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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전설의 후속작은 레전드

작성일 : 2023.05.17

 

지난 12일 닌텐도는 자사의 대표 어드벤처 장르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하 왕국의 눈물)'을 발매했다. 왕국의 눈물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를 도입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생의 숨결)'의 후속작으로 극한의 자유도와 상상대로 이뤄지는 상호작용, 그에 따른 자유로운 퍼즐 풀이, 넓은 맵에 밀도 있게 배치된 콘텐츠 등 오픈월드 장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재미를 주는 타이틀이다.

야생의 숨결이 게임계의 큰 획을 남긴 그야말로 전설이라 불리던 타이틀이었던 만큼 그 후속작 '왕국의 눈물'은 몇 가지 시스템이 공개된 순간부터 GOTY(올해의 게임) 예약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초대형 기대작이다. 

왕국의 눈물은 특성상 출시 3~4일 만에 게임의 모든 시스템을 즐기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그런 플레이를 지극히 지양하는 게임이다. 하여 본 리뷰는 게임의 모든 것을 내포한 리뷰라기보다 플레이 타임 50시간 정도 즐긴 기자의 '체험기'라는 점을 미리 밝힌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왕국의 눈물'은 전작 '야생의 숨결'이 가진 장점 대부분을 고스란히 가져오면서도 더 높은 자유도와 재미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아쉽다 느껴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많은 장점들 덕분에 아쉽다는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빨리 다음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을 정도다.

탐험 가능한 공간은 지하와 하늘로 확장되며 더욱 넓어졌음에도 콘텐츠 밀도는 여전히 두텁다. 울트라핸드로 대표되는 신규 능력들은 전작보다 훨씬 높은 자유도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작에 불편했던 몇몇 시스템은 개편됐고, 아이템 종류는 더 늘었음에도 쓰임새가 다양해졌다.

마지막으로 본 리뷰는 메인 스토리가 직관적이고 그 순서도 게이머의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스토리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최대한 자제했지만 시스템 설명이나 스크린샷을 통해 일부 스토리를 유추할 수도 있으니 스포일러에 민감한 게이머라면 주의하길 부탁드린다.


녹색 옷을 입지 않은 '젤다' 공주를 찾는 두 번째 여정

 

◆ 전작 해본 사람들한테만 재미있는거 아닌가?

왕국의 눈물은 야생의 숨결 이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왕눈이부터 플레이해도 되나?'라 생각하는 게이머가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일단 결론은 '아예 연관이 없지 않으니 기왕이면 전작 플레이 후 할 것을 권장하지만 필수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일단 게임의 핵심인 링크의 스킬과 능력이 완전히 달라 경험의 종류가 다르다. 야생의 숨결이 퍼즐 해결을 위해 가진 능력을 잘 조합하는 능력을 찾는데 집중됐다면, 왕국의 눈물은 울트라 핸드의 이동/접착 능력을 이용해 어떤 구조물을 만들어 돌파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또, 하이랄이라는 같은 지역을 탐험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데다 콘텐츠의 위치도 달라 같은 곳을 탐험한다는 느낌도 없다. 특히 탐험 도중 만나는 콘텐츠들이 변화된데다 월드를 탐험하는 방식도 약간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을 플레이하든 새로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일단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단순히 스토리나 시스템을 이유로 전작을 해보라고 권하기보다 왕국의 눈물이 전작에서 불편했던 몇몇 시스템을 개선해 나온 만큼 이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전작을 먼저 플레이해 보길 권한다. 또, 야생의 숨결 세이브가 있는 경우 왕국의 눈물에서 일부 정보를 계승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작과 달라진 것, 전작보다 발전된 것을 찾는 재미

 

◆ 지하와 하늘로 확장된 세계

게임 발매 전부터 가장 강조했고, 또 가장 기대받았던 부분. 왕국의 눈물의 하이랄 월드는 기존 대지에 하늘과 지하(지저)가 추가됐다. 하늘섬은 수직이동 기믹을 다양하게 활용해 탐험하는 재미를, 지저 세계는 빛이라곤 하나 없는 깜깜함과 독기로 가득한 위험한 공간으로 지상 월드와 차별점을 보인다.

