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게임을 창업하고 8개월쯤 됐을 때에요. 낮에는 경영을, 밤에는 코딩을 하는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돼 매우 힘들 때였죠. 밤을 새우고 새벽에 샤워하는 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슬퍼서 울거나 하는 건 아니었고 생전 처음으로 영문도 모른 채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그러면서 샤워 물줄기를 계속 맞고 있었는데 카타르시스 같은 느낌이 들며 그동안 힘들었던 것에 대한 위안이 되면서 창업 생활을 해가며 뭔가 해내고 있다는 느낌이 한순간에 몰려왔어요”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은 과거와 바로 앞에 마주한 사람처럼 스타트업일 때 추억을 떠올렸다. 그날의 경험 덕에 그는 지금도 생각이 복잡할 때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샤워실을 찾는 습관이 있다.
5일, 케이큐브벤처스(대표 임지훈)와 이화여자대학교가 공동주최한 ‘케이큐브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김 의장은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 ‘스타트업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란 주제로 자신의 창업 이야기와 스타트업의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했다.
1시간이 넘는 강연에서 김 의장이 자주 반복한 단어는 ‘올인·습관 ‘ 두 단어였다.
올인(All in). 가지고 있던 돈을 한판에 전부 거는 일을 뜻하는 이 단어를 김 의장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 집중하는 자신의 두드러진 성향을 설명할 때 자주 거론됐다.
후배 사무실에서 처음 접한 PC통신을 보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멘붕(멘탈붕괴)’ 상태가 됐다가 ‘연결된 세상’이란 잠재력을 엿보고 앞으로 여기에 올인을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그 후 그는 3개월 동안 후배사무실에서 합숙을 하며 PC통신을 파고들었고 그러다 보니 대학원졸업 논문도 PC통신을 주제로 썼다.
PC통신은 그의 진로도 정했다. 그는 PC통신과 관련된 프로그래밍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삼성SDS에 입사를 했다. 하지만 금세 주변 동료에 비해 본인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을 깨닫고 전략을 짰다. ‘경쟁력이란 남보다 잘하는 것이기도 하나 남과 다른 것을 하는 것’이란 생각에 다 건너 뛰고 6개월 뒤에 무엇이 필요할까 집중했고 거기에 다시 올인했다.
그는 C++ 윈도우 프로그래밍을 준비했고 6개월 뒤 정말 모든 환경이 서버 클라이언트로 바뀌며 윈도우 프로그래밍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즉 경쟁력을 얻게 된 것.
PC통신에서 인터넷 시대를 넘어갈 때도 비슷했다.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할 수 있다면?’이란 생각에만 매달렸다. 결국, 한게임 창업으로 이어졌고 웹에서 클릭해서 클라이언트를 구동하는 방식을 세계최초로 도입한 게임포털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트래픽은 충분했지만 안정적인 경영이 필요해 네이버와 합병을 하게 됐고 이후 성공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2006년. 그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인생 한가운데서 길을 잃었고 NHN을 떠나 미국에서 2년간 조금은 느린 삶을 살기 시작했다. 1년은 책과 음악에 빠져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다른 1년은 가족과 함께 안식년을 보냈다.
그때 미국에서는 아이폰이 출시돼 새로운 시대가 개막됨을 몸으로 느꼈다.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안식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한 회사의 전 직원에게 아이폰앱 개발을 지시내렸다. 여기서부터가 그가 스마트폰 앱에 올인한 이야기다.
몇 달 후 11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국내는 아직 아이폰이 등장하지 않은 시기라 다 포기하고 웹서비스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를 맛봤다. 그리고 2009년 9월 아이폰이 국내 출시됐고 준비 중이던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본격적인 앱 개발에 들어섰다.
명확하진 않았지만 어렴풋이 스마트폰의 본질은 전화기라는 점과 커뮤니케이션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3개 팀으로 나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국 여기서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탄생했다. 다른 2개팀의 프로젝트를 다시 과감히 포기하고 카카오톡에 올인했다.
김 의장은 “그때가 직원이 20명이었는데 여유가 없었고 하나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전 직원이 카카오톡에 매달렸죠. 사실 그때 그렇게 결정내리지 않았으면 지금의 카카오톡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합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그때도 그의 답은 ‘올인’이었다.
습관이란 단어도 꽤 많이 등장했다. 김 의장은 요즘은 특수 경우를 제외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강연하는 데 그 이유가 바로 습관 때문이라고.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자기의 관점을 바꾸기 어렵고 지금도 어떤 생각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지조차 못하는 수백 가지 습관의 합이 지금 모습이라는 게 김 의장의 주장이다.
그는 습관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으로 구분했고 좋은 습관이 많으면 성공에 가까워지는데 좋은 습관을 만들어 가는 방법은 많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고 했다.
대신 자신의 좋은 핵심 습관에 관해 이야기했다. 핵심습관이란 어떤 습관을 바꿔 다른 습관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하며 그의 일화는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의장이 중학생 시절 지나가던 선배는 “너는 웃을 때와 웃지 않았을 때가 너무 다르다. 웃지 않을 땐 마치 싸우는 것 같은 표정이야”라고 말했다.
중학생 김범수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했고 어느날 어떤 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선배가 했던 말이 떠올라 웃는 표정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 했다. 그런데 상대방의 반응이 이전과 달랐다. 그 순간 김 의장은 많은 것을 느꼈다고.
이후 김범수 의장은 밝은 미소가 자연스럽게 습관화됐다. 그의 웃는 표정으로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고 그것이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 것.
김 의장은 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 지었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습관이 녹아 있어요. 감각적으로 한 시간 트레이닝하는 것과 평상시 지속적으로 반복된 사람과 누가 더 유리할까요? 박찬호 선수를 보세요. 그 친구는 계단만 보면 습관적으로 오리걸음을 했다죠. 결국 그런 습관이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를 만든게 아닐까요? 여러분도 성공을 원한다면 좋은 핵심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 소녀시대부터 우주의 평화까지 밸런스를 논한다. 게임조선 밸런스토론장
▶ [특별기획] 대표는 말한다, 게임 그리고 2012와 2013″
▶ [온라인순위] MMORPG 후속작 ″핫뜨거″…열혈강호2, 카발2, 리니지2 인기 ´펄펄´
▶ 이키나-팜플, 이유있는 동거…
▶ 코어온라인, 사전공개서비스 2월14일 확정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몬길:스타다이브


항정살먹긔
우주대굇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