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3년 아무런 설명 없이 ‘피망’을 그려놓은 광고가 주요 신문 뒷면을 장식하며 시선을 끌었다. 신비주의 마케팅을 활용한 브랜드 광고로 그 주인공은 게임포털 ‘피망’이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시작은 남달랐다. 그리고 폭풍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 급락, 소송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 역시 낯설고 새롭다.
사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2월 전년도 실적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면 코스닥 상장 기업 서열에서 5위를 유지하는 등 그 무게감이 대단했다.
업계에서도 규모면에서 이미 엔씨소프트와 한게임을 제치고 넥슨의 뒷자리에 이름을 올리며 대한민국 대표 게임기업 반열에 올랐다.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7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불과 5개월 만에 2만원대로 떨어졌고 증권가에서는 기업 분석을 보이콧하는 유례를 찾기 힘든 기업으로 전락했다.
넥슨-엔씨소프트-NHN(한게임)-넷마블 등과 더불어 대한민국 게임계를 대표하는 ‘N사 5인방’ 꼽히는 기업 중 ‘가장 빠른 기간’ 성장과 몰락에 직면한 것이다.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2 등 그동안 성장과 도약의 밑거름이자 핵심 매출원의 이탈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리고 타 N사와 ‘출발점이 달랐다’는 점은 보다 근본 원인으로 여겨진다.
네오위즈게임즈의 모체는 인터넷 보급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세이클럽’이다.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개발부터 시작한 넥슨(NEXON)-엔씨소프트(NCSOFT)-한게임(NHN)-넷마블(NETMABLE)과는 그 출발점이 달랐다.
세상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게임’에 올인한 N사와 달리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을 위해 게임을 찾았다.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했던 것.
시발점의 차이는 사업 전개에서도 타 N사와 분명 나타났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주사 설립, 기업 분할, 벅스 뮤직,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투자사업),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엣세매니지먼트(부동산) 등 복작하고 낯선 사업을 전개했다.
자체 개발과 우수 개발업체 인수 등을 통해 ‘우수 원천 IP 확보’에 집중한 N사와는 달리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이어지며 역량을 분산시킨 것.
결국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사업에 있어 ‘원천 IP’ 확보 경쟁에 있어 ‘열과 성을 다한 N사를 당해내지 못했고 무게 비중은 ‘퍼블리셔’로 향했다. 그리고 게임 유통사업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계약 만료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됐다.
뿌리가 다른 출발점이 결국 핵심 사업군인 게임마저 위태롭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핵심인력을 ‘개발 자회사’에 전진배치하며 ‘우수한 원천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부디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상두 기자 noty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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