오픈월드 특성상 '맵의 넓이 = 콘텐츠의 숫자'를 뜻한다. 물론 쓸데없이 월드 크기가 키운 유사 오픈월드 게임도 있지만, 왕국의 눈물이 콘텐츠 빽빽하게 배치한 것으로 유명한 야생의 숨결 후속작이 아닌가? 월드의 크기는 2배가 넘게 확장됐음에도 그 콘텐츠 수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이제 무대는 하늘과 지저까지 확장된다

 

◆ 새로운 능력이 뿜어내는 무한정의 가능성

왕국의 눈물은 전작에 있었던 모든 시커스톤 능력(마그네틱, 폭탄, 얼음 기둥 등)을 모두 버리고, 프루아 패드라는 새로운 단말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5개의 능력으로 돌아왔다. 모든 물건을 옮기고 붙일 수 있는 울트라 핸드, 일부 천장을 뚫고 상방 이동할 수 있는 트레루프, 특정 물건의 시간을 되돌리는 리버레코, 장비(무기, 방패, 화살)에 특정 오브젝트를 붙여 특성을 변화시키는 스크래빌드, 마지막으로 울트라 핸드를 통해 제작한 물체를 순식간에 다시 만들어주는 블루프린트까지 5종이다.

왕국의 눈물은 능력 활용 자유도가 아주 높아 창의력과 응용력에 따라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 예는 이미 수많은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뜨겁게 달구는 수준이다. 특히 울트라 핸드를 활용한 제작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엔드 콘텐츠라 불리는 수준이다. 울트라 핸드를 잘 활용하고 싶다면 꼭 블루프린트 능력을 얻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가 뗏목이나 만들며 구석기 놀이에 심취하고 있을때...


손재주 있는 게이머는 전략 폭격기(?)를 만들기도 한다 - 출처 : 일본 유튜브 캡처

 

◆ 다른 길로 빠졌을 때 가장 재미있는 게임

이미 적은 바 있는데 다시 강조하자면 왕국의 눈물의 콘텐츠 밀도는 아주 다양하고 촘촘하다. 지하, 육지, 하늘을 막론하고 링크가 서있는 곳을 기준으로 한 바퀴 둘러보면 반드시 시야 내 무언가 콘텐츠가 보이는 수준이다. 이렇게 딴 길로 빠지는 것에서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왕국의 눈물 최대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콘텐츠 종류도 다양해 해당 지면에서 모두 소개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콘텐츠는 독창적인 재미와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어느 정도냐면 스토리 진행하러 이동하다 보면 반드시 여러 다른 콘텐츠들을 만나게 되고 이를 클리어하다면 목표 지점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몇 시간은 훌쩍 지나가는 수준.

개인적으로 새롭게 도입된 코르그 옮기기는 울트라 핸드의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 가장 즐거우면서도 골치 아픈 콘텐츠로 꼽을 수 있겠다. 그 외에도 매번 비슷한듯하면서 미묘하게 달라 은근 머리를 굴리게 하는 간판 고정하기와 몇몇 기믹을 이용해 교묘하게 비틀어놓은 조망대 콘텐츠가 게이머들의 두뇌를 자극한다.


코르그는 여전히 각지에 숨어있다. 새롭게 등장한 운반 이벤트는 은근히 어려운 편

 

◆ 여전히 존재하는 사당. 정답 없는 문제의 흥미로움

전작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사당 시스템 역시 왕국의 눈물에 그대로 적용됐다. 사당은 워프 포인트를 겸하는 데다 최대 체력과 스테미너를 올리는 유일한 수단, 게다가 각종 퍼즐 요소를 넣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을 요구하는 핵심 콘텐츠다. 이번엔 하늘까지 그 영역이 확장됐으니 당연히 하늘섬에도 사당이 있는 것도 특징. 덕분에 기존보다 사당의 밀도는 조금 낮아졌지만 그 수와 재미는 여전하다.

