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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가며 '셔터냥' 개발한 '프로젝트 모름', "도전하고 극복하는 성취감 주고 싶었다"

작성일 : 2021.03.17

 

사진 찍는 고양이, 발판 없는 플랫포머라는 참신함으로 이슈가 된 셔터냥이 출시 이후 그 매력을 어필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셔터냥은 프로젝트 모름이 처음 출시한 게임으로 겉으로 보이기엔 귀여운 고양이와 아기자기한 그래픽, 잔잔한 음악, 스토리까지 가지고 있어 얼핏 보기엔 힐링 게임같이 보이지만 상당히 매콤한 맛을 내는 액션 게임이다. 이런 반전 매력 덕분에 더 큰 이슈를 끌고 있다.

게임조선에서는 정식 출시 이후 개발진을 만나 셔터냥의 개발 과정과 기획 의도, 개발 일화, 향 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좌측부터 유재영 PD, 유동윤 디렉터, 반승원 프로그래머 = 게임조선 촬영

Q. 프로젝트 모름 팀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유동윤 디렉터 : 프로젝트 모름 팀은 2018년 10월 네 명이서 모여 공부와 취미를 겸했던 모임으로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하고자 2019년 2월 법인 회사를 설립했으며 지난 3월 1일 ‘셔터냥’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Q. 긴 개발 기간을 거치고 셔터냥이 정식 출시했다. 소감을 듣고 싶다.

유동윤 디렉터 :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기분이 든다. 사실 이렇게 긴 개발 기간이 걸릴 지 몰랐다. 게임 개발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이 모여 몸으로 몸통 박치기를 하며 만들다 보니 시간이 오래 소요된 거 같다.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시원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친 만큼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섭섭하다.


귀여운 고양이가 주인공인 셔터냥 = 게임조선 촬영

Q. 셔터냥을 제작하면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유동윤 디렉터 : 메이드 위드 유니티 코리아 2019에 선정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마 이때 당선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셔터냥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상을 하니 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을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유재영 PD : 초반 기획은 처음으로 개발한 게임인 만큼 지금보다 비교적 단순하고 빠르게 만들어서 한 번 시중에 출시해보자는 생각이었다. 허나 각종 행사에서 수상까지 하게 되자 좀 더 욕심을 내보아 기존 기획을 갈아엎고 개발하다 보니 개발 기간도 늘어나게 되었다.


프로젝트 모름 셔터냥 유재영 PD = 게임조선 촬영

Q. 개발이 도중 갈아 엎어진 적도 있고 이것저것 더 넣고 싶었는데 덜어낸 것도 있는 것 같다. 개발 중에 꼭 넣고 싶었는데 아쉽게 공개하지 못한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

유동윤 디렉터 : 현재 셔터냥의 세 가지 엔딩은 기존 챕터에서 분기가 나뉘어 히든 보스가 등장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원래는 더 추가하고 싶었던 메인 스테이지 중 일부였으며 개발 기간이 추가로 필요한 것을 감안해 분기 형식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 점이 약간 아쉽다.


정규 스테이지가 아닌 히든 엔딩으로 구현 = 상점 페이지 갈무리

Q. 공개했던 개발 일지를 살펴보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유재영 PD : 작년 이맘때쯤 타이베이 게임 쇼에 출품했고 수상 후보까지 올라서 많은 기대하며 준비했던 적이 있다. 돈을 들여가며 중국어로 안내 책자까지 만들었지만 행사가 취소되어 많이 힘들었으며 이후 다른 오프라인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다 보니 홍보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Q. 소규모 인디 게임 개발사로서 제작 과정 중 어려운 점이 있었을 텐데 극적으로 해결한 부분이 있다면?

유동윤 디렉터 : 사운드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텀블벅에 셔터냥 크라우드 펀딩을 개설한 이후 어느 날 자신을 버클리 음대 출신이라 소개하면서 음향 지원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텀블벅에서 공개한 게임 정보를 보고 게임 콘셉트가 매우 좋아 작곡을 맡고 싶다고 했으며 마침 팀원 중 음악을 담당하기로 했던 분이 생업이 바빠져 참여하기 힘들었는데 이 분의 도움을 받아 빈자리를 채워 무사히 게임을 출시할 수 있었다.

중국어로 로컬라이징 된 부분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부분인데 팬 중 한 분이 상점 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시스템 언어를 모두 중국어 간체, 번체 번역을 무료로 해주셨다. 이자리를 빌어 한 번 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프로젝트 모름 셔터냥 유동윤 디렉터 = 게임조선 촬영

Q. 사진 찍는 고양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메인 콘셉트를 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유동윤 디렉터 : 최초 개발 당시엔 고양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고 ‘사진가’가 등장하는 사람 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 허나 게임 개발을 처음 해보는 팀이 다루기에는 너무 방대한 스토리가 예상되어 간소화를 했으며 간추리다 보니 ‘카메라’라는 사물만 주제로 남았다.

