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를 나온 자동차광이자 격투 게임의 유명 게이머였고 23년 게임개발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콘텐츠스쿨 게임전공 교수 등 독특한 이력을 갖춘 별바람스튜디오의 김광삼(사진) 대표는 본명보다는 별바람이란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졌다.
자신을 인디개발자라고 칭하는 김 대표는 1인 게임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주제로 1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게임-넥스트 올스타즈' 컨퍼런스에서 발표에 나섰다.
김광삼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게임개발에 관심을 두고 91년 처녀작인 '호랑이의분노'라는 게임을 개발했다. 이후 후속작인 호랑이의분노2(93년), 푸른매(95년), Hammer&Anvil(97년), 그녀의기사단(00년), Dynamo beast(01년), 그녀의기사단:강행돌파(02년), 그녀의기사단:카리에엘레이존(07년) 등을 개발했다.
그는 일명 '원맨 개발자'라 불리는 올 파트 담당 혹은 1인 게임개발자로 시작해 현재는 제자들과 함께 별바람스튜디오에서 게임을 개발 중이다.
◆ 기기 단종, 파트너 철수, 교통사고 '저주(?)'를 만나다
김 대표는 1인 게임개발자의 이야기에 앞서 지난 10년간 그와 함께한 '혈십자'라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혈십자'는 지난 1월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게임빌 퍼블리싱 게임으로 출시됐는데 김 대표의 처녀작인 호랑이의분노 3편에 해당하는 액션게임이다.
이 게임은 94년 첫 설계가 시작됐지만 실제 개발은 2002년부터 시작됐다.

▲ 김광삼 대표는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했다.
김광삼 대표는 격투게이머 출신인 만큼 제대로 된 격투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애초 개발은 콘솔(GP32)과 온라인, 아케이드 등의 멀티플랫폼으로 2004년 출시 예정이었으나 가히 '저주'라 부를만큼의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만났다.
출시 몇 달 전, 부품 단종으로 GP32는 단종됐고 아케이드 버전은 공동 개발 업체가 사업을 포기했다. PC온라인 버전 계약 시점에는 청강대에 교수로 임용됐다. 집에서 오로지 게임 개발에만 매달리던 김 대표에게 아내는 출근 직업을 갖길 권유했고 의대를 나왔지만 석·박사 학위가 없어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던 교수직에 덜컥 채용된 것.
혈십자의 출시 위기는 거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결국 이전 버전들을 모두 포기하고 게임폰 버전을 개발했으나 핵심 멤버였던 프로그래머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 불행까지 겹쳤다.
이후 개발은 중단됐으나 특유의 집요함으로 게임스토리와 설정에 대한 기획을 계속하며 마침내 GP32의 자손뻘 되는 국산 휴대게임기인 카누 버전을 발매한다. 하지만 카누 자체의 기기 보급률이 낮아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진 못했다.
김 대표는 수익보다는 고생해서 만든 게임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고 시장의 대세가 스마트폰으로 흐르는 점을 감안해 스마트폰 버전으로 재작업을 결정 내렸다.
그때가 2011년 10월로 김 대표는 그래픽엔진부터 프로그래밍까지 혼자서 진행하는 1인 개발자로 돌아가 2012년 11월에 iOS 버전을, 12월에 안드로이드 이통 3사를, 2013년 1월 구글플레이 버전을 출시했다. 그가 자신의 성격 가운데 두드러지는 점이라 소개했던 집요함의 결과물이었다.
◆ 1인 개발자 녹록치 않어 "빠르지만 탄력이 없다"
우여곡절 끝에 10년간 하나의 IP에만 집중했던 김 대표는 그 과정에서 얻은 1인 개발자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을 이었다.
1인 게임 개발자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꼽았다. 기획과 그래픽, 프로그래밍이 모두 한 명의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해결하느냐로 인해 시간 소요가 없어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것. 김 대표는 10명 정도의 팀이 개발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게임 개발이 빠르다고 자신했다.
이어 귀찮긴 하지만 스타일리시한 결과물을 얻는데도 최적화되어 있다고 했다. 룰렛 메뉴나 다른 누군가가 굳이 이렇게 만들어야 하냐라는 생각이 드는 요소를 본인만 감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개발과정에서 '탄력성'이 없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이라 했다. 자신이 개발의 주체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다른 변수에 영향을 받는 것이 곧 개발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학교 회의나 개인적인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개발은 한없이 늦어지게 되는 것.
또, 개발 이외의 대외 업무가 개발과 겹치게 되면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게 돼 결국 체력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를 일명 '셀프 무더밍'이라 표현했다. 결국 장점이 있긴 하지만 단점으로 인해 '스스로 제 무덤을 판다'라는 핀잔을 듣기도 일수라고.
김광삼 대표는 결국 1인 개발은 본인이 얼마만큼 감수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그 감수는 개발 진행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경우에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 단일 IP를 10년 동안 진행하면서 깨달은 약점도 공유
그는 10년간 진행된 '혈십자'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공유했다. 사실 장기 개발은 미련한 짓이고 두 번 다시 이런 식의 개발은 안 하고 싶지만 게임 개발의 모든 파트 작업을 좋아하고 집요한 자신의 성향상 장담은 할 수 없다고. 대신 게임 엔진이나 조작 패드, 게임의 리플레이를 동영상으로 변환해 유튜브에 업로드를 유도하는 시스템 등의 부산물을 얻게 돼 차기작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삼 대표와 별바람스튜디오는 Silver bullet(가제)와 그녀의 기사단 차기작을 준비 중 있고 게임엔진인 CK2 엔진은 조만간 코드를 정리해서 공개할 예정이다. 또 혈십자에 쓰인 엔진의 확장 엔진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독특한 이력과 집요함으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김광상 대표, 그는 자신을 스스로 게임깎는 노인이라 칭했다. 무뚝뚝하지만 장인 정신을 지녔든 방망이 깎던 노인에 대한 비유인데 10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과 숱한 좌절의 위기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추진해 결과물 이뤄낸 점에서 묘한 공통점이 보였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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