굳이 전작과 다른점을 찾자면 정답(사당 내 골인 지점까지 이동)에 도달하는 방식에 정답이라 칭할만한 방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클리어할 수 있는 방식이 더 자유롭게 변했다는 점이다. 이는 로켓이나 트레루프(특정 오브젝트의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 기능을 활용하면 왠만한 거리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

사당의 클리어 난이도는 튜토리얼 수준의 간단한 것부터 왠만큼 고민하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 어려운 것까지 다양하니 입장했을 때 어떤 내용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감 역시 충실하다. 참고로 모든 사당은 하나 이상의 보물상자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으니 이를 얻고 클리어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


울트라 핸드와 각종 소재(로켓 등)가 있어 사당 클리어가 훨씬 쉬워졌다

 

◆ 단점이라 말하긴 그렇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옵션의 세분화를 꼽을 수 있다. 최근 게임들은 그래픽, 밝기부터 조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이머 중심 옵션을 제공하는데 비해 왕국의 눈물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만 제공한다. 예를 들어 패드의 자이로 기능의 경우 활쏘기, 울트라 핸드, 망원경, 무기 던지기 등 다양한 곳에 이용된다. 기자의 경우 활쏘기와 울트라 핸드에는 아주 편하게 이용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선 오히려 콘트롤을 방해하고 있어 몇몇 기능만 제외하고 싶지만 자이로 옵션은 모두 on/off 기능만 있기 때문에 이를 세분화해서 조절할 수 있으면 어떨까 계속 아쉬웠다.

각종 소재의 활용도가 높아졌는데 요리 재료, 몬스터 재료, 제작 재료 등의 분류가 없어 후반부로 갈수록 특정 재료를 찾는데 긴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닌텐도도 이를 의식했는지 아이템의 아이콘을 크게 만들고, 각종 분류 옵션을 제공해 인식을 쉽게 하는 노력을 취하긴 했지만, 100종류가 가뿐히 넘어가는 소재들을 매번 찾는덴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탐험을 하다 보면 등반, 내한, 내서 등 특수 능력 복장을 자주 교체하게 되는데 이를 매번 메뉴를 열어 교환하는 것 역시 불편한 편. 이는 전작에서도 언급됐던 단점인 만큼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편의성을 개선하려 한 노력은 보이지만 정말이지 약간...이 아쉽다

 

◆ 그저 존재 자체가 압도적으로 고마운 게임

왕국의 눈물은 전작 야생의 숨결이 가진 흥행 공식을 그대로 가져오되 그 스케일을 대폭 키우고 시스템적 재미를 통해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다. 게임에서 이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어갈 정도로 철저한 상호작용은 링크와 내가 하나가 되는 몰입감을 제공한다.

게임 내 흐드러지게 흩어진 퍼즐은 은근하면서도 영리하게 배치된 힌트를 통해 정답을 유도하지만 결코 강요하진 않는다. 그저 내가 가진 능력을 통해 제공하는 목표를 달성하기만 하면 된다. 코르그를 옮기는데 울트라 핸드로 우직하게 들고 가든, 판자에 붙여 말로 질질 끌고 가든, 로켓에 태워 하늘까지 쏴올리든... 그저 목표점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이런식의 돌파는 게이머에게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기자는 왕국의 눈물을 플레이하면서 어떤 우스갯소리가 생각났다. 어떤 대식가가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울고 있길래 이유를 묻자 '식사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 답한 이야기다. 왕국의 눈물의 콘텐츠도 똑같다. 플레이하면 할수록 그 수가 줄어들고 있어 슬픈 기분이 든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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