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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110]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 무궁무진한 전략 엿보이는 웰메이드 카드 게임

작성일 : 2022.12.27

 

TCG나 CCG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이제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한창 유행을 탄 유희왕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카드게임이 흥행을 했으며, 모바일 게임에서도 캐릭터 카드를 수집하는 의미에서 해당 용어를 사용하면서 게임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제법 익숙한 단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장르는 대체로 '랜덤 뽑기'를 통한 '수집'이 하나의 콘텐츠인 만큼 금액적인 면에서 상당한 지출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물 카드가 존재하는 유희왕 같은 게임에서는 희귀 카드의 경우 비싼 가격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 금액적인 부분에서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보드게임 쪽에서는 이러한 TCG.의 진입장벽을 나름대로 해결한 LCG 장르가 존재한다. 업체마다 다르게 부르긴 하지만, 이러한 장르는 공통적으로 게임 내 사용되는 모든 카드를 랜덤 요소 없이 일괄적으로 판매한다는 점이다. 이후 확장 역시 모든 카드가 수록된 형태로 판매가 되기 때문에 금액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러 부분에서 유용한 장르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코리아보드게임즈의 게임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후루요니)' 역시 이러한 장르의 게임으로 게임 내에 사용되는 카드가 확정적으로 모두 들어있는 게임이다. 때문에 유사한 카드 게임 장르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게 게임에 입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이 없는 유저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처음 접하면 신경쓸 요소가 많다. = 게임조선 촬영

◆ 두 여신을 하나로!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은 플레이어 두 명이 각기 여신 두 명을 선택해 해당 해당 여신의 카드로 덱을 구축하고 대결을 펼치는 게임이다. 미리 덱을 구축하여 싸운다는 점은 이미 국내에서 유명한 TCG 장르 게임과 유사한 편이지만, 여러모로 독특한 부분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장르의 게임은 대부분 미리 짜온 덱으로 승부를 보고, 이후 사이드덱 교체를 통해 상대 덱을 견제하며 플레이하는데 반해 이 게임은 각자 2명의 여신을 선택한 후, 상대가 고른 여신을 보고 자신이 고른 여신의 카드로 덱을 구축하는 단계가 선행된다. 때문에 상대 여신의 특징을 알고 덱을 구축하는 만큼 사이드 보딩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는 독특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2명의 여신을 조합하는 것이 기본이다. = 게임조선 촬영

덱 구축 역시 상당히 특이하다. 각 여신마다 기본적으로 7장의 통상패와 4장의 비장패가 있어 총 14장의 통상패와 8장의 비장패를 갖게 되는데, 이 중 게임에 사용하는 카드는 통상패 7장으로 이루어진 덱과, 3장의 비장패 뿐이다. 타 게임에 비해 카드 수가 현저히 적어 사이클이 빠르게 돌고, 덱이 부족할 경우 라이프를 지불해 사용한 카드를 다시 덱으로 구축하는 액션이 있어 게임 자체가 빠르게 끝난다. 


격투게임으로 따지면 초필살기의 개념인 '비장패' = 게임조선 촬영

때문에 덱을 여신을 선택하고 덱을 구축하는 쌍장요란과 안전구축 단계가 제법 길고, 반대로 실제 게임을 즐기는 벚꽃결투 단계가 빠르게 넘어가는 형태가 된다.

◆ 전략적 재미

후루요니는 일대일로 붙는 카드 게임인 만큼 난이도가 비교적 높다. 흡사 격투게임을 카드게임으로 옮겨놨다는 평을 받고 있을 정도로 구현도가 높은데, 때문에 처음 게임을 접하면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간격'에 있다. 특정 카드를 제외하면 자신의 턴 중 자유롭게 다 사용할 수 있지만, 문제는 '간격'이라는 요소가 격투게임의 묘미를 살린다. 처음 결투 시에는 10의 간격을 두고 있지만, 전진과 후퇴 등을 통해 간격을 조정할 수 있으며, 각 공격 카드에는 공격할 수 있는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간격을 어떻게 조절하는지가 승부의 관건이 된다. 특히, 여신마다 주요한 공격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승부의 핵심이다.


다른 TCG와의 최대 차별화 요소는 간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게임조선 촬영

또한, 격투게임의 '기 게이지'와 유사한 플레어를 이용해 사용하는 초필살기 개념인 '비장패' 또한 독특한 요소다. 이 카드는 일반적인 덱과는 별개로 따로 놔두며, 언제든지 조건만 맞으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통상패에 비해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게임을 흔들 수 있지만, 플레어는 쉽사리 모을 수 있는 자원이 아닌 만큼 이름 그대로 비장의 한 수가 된다.

이외에도 보호막 개념의 오라와 라이프, 사용된 자원이 퍼져있는 '더스트'에 집중력이나 카드를 덮어 사용하는 기본동작까지 익혀야 할 것이 많다. 그뿐 아니라 각 여신마다 고유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전용 모듈을 사용하기도 해서 배우기가 상당히 어려운 편에 속한다.


게임 내 사용하는 용어가 꽤나 많은 편이다. = 게임조선 촬영

◆ 무궁무진한 전략

그럼에도 후루요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개성 있는 여신을 통해 무궁무진한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여신마다 고유한 특색을 겸비한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여신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플레이 스타일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또한, 같은 여신 조합을 쓰더라도 어떤 여신 카드를 더 많이 사용할지, 혹은 어떤 통상패와 비장패를 쓰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스타일이 변화하기 때문에 리플레이성이 굉장히 높다. 때문에 함께 후루요니를 즐길 유저가 있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리플레이성을 가진 게임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후루요니에는 정말 많은 여신이 존재한다. = 게임조선 촬영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사실 무궁무진한 조합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 강력한 파워를 내는 조합은 으레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조합을 알고 조합을 구성하는 사람과 모르고 구성하는 사람에게서 오는 간극은 분명하게 다가온다. 또한, 수많은 여신의 특징을 모두 알고 있어야 상대 덱을 상대할 올바른 덱을 구성할 수 있는데, 여신이 워낙 많은 만큼 이를 모두 이해하기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온전히 후루요니의 재미를 느끼려면 후루요니를 제대로 파고든 유저 간의 게임이 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여러모로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많은 보드게이머가 여러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어 하나의 게임을 집중해서 파는 플레이어를 보기가 힘든 편인데, 거기에 더해 후루요니를 집중적으로 파는 유저가 자신의 주변에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추가로 후루요니는 펀딩을 통해서만 현재 국내에 판매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중고 외 구할 방법도 없고, 향후에도 이 부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저 수혈에는 난항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하나의 게임으로도 여러명이 즐길 수는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은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 게임이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신규 여신과 함께 기존 여신의 밸런스를 조정한 에라타 카드가 포함되는 만큼 다른 TCG와는 차별화된 요소가 많다. 

최근에는 일부 매장에서 후루요니를 즐기는 유저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교류전'이라는 명목하에 유저들끼리 함께 게임을 즐기는 등 게임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 지속적으로 수급돼야 할 유저판에 펀딩을 통한 공급만이 있어 입문을 하고 싶어도 입문을 하지 못하는 아쉬운 케이스가 많다는 점이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상품에 무턱대고 투자를 하기 어려운 것이 십분 이해되기에 한국어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이기도 하다. 다만, 이 게임을 좀 더 푸시할 생각이 있다면 접근성 부분에 대해 좀 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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