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간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신화를 함께 이룩한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와 퍼블리셔 네오위즈게임즈가 재계약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네오위즈의 모습은 상대를 최대한 흠집을 내 상처투성이 상황으로 몰고 감으로써 앞으로 있을 중국 재계약 시점에 최대한 유리한 입장을 내놓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업계에선 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 간 ‘크로스파이어’의 재계약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네오위즈는 이번 재계약 불발시 ‘크로스파이어’의 데이터베이스(DB)와 상표권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 역시 네오위즈에서 이 같은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함에 따른 맞불대응을 펼치고 있다.
◆ ‘동변상련’에서 ‘윈윈’을 꿈꾸다
두 회사의 만남은 시작부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006년 여름, 네오위즈게임즈와 스마일게이트는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2002년 6월 설립된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헤드샷 온라인’을 개발, 야후코리아와 손잡고 게임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서비스를 시작한지 만 일년도 지나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야후의 갑작스런 게임 사업 철수로 커다란 리스크를 떠안게 된 것.
당시 야후는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던 개발사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란 독립 법인을 설립해 게임사업 전체를 넘겨버렸다.
결국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서비스로 방향을 잡은 뒤, 위약금을 지불하고서야 계약을 해지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같은 시기 가시밭길을 걸었다. ‘스페셜포스’의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
당시 ‘스페셜포스’는 일년 넘게 국내 PC방 순위 1위를 고수했으며, 적자 상태였던 네오위즈게임즈를 흑자로 전화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네오위즈게임즈는 ‘스페셜포스’의 빈자리를 대신할 타이틀을 물색했고, 지난 2006년 7월 20일 스마일게이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FPS(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전세계 판권을 확보했다.
당시 두 회사의 협력은 실보다는 득이 많은 전략적 ‘윈-윈(win-win)’체제로 평가됐다.
◆ 예상외의 성과…그리고 남겨진 것들
‘크로스파이어’는 지난 2007년 7월 세간의 큰 관심을 받으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요인들로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가 돌아왔다.
외적으로는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의 시장 선점효과에 밀려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내부에서는 ‘스페셜포스’의 재계약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설자리가 좁아진 것.
결국 ‘크로스파이어’는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황해를 건너 중국의 게임포털 텐센트와 첫 만남을 가진다. 당시 네오위즈게임즈는 텐센트로부터 현지시장 성과에 따른 로열티를 받은 뒤 이를 스마일게이트와 나누는 삼자계약 방식으로 ‘크로스파이어’의 판권을 넘겼다.
중국에 진출한 이후 ‘크로스파이어’는 ‘국민게임’이란 수식어를 달 정도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현지 게임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소위말해 대박이 난 것이다.
진출 5년만인 지난해 1월 동시접속자 수 230만명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올해 2월 350만명을 돌파하면서 자체적으로 세웠던 중국 온라인게임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비록 13억 내수시장의 중국이지만 단일국가에서 이 같은 기록이 나왔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중국 현지 배급사인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란 단일 타이틀 하나로만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총괄 퍼블리셔를 맡은 네오위즈게임즈와 개발사 스마일게이트 역시 글로벌 게임사로의 입지를 굳혔다. 과거 악재를 겪었던 양사에게 있어서는 완벽한 패자부활전이었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 두 회사의 관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스마일게이트의 지주사인 SG홀딩스가 SG인터넷을 설립하고 배급 사업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4월 ‘크로스파이어’의 북미지역 서비스를 담당하는 배급사 지포박스(G4BOX)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메이저 게임사로의 도약을 꿈꾸는 스마일게이트가 네오위즈게임즈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로스파이어’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연간 1조원을 벌어들였지만 정작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에게는 1696억원이 돌아갔다. 텐센트와 네오위즈게임즈 등 배급사와 수익을 배분했기 때문.
따라서 스마일게이트가 내년으로 예정된 재계약에서 네오위즈게임즈와 또 다시 계약을 체결, 불필요한 수익 배분 구조를 만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네오위즈게임즈에 있어 ‘크로스파이어’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이자 존립기반을 위협할 정도로 무게감이 남다르다.
실제 네오위즈게임즈는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단숨에 업계 서열 2위로 급부상했다. 또한 2008년 7%에 불과한 해외 매출 비중을 4년 만에 54%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게임사로의 입지를 다졌다.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크로스파이어’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 현실이 되어버린 우려…불투명한 타협점
양사의 결별설은 ‘크로스파이어’의 국내 퍼블리싱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12일 게임포탈 피망 홈페이지를 통해 ‘크로스파이어’의 국내 서비스를 내달 11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체적으로 ‘크로스파이어’의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사인 SG인터넷을 통한 자체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

이러한 스마일게이트의 계획에 네오위즈게임즈가 제동을 걸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란 타이틀 명을 사용하지 못할뿐더러 계약상 국내 서비스도 6개월 뒤에나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내년 7월 만료되는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염두에 둔 듯 “세계 상표권과 게임 데이터베이스(DB)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의 강수에 스마일게이트도 즉각 응수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네오위즈게임즈가 브랜드 사용권에 대한 반환을 거부할 경우 신규 브랜드 사용까지 고려중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관계자는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 등 앞서 발생했던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재계약 분쟁은 이번에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자국 사업 보호가 최우선인 중국정부의 개입여부가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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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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