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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소프트웨어 '아머드 코어 6 루비콘의 화염', 레이븐의 성공적인 귀환

작성일 : 2023.09.05

 

* 본 리뷰는 스팀덱 환경에서 플레이 및 촬영 후 작성되었습니다.
* 스토리 최종화 내용을 일부 담고 있습니다.

레이븐이 돌아왔다.

아머드 코어 시리즈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대표작이었다. 신작이 출시되지 않은 사이에 '다크 소울'을 위시한 소울류 게임이 프롬 소프트웨어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지만, 많은 팬은 다른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의 감성을 그리워하며 신작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아머드 코어 버딕트 데이' 이후 10년 만에 신작 '아머드 코어 6 루비콘의 화염'이 출시됐다.

아머드 코어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색을 잘 보여주는 게임이다. 난해한 조작과 높은 난도, 한눈에 파악하기 힘든 내러티브 구조, 그리고 이를 극복했을 때 보상으로 주어지는 쾌감은 다른 게임에서 느끼기 힘든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한 메카닉 특유의 3차원 전투 방식과 상황에 따라 파츠를 조합해 자신만의 기체는 만드는 재미는 소울류 게임과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도 이런 매력을 잘 살려냈다.


10년을 기다린 유저들에게 건낸 한 마디 '레이븐' = 게임조선 촬영


팬들을 환영하는 인사에 감동하지 않을 팬이 있을까? = 게임조선 촬영

이번 작품의 배경은 새로운 물질 '코랄'이 발견된 행성 '루비콘 3'이다. 먼 옛날 혁신적인 물질 코랄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각광받았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폭발 '아이비스의 불'을 일으키며 루비콘 3과 그 주변 행성들을 태우고 오염시켰다. 이후 50년의 시간이 흘러 코랄이 다시 발견되고 이를 차지하려는 기업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원주민, 그리고 이들을 통제하려는 행성 봉쇄 기구가 부딪친다.

게이머는 강화인간 C4-621이 되어 루비콘 3에 잠입, 파괴된 기체에서 '레이븐'이라는 용병의 신분을 노획해 도립 용병으로 활동하게 된다. 스토리는 총 5가지 챕터로 구성됐으며, 진행 도중 선택 미션에 따라 다른 결말을 보게 된다. 또한 3회차까지 회차마다 새로운 미션 일부가 추가되며, 새로운 결말을 볼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어느 정도 부품 파밍이 필요한 첫 회차의 경우 보스 공략을 보지 않는다면 약 20~30시간 가량 소요되며, 이후 회차는 게이머의 숙련도와 부품 상황에 따라 10시간 전후 소요된다. 숨겨진 결말을 보기 위해 3회차까지 회차 플레이를 강요하는 느낌도 없진 않지만, 회차 플레이를 통한 부품 습득과 신규 미션 추가 등 일부 특전 덕분에 단순 반복이라는 느낌은 적다.


미지의 물질을 품고 있는 행성 루비콘 3 = 게임조선 촬영


기업과 원주민, 그리고 개인들의 의뢰를 받으며 용병으로 성장해 나간다 = 게임조선 촬영


군상의 이해관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게임조선 촬영

NPC들에게 받는 미션은 목표 제거, 지역 탐색, 아군 보호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네임드 NPC, 혹은 거대 보스들과 맞붙게 된다. 그중에서 거대 보스는 기존 아머드 코어 시리즈와 가장 차별화된 요소로 기존 작품들보단 소울류 작품에 나오는 보스들에 가까운 높은 난도를 자랑한다. 거대 보스의 등장은 거대 로봇 대 거대 로봇이라는 로망 가득한 전투를 구현해 줬지만, 실제 게임 내 전투에선 전투 시스템과 맞물려 다소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튜토리얼 마지막에 등장하는 행성 봉쇄 기구의 헬기는 기존 아머드 코어 시리즈처럼 원거리에서 사격만 해선 잡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미사일과 펄스 블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경직 시스템인 '스태거'를 유발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공격이 가능하다. 또한 4챕터 보스 아이비스 시리즈의 경우 움직임이 빠르고 많은 탄을 흩뿌리기 때문에 특정 종류의 무기가 아니면 공략하기 매우 힘들다. 이처럼 대부분의 보스가 스태거 시스템이나 특정 무기가 아니면 공략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개발자의 의도를 찾아야 하는 전투가 되었고, 나만의 기체로 적을 공략하는 재미가 다소 줄어든 느낌이 든다.


