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팀플레이를 평정한 이창훈(2005년 활약 당시 모습 / 게임조선 DB)
한국e스포츠협회가 14일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의 역사를 정리하며 명예의 전당 20인을 발표했다. 누구 하나 e스포츠의 역사를 장식하지 않은 선수가 없었고 누구 하나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e스포츠가 한국의 대표 문화 콘텐츠가 되는데 공헌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 6명이 나 포함됐지만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이창훈의 선정 소식이 들리지 않았던 탓이다.
이창훈이 누구인가. 비록 개인전 성적은 12승에 불과하지만 프로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팀플레이 마스터로 팀플레이 최초 100전, 최초 50승, 최다 63승 등 팀플레이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다.
이창훈은 비록 SK텔레콤에서 시작했지만 삼성전자 이적 후 약체 삼성전자를 단숨에 강팀의 반열로 올려놨으며 팀 우승을 위해 지대한 공을 세웠다. 비록 삼성전자와 갈등으로 갑작스럽게 은퇴를 택했지만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번 명예의 전당은 팬투표로 결정됐다. 팬들이 있었기에 e스포츠가 존재할 수 있어 팬 투표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는 투표기에 은퇴 선수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명예의 전당이 이번 한번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에 현역 선수들에게는 다음의 기회를 기약하고 차라리 은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시각도 분명 존재했다. 이 경우 이창훈 뿐 아니라 최종 심사위원단 회의에서 선정된 박용욱 등도 보다 기분 좋게 헌액될 수 있었다.
NBA 2008년 명예의 전당에는 애드리안 댄틀리라는 선수가 은퇴 후 16년 만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7개 팀을 돌며 우승 반지 하나 없던 그였지만 그가 NBA 인기와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창훈은 비록 협회 공식 기록이 아니면 찾아보기도 힘든 프로리그 역사에서 사라진 팀플레이에서 활약했다. 팬들의 기억에서는 잊혔지만 그가 e스포츠 정착에 공을 세웠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명예의 전당이 이번만 선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음 선정시에는 이창훈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했던 명선수들도 브루드워가 아닌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길 기대한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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