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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 프로게이머 혹은 디렉터가 쏘아 올린 런게임 '프렌즈런' 질주 시작

작성일 : 2016.05.19

 

영화 개봉을 앞두고 열린 시사회 현장. 영화감독이 주연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받는다. 감독의 말 한마디에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지고 기사화된다.

인기 배우에게만 관심이 쏠렸던 과거와 달리 영화감독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관객들도 누가 영화를 만들었는지 주목할 만큼 감독들의 티켓파워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게임 디렉터 입장에선 부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게임 디렉터는 게임에서 영화감독과 같은 존재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역할이나 비중 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김훈일 넥스트플로어 디렉터도 "게임 디렉터가 영화감독처럼 인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부러움을 표시했다.


▲김훈일 넥스트플로어 디렉터

◆ 디렉터 중심에서 게임을 만들다

김훈일 디렉터의 바람은 넥스트플로어의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넥스트플로어는 모바일게임 '드래곤플라이트' 하나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른 회사로 디렉터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성하고 있다. 한 편의 영화가 감독 주도하에 만들어지듯 게임도 디렉터 중심으로 제작되길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넥스트플로어는 디렉터에게 게임 개발 전권을 위임하고 있다. 디렉터가 직접 게임의 기획과 방향성 등을 결정짓는다.

또한 각 게임마다 개발에 참여한 디렉터를 식별할 수 있는 심벌(상징)이 존재하고  ‘지하연구소’라는 독립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해 소속 디렉터들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적극 키우고 있다.

능력 있는 디렉터 손에서 좋은 게임이 탄생한다는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사내 개발스튜디오인 지하연구소는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면서 능력 있는 디렉터를 발굴하기 위한 텃밭이기도 하다.

김훈일 디렉터도 펄펄 끓는 게임 개발 욕구를 해소하고자 지하연구소에 발을 들였다. 그곳에서 탄생한 게임이 바로 '프렌즈런 for Kakao(이하 프렌즈런)'이다.

◆ 이모티콘이 살아있다

프렌즈런은 카카오프렌즈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넥스트플로어와 이노에이지가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러닝게임이다.

네오, 어피치, 프로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으로도 유명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스테이지를 질주한다. 문자로 사용하던 이모티콘이 게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셈이다.

김훈일 디렉터는 "프렌즈런은 혼자 해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친구가 없으면 재미가 반감되는 기존 러닝게임과 다르게 프렌즈런은 '슈퍼 마리오'처럼 다양한 스테이지를 반복적으로 즐겨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신작 게임을 소개했다.

프렌즈런은 총 3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하는 '파티 시스템'과 플레이 도중 캐릭터를 교체할 수 있는 '태그 시스템' 등 다양한 전략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하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에서 활용할 캐릭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총 26종의 캐릭터는 각기 다른 스킬을 지니고 있으며 스테이지 특성에 따라 유리한 캐릭터와 펫을 선택하는 것이 고득점 달성에 유리하다.

이 게임은 지난 17일 안드로이드OS 및 iOS를 통해 정식 출시됐다. 카카오게임 사전 예약 역대 최고 기록인 111만 명을 기록하는 등 출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김 디렉터는 "카카오 프렌즈를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죠"라며 "유명 IP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게임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부담 자체도 좋은 자극제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분명 IP가 갖고 있는 힘은 크지만 게임의 인기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건 게임성"이라고 강조했다.

◆ 낮에는 디렉터, 밤에는 프로게이머

넥스트플로어는 본격적으로 스타 개발자 육성에 시동을 걸고 있다. 첫 타자가 김훈일 디렉터다.

김 디렉터는 프로게이머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인기 격투게임 '철권' 세계 대회에서 수차례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프로게이머 '200원'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는 한동안 격투게임계를 떠나 카카오에서 윈드런너, 쿠키런 등 다수의 런게임을 심사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 과정에서 게임 개발에 대한 도전 욕구를 불태웠고 '프렌즈런' 개발에 착수했다.

김 디렉터는 "원래 게임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하는 걸 넘어서 직접 게임 개발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내가 만들면 더 재미있는 런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근 김 디렉터는 프렌즈런 개발로 바쁜 와중에도 '스트리트파이터V 크래쉬'에 참가해 세계 최강자로 불리는 '인생은 잠입' 이선우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격투팬들을 열광케 했다.

그는 "게임을 해보지 않고 게임을 만들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게임하는 걸 멈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의 게임 경험은 '프렌즈런' 곳곳에 녹아있다. 플레이 도중 캐릭터를 교체하는 '태그 시스템'은 철권에서, 스테이지 말미에 다음 스테이지를 선택하는 방식은 던전앤드래곤에서 각각 영감을 얻었다.

김 디렉터는 개발자와 프로게이머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스타 개발자로서의 싹이 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힘들지만 좋아하는 일이니까 시간을 쪼개가면서 감수하고 있다"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수십년 전 만해도 영화를 하류문화로 여기며 천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 게임이 받고 있는 멸시나 차별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았다. 김훈일 디렉터가 앞으로 어떻게 게임 개발자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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