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각 팀의 유니폼 입히면 교전 상황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스페셜포스2 프로리그의 두 번째 정규시즌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시즌1 결승전에서 경기가 여섯 번이나 중단되는 대형사고가 터졌고, 비시즌 동안 2개 팀이 해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다시 열리는 리그다. 때문에 리그를 개최하는 한국e스포츠협회나 참가하는 각 팀들은 이번 시즌을 위해 좀 더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모양새다.
각 팀들은 선수들을 재정비했고, 협회는 전남과학대 팀을 새롭게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경기방식과 룰도 일부 수정을 거쳤다. 바뀐 방식에 대한 팬과 시청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범리그도 개최했다. 흥행과 운영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스포2 프로리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도 지난 시즌 결승에서 일으켰던 사고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 이전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심기일전만으로 흥행을 기대해선 안 된다. 게임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의 편리한 관전을 위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스포2 프로리그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이다. 스포2 프로게이머 중에는 외모나 쇼맨십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종목의 선수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바닥에 머물러 있다.

▲ 세리머니 만큼은 그 어떤 리그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긴박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면서도 선수들의 이름이나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게임 내 캐릭터와 실제 선수들이 이어지지 않는데서 출발한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1대1 게임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부의 진행과정을 알기 쉽지만 5대5로 치러지는 스포2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교전 과정 화면을 3인칭 시점으로 잡을 경우 모든 캐릭터가 군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은 피아식별이 어려워 경기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
만약 3인칭 시점에서 표현되는 캐릭터가 각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흰색 유니폼의 KT롤스터와 주황색 유니폼의 SK텔레콤T1이 전투 중이라면 스포2 프로리그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라 하더라도 누가 이기고 지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줄 수 있고, 게임 내에서 프로게임단 홍보까지 가능하다는 기능적인 측면도 있다.

▲ 시청자에겐 피아식별이 어려운 캐릭터
FPS 게임 중계 화면에서 캐릭터의 스킨을 각 팀의 유니폼으로 대체한 것은 이미 5년 전에 시도됐다. 2007년과 2008년에 열린 국제 e스포츠 대회 '챔피언십게이밍시리즈(CGS)'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 종목에서 게임 내 캐릭터에 각 팀의 유니폼을 입힌 것이다. 이는 시청자 입장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FPS 게임 내용을 한결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스킨을 제작하는 것은 개발적인 측면에서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도입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양 팀의 유니폼 색이 비슷한 경우라면 축구처럼 홈, 원정 개념을 도입해 다른 버전의 유니폼을 입히면 그만이다.
또 다른 하나는 등번호의 도입이다. 중계화면에 잡히는 캐릭터의 모습은 대부분 등을 보일 때가 많다. 유니폼 위에 선수마다 고유의 등번호가 표기돼 있다면 특정 선수가 멋진 장면을 연출해냈을 때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그 선수의 활약상을 각인시킬 수 있다. 이름보다는 번호가 외우기 쉽기 때문이다. 또 스포2 프로리그에서는 맵별로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 때 각 팀의 선수변화를 쉽게 알 수도 있다.

▲ 선수들의 유니폼을 캐릭터에 입히면 관전이 좀 더 편해질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선수의 이름보다 아이디가 먼저 알려진다. 그러나 스포2 선수들은 오로지 이름만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이디 대신 화면으로 보이는 등번호를 사용한다면 시청자는 경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리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때 자연스레 등번호와 선수들을 연관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의 이름보다 등번호가 먼저 알려지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의 리그 흥행 수준을 고려해본다면 시청자가 경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다.
[이시우 기자 siwoo@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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