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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2]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 이상과 현실 사이 언저리에서

작성일 : 2022.06.09

 

2021년 하반기부터 크고 작은 국내 게임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맞춰 게임을 제작하다 보면 탈중앙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정작 게임의 본질인 흥미 요소가 약해져 재미없는 게임이 되거나, 아예 블록체인을 마케팅 용어로만 사용하고 실질적으론 별로 연관성이 없는 게임이 만들어지곤 한다.

이러한 이상과 현실 속에서 합의점을 찾아내고, 블록체인, NFT 게임을 만들 때 잊지 말아야 할 본질에 대해 넥슨코리아 소속 류기혁 개발자가 "게임과 NFT, 이상과 현실 그 언저리에서 - 블록체인 게임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류기혁 개발자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를 보면 단순히 코인을 지급해 주는 코인 게임이 아니라 기존 게임을 서비스 중인 업계에 신뢰에 대한 문제를 가볍게 넘기면 서서히 사라진다는 경고 메시지라 생각한다며 말을 시작했다.

블록체인을 접목한 P2E 게임의 특징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NFT나 게임 재화를 얻어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 재화는 단순히 DB에 기록되는 숫자가 아니라 이더리움에서 정의한 토큰 규격을 따르고 있기에 다른 블록체인 토큰과 상호 교환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유저가 A 게임의 재화를 판매하고 B 게임의 재화를 구매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면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 과정만 거치면 A 게임의 재화로 B 게임의 재화를 직접 구입할 수 있다.

게임 데이터도 기존에는 게임사 단독으로 운영하고 저장하게 되어 혹시라도 게임이 서비스 종료가 되면 유저의 아이템이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 반면 블록체인 형식의 아이템은 게임이 서비스 종료가 돼도 아이템의 자체는 남아있을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는 '순수한 P2P 온라인 결제의 실현'을 위해 고안된 비트코인의 목적과도 부합한다. 또한 기존에는 거래 발생 시 물품과 대금이 올바르게 교환되는지 과정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제3의 신뢰자가 필요한데 블록체인 시스템은 서로가 서로의 장부 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 중간 거래 수수료를 없애고 절약하는 신뢰 비용을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나눠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제3의 신뢰자가 없어도 된다는 점은 게임 시스템에도 많은 이득을 안겨 준다. 확률표나 코드가 공개되어도 실제로 동작하는 시스템이 유저에게 보이지 않아 신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개선을 한다 해도 중앙화된 상태에선 서비스 제공자나 유저나 의미 없는 신뢰 비용을 소비해야 한다.

반면 보상을 블록체인을 통해 제공하면 코드 실행의 정당성과 결과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모두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더 이상 서비스 제공자와 유저는 신뢰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쉽고 간단하게 블록체인을 게임에 접목하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실전은 그렇지 않았다고 류기혁 개발자는 이상과 현실의 충돌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게임 아이템의 공유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게임은 각자 고유한 캐릭터, 성장 시스템, 목적을 가지고 운영한다. A 게임에서 사용하던 캐릭터를 B 게임에도 옮기려고 한다면 당연히 기존 A 게임에서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기보다는 B 게임에 맞춰 거의 새로 제작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블록체인을 접목한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소유권이 유저에게 귀속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론상으로는 A 게임에서 만든 캐릭터는 내 소유이니 B 게임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캐릭터의 소유권은 개인이 가지고 있다 한들 결국 데이터 형태로 어딘가에 저장해야 하며 이를 위한 비용도 원칙적으론 개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아이템의 변형이나 전송을 할 때마다 서명이 새로 필요하니 게임 도중 유저가 직접 서명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데이터의 투명성에 대해 설명했다. 아무리 모든 사용자가 NFT의 속성과 거래 내역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 해도 그 데이터를 유저가 해석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json 형태로 출력되는 정보가 글자로 쓰여 있다고 해도 거기서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 있는 지식이 없다면 공개하지 않은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또한 뭔가 변경 사항이 있을 때마다 그와 관련된 데이터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이를 게임 내에서 일일이 제대로 처리하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아이템의 정보만 블록체인화하고 게임 내에서 발현되는 능력치는 내부 서버를 구축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 블록체인의 장점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로 자유로운 유저 간 거래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게임 내 블록체인 아이템을 거래할 땐 외부 암호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 결국 환전소, 데이터 저장 비용 개념, 게임 아이템 거래까지 걸리는 일련의 과정을 유저가 숙지해야 블록체인 형태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건데 단순히 게임하러 온 유저에겐 너무 복잡한 내용이다.

네 번째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을 말했다. 어쨌든 게임을 구상하는 콘텐츠 자체의 저작권은 이를 만든 개발사의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로, 이런 권리조차 행사할 수 없다면 애초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킨 게임을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수익 또한 아이템 거래 수수료를 회사에서 어느 정도 챙겨가는 구조로 설계해야 게임을 만든 노력의 보상이 주어진다.

즉 완전히 이용자가 첫 삽을 뜨고 완성까지 시킨 블록체인 게임이 아닌 이상 기존 게임의 한계를 벗어나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점을 아직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솔루션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이에 대해 류기혁 개발자는 또 한 번 순서대로 설명하며 조금씩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아이템의 공유 문제는 블록체인 형태의 아이템에 대한 서명을 굳이 유저가 할 필요가 없다. 아이템 발행, 아이템 강화에서 중요한 건 해당 규칙이 공개되어 있는지, 공정하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여부이며 UX 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투명성 문제는 '적용한 확률이 정당하게, 제대로 동작하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주목해 블록체인 데이터 상에는 강화 시도를 했다는 내용만 남기고 성공, 실패에 대한 결과 데이터는 게임 내부에서 처리를 한 다음 기록 시간대를 대조해 검증할 수 있게 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류기혁 개발자는 모든 패러다임의 전환이 그러하듯 마법처럼 한 번에 혁신이 이루어지기는 힘들다며 지금 이 시점에도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줄이고자 많은 블록체인 종사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웹 2.0에서 3.0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기존 서비스들은 차세대 서비스로 넘어가기 위해 여러 번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신뢰라는 개념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강의를 마쳤다.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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