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서버의 안정성은 과연 이룩될 수 있을 것인가?
장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가격: 미정
권장사양: (예상) 펜티엄 3 600, 128MB 메모리, 3D 가속 지원 그래픽카드
제작/유통: 블리자드/비벤디 유니버설
홈페이지: www.worldofwarcraft.com
WOW는 '워크래프트 3 : 레인 오브 케이어스'의 이야기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4년 후를 그린 게임이다. 아직 워크래프트 3이 출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 뒤의 이야기를 언급한다는 사실 자체가 애매하긴 하지만 WOW는 확실히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간단히 요약하자면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배경인 아제로스 대륙을 비롯, 여러 대륙과 나라가 등장하며 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 오크, 타우렌 종족들의 활약이 WOW를 수놓게 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어떤 게임인가? 일반적인 장르 구분에 따라 말하자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대규모 온라인 게임이다. 즉, 국내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 리니지, 바람의 나라처럼 개발사가 준비해 둔 메인 서버에 게이머들이 접속하면 개발사가 제작해 둔 가상 세계가 그 서버에 펼쳐져 있으며, 게이머들은 그 안에서 일반 사회와 같이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면서(물론 이것은 자유도의 일부이지만) '생활'하는 것이다. 여기에 WOW만의 특징을 말하자면 역시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온라인 게임으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그 안에서 게이머들은 친구를 사귀고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며 몇 시간 내지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 퀘스트들을 해결하게 된다.
WOW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3D 가속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그 외의 부가적인 CPU 속도나 메모리의 양에 있어서는 최대한 넓은 범위의 사양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작중이며 게임기가 아니라 우선적으로 PC 기반의 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 부품이 만들어내는 PC의 다양한 조합에서도 잘 실행되리라 본다.
◆ ECTS에서 벗겨진 베일
아직 정식 출시까지는 최소한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WOW이기에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도 '100% 확정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블리자드측이 2001년 ECTS 행사장에서 직접 밝히고 거의 굳혀진 것으로 알려진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 인간, 오크, 그리고 타우론 등 3개의 종족이 등장하며 원하는 종족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체적인 내용은 이들이 아제로스 대륙의 패권을 놓고 경쟁한다는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다. 그러나 게이머가 어떤 종족을 선택하든지 절대적인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힘을 합쳐 대륙의 통일을 이끌어낸다는 구성도 가능하다.
* 게임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쉽게 느껴지지 않도록 퀘스트들은 고수용 및 하수용 2가지로 구분된다. 고수용의 경우 며칠에서 몇 달이 걸려야 완료가 가능한 방대한 크기를 자랑하며 일반 게이머들은 간단한 것들부터 먼저 해결하면서 경험치와 능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 시점은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둘 사이에 특별한 차이가 존재한다기보다는 게이머의 기호에 따른 것으로 1인칭 시점만이 주는 '게임 안에 있는 느낌'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보다 실용적인 3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하면 된다.
* WOW의 규모는 기존 워크래프트 시리즈보다 훨씬 거대한 동시에 대부분의 요소들이 그 게임들에 등장한 것으로 전작들을 플레이해 본 게이머라면 쉽게 익숙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유닛들과 여러 도시들, 거기에 전해 내려오는 고대의 마법이나 전설 등은 이전 워크래프트 팬들에게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 최소한 수천 명의 동시접속자를 처리할 준비가 갖춰지지 않으면 게임을 출시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픽과 함께 WOW의 네트워킹 기술은 게임사상 가장 훌륭한 것으로 인정받으리라 자신한다.
* 캐릭터 만들기에 있어서는 종족 선택에서부터 콧수염 달기 혹은 코의 크기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이템의 종류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1,000종 이상이 준비될 예정이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후에도 퀘스트 추가와 함께 아이템도 늘어나므로 희귀한 아이템을 모으는 재미도 충분할 것이다.
◆ 레벨과 스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냐?
워크래프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인간과 오크 사이에 끼어드는 타우렌 종족, 이들은 강력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동시에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종족으로 개개인의 명예를 중시하는 정신이 돋보인다. 타우렌과 인간 그리고 오크들은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한 것들과 함께 아직 블리자드가 밝히지 않은 WOW만의 클래스들을 몸에 걸치고 등장한다. 이 캐릭터들은 레벨과 스킬이라는 2가지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데 둘 중에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는 블리자드로서도 고민거리다. 2가지를 모두 강조하는, 다시 말해서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클래스별로 다른 능력을 얻을 수도 있으며 퀘스트의 해결 또는 마스터를 만나서 추가 스킬을 배우는 것도 가능한 시스템이 지금 블리자드가 내놓은 해답이다. 물론 이 추가 스킬들도 캐릭터의 클래스에 기반한 것들만 익힐 수 있다.
