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신작 3인방을 앞세운 ‘쓰리톱’ 체제로 재편되면서 장수게임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한국 게임시장에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된 것.
◆ 루키, 거센 도전…3년 지나면 ‘옛 것’
게임시장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과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디아블로3(이하 디아3) 등 PC방 게임사용량부문에서 상위 3개 타이틀의 점유율 합은 47.51%를 기록했다.
여기에 4~5위를 차지한 피파온라인2(7.08%)와 서든어택(6.35%)이 더해지면 무려 60%이상을 차지한다. 소위 잘나가는 상위권 게임들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
특히 3위권을 제외하곤 모두 출시 3년 이상된 장수타이틀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그간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는 아이온과 서든어택이 각각 116주, 10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것 외에는 유동적인 상태를 유지해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대작들의 출시주기가 짧아졌다는 점과 장르의 다양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LOL을 시작으로 디아3, 블소 등 대작들의 출시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게임사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을 주기로 등장했던 대작들의 데뷔 날짜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것.
이러한 현상에 신작게임의 ‘반짝 효과’로 유저이탈과 회귀를 반복해오며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해왔던 구작게임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이탈한 이용자들이 신작에 머물거나 또 다른 신작으로 이동하는 현상만 반복되고 있는 것.

◆ 게이머 높아진 눈높이 ‘찬밥신세’
온라인게임 장르의 확장 또한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는 정통의 강호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비롯해 다중사용자온라인롤플레잉게임(MORPG),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FPS(1인칭 슈팅), 스포츠 등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PC방점유율 상위 5개 타이들만 살펴봐도 이러한 부분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블소와 LOL, 디아3, 피파온라인2, 서든어택 등 5위권에 안착한 게임들 중 동일한 장르가 하나도 없기 때문. 특정 인기장르의 게임들이 주를 이뤘던 과거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이용자의 유입이 거의 없는 구작게임들의 경우 신작이 출시하면 대대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유저이탈 최소화에 노력해왔다”며 “최근 대작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라 이러한 자구책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호, 점차 구작들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게임업계 또한 이러한 변화를 직감하고 최근 다양한 유저들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재 기자 sto@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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