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고치면 되지 않을까?' 바로 그런 생각들을 버려라. 기존에 있는 것을 수정 보완하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성공할 수 없다. 남들이 '그게 말이 돼?'라고 의문을 품는 일에 과감하게 도전해라."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가 밝힌 그의 경영철학이다.
6일 대구 노보텔에서 열린 '제50회 KOG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 김정주는 500여명의 청중들을 상대로, 그간 넥슨을 일궈 오면서 얻은 노하우와 함께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부정적 인식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자리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김 대표가 참석한다는 의미와 함께 지난 6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인수한 뒤 처음으로 진행되는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 알고 보니 '은둔형' 아닌 '현장형' CEO
강연이 시작되기 약 10분 전인 오후 3시 50분.
행사장 앞문으로 중년의 한 남성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왔다. 스프라이트 카라 티셔츠에 흰색 청바지, 컨버스화를 매치, 평소 자유분방한 옷차림을 즐겨 입는 듯한 느낌을 줬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마자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허례허식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가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부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
넥슨을 글로벌 게임사 반열에 올려 놓은 벤처신화의 주인공, 김정주 대표에 대한 첫인상이다.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업무를 이메일과 전화로 처리하고, 공개된 자리에는 더더욱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 대표는, 업계의 소문난 '은둔형 경영자'다.
그런데 그런 그가 강단에 서서 던진 첫 마디는 "오늘 이 자리에는 오며 가며 나를 봤던 사람들이 많이 와 있을 것 같다"였다.
'아니,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을 어떻게 오가면서 봤다는 것인가?'
이날 행사에는 계명문화대학, 대구게임스쿨을 비롯해 주최측인 대구 게임개발사 KOG 직원들 역시 상당수 참여했다.
김 대표는 이어 "KOG의 이종원 대표와는 10여년 넘게 친분을 쌓아온 막역한 사이로, 1년에도 수차례씩 KOG를 찾고 있다"며 "KOG를 올 때마다 한결같은 감동을 받았던 터라 오늘 이 자리도 아무 조건 없이 흔쾌히 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평소 KOG를 자주 방문, 이는 곧 업계에 퍼져 있는 인식처럼 외부와의 연결을 끊고 '은둔'을 즐기는 스타일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매일같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2000년 초반 회사 내 개인집무실을 없앤 이후 세계 곳곳에 있는 지사나 개발사들을 돌아다니고, 좋은 관계를 맺고 이어 나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나는 내가 은둔생활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내가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일을 소홀히 하고, 평판까지 나빴다면 현재의 넥슨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남들이 가지 않은 곳을 택하라

특히 김정주 대표는 이날 강연을 통해 '도전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운을 뗀 김 대표는 "거대한 공장들은 어떻게 조금 더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혁신이겠지만 게임은 아니"라며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늘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게 정말 될까'라는 생각이 들고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잘 될 줄 누가 알았는가"라며 "수 천만명의 이용자가 모이고 나니 이모티콘 판매, 카카오게임 등이 연이은 흥행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소 난감할 수 있는 넥슨의 일본 상장 배경에 대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늘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 상장은 그에 대한 큰 그림의 한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시장으로 볼 때 우리나라 규모와 일본, 미국, 유럽은 몇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시장"이라며 "훨씬 더 안정적이고 우리한테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시장에서 제대로 해보기 위해 일본에 상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사실 국내 시장은 굉장히 작고, 실제 넥슨 전체 매출의 약 80%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 들이고 있다"며 "넥슨코리아, 넥슨유럽, 넥슨USA가 있듯 각 국가에 맞는 게임을 만들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시장에서 10년 이상은 굴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사람이 미래다
넥슨의 주요 성장전략 중 하나인 인수·합병(M&A)에 대한 기준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당장엔 '숫자(매출)'가 좋거나, 좋아지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그러나 단순히 숫자만을 보고 인수를 결정하면, 성공하는 일은 없다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숫자가 아닌 '사람'이라는 것.
그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릴 순 있겠지만 비즈니스는 숫자가 아닌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사람을 보고 결정을 한다"며 "이 경우에는 매출이 조금 나쁘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넥슨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망언(?)을 전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당장의 수익은 나고 있지만 세계 게임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IP)를 보면 '눈물 나게' 부럽다는 것.
김 대표는 "넥슨이 약 100개 가량의 게임을 서비스했는데, 그 중 돈을 버는 게임은 7~8개 수준"이라며 "또 이들 게임 역시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사랑 받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중 몇 개 게임의 순위가 내려가게 되면 지금의 넥슨도 어떻게 될 지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인원 규모만으로 평가하긴 어렵지만 처음 두세 명으로 넥슨을 창업했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회사가 많이 커졌다"면서도 "그러나 닌텐도, 코나미 등 유명 게임사들은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IP를 다수 보유, 이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넥슨은 갈 길이 멀다"고 첨언했다.
한편, KOG와 넥슨은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게임 '엘소드'의 개발사와 퍼블리셔로 인연을 맺었다. 또 지난 5월에는 대구에 '엘소드' IP를 활용한 자연체험형 놀이공원 '엘소드 어드벤처'를 개장하는 등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 나가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 스포츠게임, 新 르네상스 도래?
▶ 명작 ´봇물´…스포츠게임, 넘버2 꼬리표 떼나?
▶ 피파3할 사람 '모여라'… 1차 CBT 참가자 모집 6일부터
▶ 피파온라인3, 플레이영상 최초 공개!
▶ 디아3, 짝퉁? 진화?…논란의 게임 '토치라이트2' 美 20일 발매
▶ [게임 뜯어보기]피파온라인3, 전작 피파온라인2와 차이점은?
▶ [게임 뜯어보기] 던스, 디아3보다 ´과한´ 친절과 배려…옥에 티
▶ 디아3 ´최고 악마´도 잡혔다!…세계 최초 ´레벨 100 달성´ 누구?
▶ "RPG로 정의하고 ″퓨전″이라 부른다…스틸파이터"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몬길:스타다이브 


사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