◆ 공식적인 PK 인정
WOW를 구입해서 처음으로 게임을 실행한 게이머가 어떤 상황에 처할 것인지 한 번 상상해 보자. 주인을 닮아(?) 키가 크고 멋지게 생긴 오크는 먼저 시골처럼 느껴지는 작은 마을에서 눈을 뜬다. 보통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처럼 번화한 도시 한가운데서 깨어났더라면 이 오크는 아마 뭘 해야 할지 몰라서 허둥댔을지 모른다. 어쨌든 마을의 유유자적함을 마음에 들어하는 그는 자연스럽게 주변을 돌아다니고 작은 몬스터들을 잡으며 이웃 마을의 오크들을 사귀게 된다. 이미 그는 WOW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오크가 혹시라도 강력한 몬스터 또는 다른 사악한 캐릭터에게 목숨을 잃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WOW에서의 죽음은 경험치 등에서 다소 마이너스가 되긴 하지만 일단 죽은 캐릭터는 모든 장비를 그대로 지닌 채 아제로스 대륙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스폰 포인트에서 다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사악한 캐릭터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블리자드는 WOW에서 공식적인 PK를 지원할 예정이다. 물론 장소와 상황의 제약 없이 누구에게나 칼을 들이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PK를 원하지 않는 게이머들은 분명히 의사를 표시하고 전투를 거부할 수 있다.
◆ 3D로 된 디아블로 2의 느낌을 주는 전투 방식
WOW에서 전투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블리자드가 밝힌 바에 따르면 WOW의 전투는 3D로 된 디아블로 2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면서 간편한 스타일이 될 전망이다. 이는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간소화시킨 인터페이스 덕분으로, 마우스 커서를 적에게 가져가면 자동으로 칼 모양의 아이콘으로 바뀌며 단 1번의 클릭으로 전투가 시작된다. 기본적인 찌르기나 베기 외의 다양한 행위를 조합한 콤보가 가능할지의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어려움을 느끼거나 어떻게 할지 몰라 허둥대는 일은 없을 듯하다. 전투중에는 헬스(체력) 막대를 살펴보며 적의 위력을 파악하고 쓰러진 적의 몸 위로 커서를 가져가면 자동으로 아이템을 집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볼 때 WOW의 전투 역시 디아블로 2 못지 않게 높은 중독성을 자랑할 듯하다.
◆ 디아블로 2와 유사한 렐름 개념
WOW는 서버에 따라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거기에 따른 캐릭터를 별도로 가질 필요 없이 모든 서버가 하나의 거대한 세계로 연결되는 게임이다. 이와 함께 디아블로 2와 유사한 렐름 개념이 도입된다. 아제로스를 비롯한 여러 대륙(서버)이 존재하는데 게이머는 언제든지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며 실제로 먼 곳으로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지역으로 가더라도 게임의 맥을 끊는 로딩은 거의 없고 렐름마다 수천 명의 게이머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은 '게임의 지속성'을 중요시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상당한 장점으로 부각된다.
블리자드는 WOW의 개발에 있어서 게이머들의 존재를 가장 중시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온라인 게임이니 만큼 당연한 부분일 수 있지만 블리자드는 WOW에서 고수 게이머와 게임에 금방 뛰어든, 혹은 온라인 게임에 익숙치 못한 초보 게이머들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따라서 높은 레벨과 전투력만이 전부가 아니라 게이머들간의 협력과 전투의 액션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블리자드의 가장 큰 목표이다.
◆ 온라인 게임의 중독성? 이제 무섭지 않다
WOW가 다른 온라인 게임과 차별되는 점들을 계속 살펴보자. 보통 온라인 게임에서 지적되는 가장 큰 단점이자 문제점은 비록 게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일지라도 그 대상이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인해 야기되는 엄청난 중독성이다. 아무리 '나는 달라'라고 말해도 소용없다. 그래서 '역시 사람이 가장 무서운 괴물'이라는 말이 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이러한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한번 시작하면 오랜 시간을 투자하게 마련이며 심하게는 게이머의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블리자드가 이런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일까? WOW를 플레이하면서 게이머는 자기 자신만의 진행 페이스를 갖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다고 블리자드는 말한다. 퀘스트 하나를 받았다고 해서 그것을 완수할 때까지 줄곧 매달려 있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블리자드는 게이머들이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원할 때 WOW의 세계를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게임 곳곳에 숨겨둘 예정이다. 그 장치들은 한 퀘스트 안에서 여러 변화를 가져오는 스토리적 요소나 이벤트 및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보상 시스템 등이다.
◆ 2003년을 기다리며
게이머들이 WOW의 세계로 언제 뛰어들 수 있을지는 심지어 블리자드의 개발진들조차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온라인 게임이라는 형식 자체가 쉽게 뚝딱 빚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 많은 게이머들이 접속해서 서버의 안정성을 테스트한 후에라야 진짜 재미나는 게임을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WOW의 출시예정 시기는 2003년 초 정도이지만 '블리자드'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와 게이머들이 그 이름에 거는 기대를 고려해 블리자드는 예초 계획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해도 완성도 성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과연 이들이 워크래프트 3과 함께 WOW를 통해 다시 한번 전세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장악할 수 있을지는 시간만이 말할 수 있으리라 본다.
[서재필 게임전문가(jaromil@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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