는 게임들은 무엇일까? 또, 그 근거는 무엇일까?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를 앞두고 게임조선이 준비한 2023 게임대상 후보의 첫 번째 게임은 본 기자가 추천하는 'P의 거짓'이다.

 

◆ 글로벌에 먹힌 AAA급 콘솔 IP의 등장

사실 기자는 올해 유력한 게임대상 후보로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브'를 꼽았다. 그중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결정한 타이틀이 바로 'P의 거짓'이다. 사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면 '데이브 더 다이브'는 평점과 유저 평가 부문에서, '나이트 크로우'는 매출적인 측면에서 'P의 거짓'보다 우위에 있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기자가 P의 거짓을 뽑은 이유는 ▲과감하게 AAA급 타이틀로 글로벌에 도전한 개척 정신, ▲전문가, 게이머 모두에게 인정받는 높은 평점과 평가, ▲재미에 집중한 높은 게임성 3가지다. 많은 게임사들이 바라마지 않는 것들이지만 무엇하나 이루기 어려운 주제들이다. 그런데 네오위즈는 이 어려운 과제를 첫 도전에 성공했다.

◆ 돈과 시간과 믿음이 필요한 아주 어려운 도전을 했기에...

AAA급 게임이란 일종의 속어로 '많은 인력이 오랜 시간을 들여 제작하고 높은 마케팅비를 투자해 결과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고 개발하는 게임'을 뜻한다. 편의상 분류라 그 기준은 제각각이지만 딱 들어도 알겠지만 많은 투자금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이렇다 할 노하우도 없이 제대로 된 소울라이크를 개발하겠다는 높은 도전 정신을 가진 개발자들과 수백억을 투자해 혹 실패해도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각오가 된 경영자의 판단이 없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선택이다. 네오위즈가 결코 작은 게임사는 아니지만 수백억을 투자해야 되는 게임을, 그것도 신규 IP로,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는, 전대미문의 도전을 했다는 점을 기자는 높게 바라봤다.

그 무모해 보이는 도전은 큰 성공을 거뒀고 결과적으로 큰 과실이 돼 돌아왔다. 게임은 엑스박스 진영에 게임패스로 입점했음에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00만 장 판매에 성공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북미와 유럽 비중이 90%를 차지하며 IP(지적재산권)라는 돈을 환산할 수 없는 큰 재산을 얻었다는 점이다.

이제 글로벌의 많은 게임들이 'P의 거짓'의 DLC와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기자도 기대하고 있는 한 명이다.

관련 기사 : 네오위즈 ‘P의 거짓’,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장 돌파… “해외에서 통했다”

◆ 전문가와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는 평점을 받았기에...

P의 거짓을 높게 사는 두 번째 이유은 전문가와 유저 모두에게 호평받은 게임이라는 점이다. 게임 평가 지표로 많이 이용되는 메타크리틱 기준 전문가 평가는 84점(오픈 기준), 유저 평가는 8.2점이다. P의 거짓이 소울라이크라는 마니악 장르인 것을 감안했을 때 해당 점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유난히 90점 넘는 게임들이 출시되는 바람에 다소 저평가되고 있지만 메타크리틱 80점 이상의 게임은 '게이머에게 충분한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P의 거짓이 호불호를 강하게 타는 마니악 장르인 소울라이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게임성은 더 높다는 것이 중론이기도 하다.

그 증거는 조금 더 유저 진화적인 스팀 리뷰 평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팀에 게시된 리뷰는 총 11,007개에 그중 89%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선택했다. 1번의 밸런스 패치가 된 이후 작성된 최근 30일 리뷰는 6,798개 중 91%가 압도적 긍정적으로 더 높아지기까지 했다.

이는 실제 플레이 한 게이머에게 평점대비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스팀에서 91%의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중

◆ 그래픽, 음악, 타격감, 최적화 나무랄 데가 없었기에...

사실 위에 언급한 평점이 높단 의미는 '게임성이 훌륭하다'란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선 왜 '게임성이 훌륭한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언급하려 한다. 물론 이는 기자의 주관적 평가가 다소 강하게 반영됐으며 기자는 소울라이크 장르를 아주 좋아하는 속칭 '망자' 영역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해 주길 부탁드린다.

먼저 기자의 P의 거짓 플레이 타임은 대략 250시간 내외고 플레이스테이션5로 약 100시간, PC로 약 150시간을 플레이했다. 플랫폼을 옮긴 이유는 영상 녹화를 위해서였다. 즉 같은 게임을 같은 금액 주고 2개나 샀다는 의미인데 250시간을 즐겼으니 돈이 아깝단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즐긴 셈이다. 여기에 구구절절한 얘기는 이미 출시 시점에 리뷰를 통해 언급했으니 큰 틀만 얘기해 보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미려한 그래픽과 강력한 타격감이다. 프랑스의 벨에포크 시대(1800년대 후반 ~ 1900년대 초반 프랑스가 사회, 경제, 기술, 정치적으로 번성했던 시절)를 배경으로 한 그래픽은 아름다운 수준이었고, P를 조작하며 때리고 맞는 일련의 액션에는 시원시원하면서 강력한 타격감이 따라왔다. 적어도 타격감만큼은 프롬 본가 소울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자신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중요한 부분마다, 보스전마다 깔리는 여러 분위기의 음악 역시 놀라운 수준이다.


퍼펙트 가드의 손맛은 정말 짜릿하다

소울라이크의 정체성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적절한 독창성을 갖춘 시스템도 좋았다. 날과 자루를 조합해 자신만의 무기를 만든다는 '무기 조합' 시스템은 대표적인 특징. 물론 과도한 억까식 지형 배치나 도저히 써먹지 못할 정도로 무의미한 몇몇 무기 조합이 있었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그런 '사소한' 단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면에서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 게임이다.

특히 보스전은 P의 거짓이 가진 가장 큰 재미라고 본다. 혹자는 몇몇 보스는 과도하게 짧은 선모션이나 지나치게 높은 체력을 가지고 있어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기자는 약간 어려운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충분히 극복할만한 보스들이었었고 그래서 더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각 보스들은 개성과 독창성이 뛰어났고 이를 공략하는 방법도 다양해 매번 새로운 재미를 줬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스전만 따로 연속 도전할 수 있는 '보스 러시' 모드가 업데이트되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관련 기사 : [리뷰] 'P의 거짓', 아니 한국에서 이 정도로 훌륭한 소울라이크를?

◆ 글로벌로 비상하는 P의 거짓을 응원하며...

기자는 위에 언급한 이유로 올해 게임대상에 'P의 거짓'을 응원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에 콘솔 분야는 불모지에 가까웠음에도 네오위즈는 과감한 도전으로 자신만의 게임성과 IP를 갖춘 'P의 거짓'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이 발걸음은 네오위즈에 큰 업적인 동시에 '우리도 글로벌에서 먹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라는 한국 게임 전체에 대한 성과이기도 하다. 아! 물론 여기에는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브'도 빼먹으면 안 된다. 그냥 기자의 결정은 정말 미세한 저울질 끝에 P의 거짓을 선택한 것일뿐...

자고로 스포츠든 시상식이든 자신이 응원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더욱 흥미로워지는 법이다. 그런 이유로 매년 제법 흥미진진하게 관람하던 게임대상 시상식이 올해는 조금 더 흥미진진할 거 같다. 게임조선 편집 회의에서 갈린 5팀의 기자들의 응원 게임들은 11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승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사실 기자가 껨조TV에 의기차게 올린 공략 영상은 슬픈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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