노쇠 레이븐도 당황하게 만드는 플라잉 군다 = 게임조선 촬영


거대 보스전은 느슨했던 용병일에 긴장감을 가져다 주는 요소 = 게임조선 촬영


근데 거 플라잉 말레니아는 너무 한거 아니오? = 게임조선 촬영

전투의 경우 양손과 양어깨에 무기를 장착, 기체 적성에 따라 근거리·중거리·원거리에서 적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적에게 시야를 맞추면 자동으로 조준을 해주는 소프트 록온과 조작을 통해 적 하나에게 조준을 고정하는 하드 록온을 지원해 TPS임에도 조준에 대한 스트레스는 비교적 적다. 다만 마우스로 록온하는 PC 유저의 경우 작은 움직임에도 하드 록온이 풀려 수동으로 조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작품의 핵심 시스템은 적을 순간적으로 무력화 시키고 일정 시간 동안 더 많은 대미지를 받는 스태거 시스템이다. 전반적으로 원거리보단 근접, 탄속이 빠른 무기보단 느린 무기가 더 높은 충격력을 가지고 있어 더 쉽게 스태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언뜻 보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일부 무기는 이 스태거 시스템에 지나치게 잘 맞아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PVE에선 적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어썰트 부스터'나 짧은 거리를 빠르게 좁히는 '퀵 부스터'로 거리를 좁히고, 샷건이나 블레이드로 순식간에 스태거를 만든 뒤 적을 폭격하는 방식이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적을 무력화 시키는 스태거 시스템은 전투의 긴장감을 높여주고 확실한 보상을 주는 요소지만, 지금은 성능이 지나치게 좋아 무기와 전술의 획일화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양손과 양어깨에 달린 무기를 모두 이용해 적을 공격 = 게임조선 촬영


어썰트 부스터를 사용하면 먼 저리에 있는 적에게 순식간에 다가갈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앞서 말한 스태거 시스템은 지금 시점에선 지나치게 강한 느낌이 없지 않다 = 게임조선 촬영

무장은 공격력과 충격력이 무난한 수준인 실탄류와 장탄수가 적고 탄속이 느린 대신 착탄 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폭발류, 재장전이 없는 대신 과열 게이지를 사용하고 EN 출력에 신경써야하는 EN 무기, 그외 근접 무기를 비롯한 특수 무장으로 구성됐다.

무기 만큼이나 중요한 부품이 있다. 바로 다리 부품이다. 다리는 인간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2각과 높은 점프 능력을 가진 역관절 2각, 호버링이 가능한 4각, 그리고 공중 능력을 거의 포기한 대신 높은 방어력과 뛰어난 무장 적재 능력을 가진 탱크 등 기체 콘셉트를 정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이외에도 머리, 코어, 팔, 부스터, FCS, 제너레이터 등 다양한 부품을 조합하면 나만의 기체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조립한다고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무기 출력을 제너레이터가 버틸 수 있는지, 또 무장의 무게를 팔이 버틸 수 있는지, 4각 호버링에 맞는 출력을 가진 부스터인지 여러 조건이 맞아야 비로소 기체를 완성할 수 있다. 이런 조립에 대한 고민이야말로 이 게임의 가장 큰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기체는 부위별로 색깔과 질감, 웨더링, 데칼 등 꾸미기 요소를 첨가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특히 데칼은 여러 층의 레이어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빠진 유저는 하라는 미션은 안 하고 그림만 그리며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다양한 무기를 내 입맛대로 골라 기체를 완성하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재미 = 게임조선 촬영


마음만 먹는다면 하늘에서 폭격하는 공중 전함 같은 기체도 만들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여기에 나만의 도색과 데칼까지,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중요한 장치다 = 게임조선 촬영

이번 작품은 독특한 거대 보스와 스태거 시스템으로 전투에 변주를 주면서도 개성 있는 기체를 만들고 숨겨진 세계관을 파헤치는 재미를 훌륭히 합쳐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아머드 코어가 되었다. 물론 세세한 만듦새를 살펴보면 스태거 시스템이나 무기 밸런스 등 조정이 필요한 부분도 보이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10년 만의 해후를 통해 팬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고, 새로운 게이머에게 아머드 코어라는 이름을 알린 이 작품 앞에 그러한 문제는 사소할 뿐이다.

10년 만의 신작이 우리가 아는 그 아머드 코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과 걱정을 시원하게 날려주며 아머드 코어의 본질을 다시 한번 보여준 이번 작품은 적어도 시리즈 내에선 가장 완벽한 아머드 코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될 것이다.

레이븐이 돌아왔다.


육중한 거대 로봇 = 게임조선 촬영


감성 넘치는 출격 시퀀스 = 게임조선 촬영


웅장한 세계 = 게임조선 촬영


이 모든 것이 구현된 로망의 집합체, 이 유혹을 떨쳐낼 레이븐이 몇이나 있을까?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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