이때 게임 개발 엔진(유니티)을 공부하면서 교재에 고양이를 가지고 간단한 플랫포머 게임을 만드는 내용이 있었다. 이걸 응용해 만든 게임이 내부에서 반응이 좋았고 기획 중이던 게임과 합쳐져 카메라를 사용하는 고양이가 탄생하게 되었다.

유재영 PD : 그 당시 개발 중이던 게임은 사진가의 삶과 사람과의 관계, 역경과 고난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었다. 허나 첫 게임 치고 너무 힘든 내용을 담는다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내려놓게 되었고 유동윤 디렉터가 만들었던 고양이 게임을 다듬기로 했다.

정작 다 만들고 나서 보니 그 당시 무거워서 내려놨던 주제보다 더 방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거 같다. 긴 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개발 실력도 늘다 보니 기획할 때는 포기했던 멀티 엔딩이나 사람들이 결국 다 포함되었다.

Q. 유니티를 공부하던 중에 셔터냥의 개발 콘셉이 정해졌다 했는데 그렇다면 게임 개발과 관련된 지식이 없었던 상태였는가? 공부했던 기간은?

유동윤 디렉터 : 첫 1년간은 반승원 프로그래머와 매일 같이 공부했다. 둘의 원래 전공은 제어공학(메카트로닉스)이었다.

반승원 프로그래머 : 학과 과정 중 배웠던 C 언어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프로그래밍 지식은 있었지만 게임 개발과 관련한 프로그래밍은 거의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Q. 평소 좋아하는 게임이나 셔터냥을 제작할 때 영감을 받은 게임이 있다면?

유동윤 디렉터 : 게임을 만들고자 할 땐 브레이드나 림보 같은 플랫포머 게임에 감명받았으며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될 땐 할로우 나이트, 오리와 눈먼 숲 같은 인디 게임에 영감을 받았다. 특히 오리와 눈먼 숲은 마지막 챕터를 만들 때 영향을 받았다.

유재영 PD : 언급했던 게임들이 모두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셔터냥을 만들 때 ‘도전’에 중점을 두고 싶었다. 최근에 나온 간단하거나 단순한 조작 체계 게임이 아닌 어려움을 도전하고 극복하는 성취감이 담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무자비한 난이도로 이름을 날렸던 오리와 눈먼 숲 = 상점 페이지 갈무리

Q. 셔터냥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간략히 요약한다면?

유동윤 디렉터 : 셔터냥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요즘 많은 사람들의 반려가 되어 주는 강아지 고양이 등 동물들과의 우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재영 PD : 또한 아홉 개의 삶을 산다고 전해지는 고양이에서 모티브를 따와 죽음과 삶의 경계인 연옥에서 죽음에서 벗어나 주인에게 돌아가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다.

Q. 마지막 챕터의 경우 사물 밖에서 활동할 때 화면 밖에서 중저음의 울음소리를 내며 캐릭터를 압사시키는 기믹이 있다. 약간 공포심마저 느껴지는 이 고양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유동윤 디렉터 : 앞서 셔터냥의 스토리가 연옥을 떠돌다 죽음에서 벗어나는 고양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마지막 챕터인 만큼 연옥의 끝자락에서 이미 죽은 존재가 순리를 거슬러 이승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을 막는 신적 존재를 표현하고 싶었다. 역경을 뛰어넘어 다시 한번 소녀를 만나고자 하는 고양이를 그리고 싶었다.


순리를 거스르려 하자 개입 하는 신적 존재를 표현했다 = 상점 페이지 갈무리

Q. 디자인이 매우 정감 가고 귀엽다. 누가 담당했는지 궁금하다.

유재영 PD : 디자인은 유동윤 디렉터와 같이 기획하고 제작했다. 두 명 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서로 상의해가며 만들 수 있었다. 주로 캐릭터 디자인은 유동윤 디렉터가, 배경은 내가 담당해서 작업했다.

물론 서로 의견이 안 맞는 부분에 대해 조율하는 과정도 많았고 완벽하게 만족하진 않았지만 최종 결과물이 귀엽고 이쁘다는 의견을 보며 기쁘다.

Q. 무채색 액자에 추억의 색을 채워 넣는 연출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디자인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가?

유동윤 디렉터 : 기본적으로 투명도가 높은 수채화 풍의 배경 속에서 다채롭고 진한 사물을 배치해 플레이어가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게임 초입부에는 정말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배경에서 후반으로 진행할수록 조금씩 색이 다양해지는데 죽음을 연상케 하는 무채색에서 새로운 삶에 가까워지면서 색이 돌아오는 연출을 주고 싶었다.


