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가슴에 태극기는 없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제행사에 참가한 25개의 업체들은 누가 봐도 올림픽 선수단과 같은 ‘국가대표’였다.
하지만 이들에게선 금메달을 획득하고자 4년간 구슬땀을 흘렸던 올림픽 선수단의 노력과 열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적어도 일부는 그래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마련한 ‘차이나조이 2012’ B2B 한국공동관이 1억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3박4일의 행사기간동안 386개의 중국 현지 업체와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지난해 상담 216건과 4730만 달러의 실적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가시적 성장을 이룩한 셈이다. 참여업체수도 20개에서 25개로 확대됐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했다. 현지에서 직접보고 느낀 차이나조이 한국공동관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차이나조이 한국공동관은 지난 2004년 당시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관부)주최 하에 처음 발족됐다. 중소게임사들의 해외진출을 장려한다는 뜻 깊은 취지로 시작됐다.
한 마디로 국위를 선양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 참여업체들이 국내 게임산업의 대표성을 갖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대표’의 행색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올해 행사에 참가한 일부 업체의 경우 부스에 업체명만 덩그러니 걸어 놨다.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는 영상은커녕 포스터조차 준비하지 않았다.
올림픽 대표선수가 출전 종목에 필요한 필수장비를 자국에 놔둔 채 무작정 맨몸으로 대회에 참석한 꼴이었다. 차라리 출전하지 말고 기권하는 편이 나을 법도 했다.
더욱 기막힌 건 이들 업체들이 수많은 경쟁자를 누르고 해외 땅을 밟았다는 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에 따르면 참여 업체들 모두 사전 심사를 통해 선별됐다고 한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분명 탈락한 업체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경쟁사에 밀려 기회조차 얻지 못한 업체들의 탄식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가슴에 태극마트를 달아야만 국가대표가 아니다. 국가를 대신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이들이 국가대표이다. 이를 망각했을때 돌아오는건 차디찬 시선과 국제적 망신살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민재 기자 sto@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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