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에 접어든 남성이라면 학창 시절 플레이스테이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PC 통신 외에는 딱히 게임 소식을 접하기 시기에 제대로 된 게임 공략을 볼 수 있었던 방법은 게임 잡지였다. 하지만 그것 역시 제한적인 게임만 알 수 있었을 뿐.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본어의 압박을 이겨내야 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2가 출시되고 난 직후 한글화 된 타이틀이 생기고, 교육의 힘 덕분인지 영문 버전의 게임은 줄곧 즐겼다. 그렇게 한동안 일본어 게임을 멀리했는데, 정말 오랫만에 일본어 발매 타이틀을 즐기게 됐다.
타이틀은 닌텐도스위치의 몬스터헌터 더블크로스.
다행히 스토리가 크게 중요하지 않고, 이전작을 플레이 해본 경험이 있어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게임의 시스템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투는 그럭저럭 한다 해도 오토모 세팅, 아이템 업그레이드 재료는 유튜브, 관련 커뮤니티, 위키를 뒤지며 공부 아닌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플레이 하기를 약 10시간 서서히 시스템이 눈에 들어왔다. 플레이 타임 20시간을 넘길 무렵. 구글번역기를 꺼내들었다.
구글번역기 어플리케이션은 사진만 찍으면 이미지 내 문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해석해주기 때문에 큰 난관을 넘을 때마다 어김없이 스마트폰 촬영을 병행했다.
(한국에서는 실시간 번역기로 파파고를 많이 쓰는데 개인적으로 카메라 성능(초점 맞추기)을 활용한 구글 번역기의 번역율이 더욱 좋았다.)
▲ 친구와 밤새 즐긴 흔적. 아침 7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30시간이 지나고, 친구와 함께 몬스터 수렵을 같이 할 수 있게 됐다. 닌텐도스위치는 음성대화를 지원하지 않아 온라인 상에서 만나 즐기는 우리는 카카오톡 음성통화로 정보를 교류하며 본격적인 게임에 빠지게 됐다.
이제 40시간에 다다르니 게임의 80% 콘텐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콘텐츠가 열리면 한동안 헤매겠지만 요령을 터득하니 막연함 보다 더 큰 몬스터를 잡게 된다는 기대감이 앞섰다.
최근에는 자동 사냥, 빠른 전투, 친절한 가이드를 내세운 모바일게임이 즐비해 아무것도 모르는 게임의 초반 플레이 타임을 10시간 넘기는 것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특히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타 게임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고 일본어를 모르면 쉽게 지칠 수 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게임 시스템을 알아가고, 직접 공략을 찾아가며 익히는 재미를 새삼 깨우치게 된 기회가 됐다.
참고로 내년에 플레이스테이션4로 발매 예정인 몬스터헌터 월드가 한글화를 선보인다고 한다. 몬헌을 한글로 즐긴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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