무채색의 죽음에서 조금씩 생명의 빛으로 채워지는 것을 의도했다 = 게임조선 촬영

Q.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특징상 게임 난이도를 설정하기 어려웠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했는가?

유재영 PD : 최대한 여러 번,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게끔 해서 많은 플레이 데이터를 수집했다. 주변 게임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테스트를 맡기기도 했으며 반복해서 막히는 부분은 조금 쉽게 조절하는 과정을 거쳤다.

유동윤 디렉터 : 먼저 내가 생각한 구조 대로 최대한 어렵게 만들고 플레이해보면서 너무 어려운 부분을 조금씩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Q. 아기자기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무자비한 난이도에 충격을 겪는 게이머들이 많다. 난이도 설정이 있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은데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

유동윤 디렉터 : 기본적으로 너무 쉬워서 재미없을 정도로 난이도를 낮추고 싶지 않다. 다만 사람마다 어려움을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모두 다른 만큼 적정 선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 추가를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귀여운 힐링 게임같이 보이는데 말입니다 = 게임조선 촬영

Q. 셔터냥은 정해진 길이 아닌 나만의 파훼법을 찾아가는 매력이 있다. 게이머들이 플레이한 영상이나 내부 테스트를 거칠 때 개발진이 상상하지 못했던 돌파 방법이 있었을 법한데 있다면 그 사례가 궁금하다.

유동윤 디렉터 : 대표적으론 챕터 1 마지막 스테이지의 보스전이 기억에 남는다. 보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발판을 찍고 만들어 올라타는 식으로 파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나 보스 공격용으로 나오는 구름을 찍어 비에 맞을 때 생기는 무적 판정을 이용해 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움직이는 여러 개의 액자들 사이를 피해서 밑으로 지나가게끔 설계되어 있는 공간을 어떻게든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액자를 무시하고 통과하는 사례가 있었다.

유재영 PD : 이런 식으로 우리도 예측하지 못한 길을 만들어 돌파하는 사례를 보며 직선적인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자율성을 주고자 했던 우리의 의도가 제대로 실현된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아무리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곤 하지만 빗방울로 자신을 공격할 생각을 하다니 = 게임조선 촬영

Q. 향후 셔터냥에 추가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가?

유동윤 디렉터 : 예정되어 있는 DLC는 없다. 만약 업데이트한다면 난이도 조절 관련해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현재는 사운드트랙이나 다른 언어로 로컬라이징 출시를 생각해 보고 있다.

Q. 크라우드 펀딩 당시 PC 외에도 스위치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콘솔 기기에서도 셔터냥을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유재영 PD : 셔터냥은 개발 단계에서 추후 다른 플랫폼 이식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작했으며 현재 셔터냥은 상점 페이지에 공식적으로 지원한다고 표시하진 않았지만 패드를 연결해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세심한 조작이 힘든 패드 특징상 난이도가 급격하게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별도의 개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일단 PC 플랫폼으로 출시하고 나서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고 난 다음을 기약하고자 한다.

유동윤 디렉터 : 실제로 오프라인 행사에서 셔터냥을 공개했을 때 모바일로도 이식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었다. 허나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하는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기엔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상태 그대로 이식하기엔 무리가 있으며 기능이나 동작을 좀 더 단순화해서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반승원 프로그래머 : 아무래도 요즘 출시되는 게임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조작하는 것이 익숙하던 시대와 달리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 되어 단순한 터치 위주로 플레이하는 게임들이 많다. 마우스 커서 이동과 조작을 패드에서 한 손으로 하기에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넘어야할 산이다.


프로젝트 모름 셔터냥 반승원 프로그래머 = 게임조선 촬영

Q. 프로젝트 모름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른 작품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약간의 정보를 말해줄 수 있을까?

유동윤 디렉터 : 프로젝트 모름팀의 목표는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개발해보는 것이었다. 이번 셔터냥 같은 경우는 내가 기획했던 게임이며 현재는 유재영 PD가 새로운 게임을 기획하고 있다.

유재영 PD : 현재 기획 중인 게임은 던전 크롤과 유사한 게임이며 셔터냥을 개발하며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메트로배니아나 퍼즐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게이머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유동윤 디렉터 : 우리가 준비한 게임을 즐겨주시는 많은 게이머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모름’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계속해서 만들 예정이니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유재영 PD :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으며 다음에도 색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것이다. 많은 기대 바란다.

반승원 프로그래머 : 개발자 이전에 게이머로서 누구보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더 공부하고 정진하고 있다. 더욱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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