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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매듭을 풀어줄 수 있는 비젼, WCGC에 바란다/ 박상우 게임평론가

 

게임 산업 관계자들은 저마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게임 산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새로운 경향과 기술은 게이머들의 취향에 대해 예측을 한다. 그러나 아직 규모나 연륜에 있어 외국의 대형 게임 제작사들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예측은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손에 쥐고 있는 다양한 경험들이 하나의 사건을 보여주지 못한 채 아쉽게 흩어져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을 누가 해결할 수 있을까?

국제적 컨퍼런스의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게임 산업에서 그나마 몇 차례 열린 컨퍼런스들이 그다지 좋은 평을 얻지 못했던 건, 주최측이나 참가자 모두가 컨퍼런스에 대한 접근이 적절치 못했기 때문이다. 2, 3일의 짧은 기간 벌어지는 컨퍼런스에서 전문적이고 세밀한 기술적 자문이나 혹은 경영 시스템에 대해서 배울 수는 없다. 그런데도 최신 기술을 익히지 못한 것을, 뭔가 비밀스러운 걸 알아내지 못한 것을 서로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컨퍼런스는 아쉬움을 풀어주는 일, 추리 소설로 말하자면 단서들을 꿰어 엮어내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기술보다는 커다란 아웃라인, 혹은 자신이 가지는 비젼을 제시하는 자리다. 듣는 사람들은 이를 통해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이 어떻게 묶어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때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았던 경험들이 갑자기 중요한 전망의 단서가 되기도 할 것이다.

게임 컨퍼런스, 특히 세계적인 규모의 컨퍼런스가 필요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매듭을 풀고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 이것이 컨퍼런스에서 얻어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결과다.

◆컨퍼런스는 단서를 엮어내는 작업

물론 컨퍼런스를 열기만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주최측은 발표자들에게 구체적인 발표의 주제를 제시함으로써, 쉽게 자료로 알 수 있는 것 이상을 뽑아낼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발표자의 선정과 그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도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참가자들 역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 이런 고민들이 보다 일상적인 과정에서 이야기되고 토론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나아갈 때 컨퍼런스가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2월초에 열리는 월드사이버게임즈 컨퍼런스(WCGC)는 형식적인 컨퍼런스를 넘어 게임 제작자들과 게임 산업 종사자들에게 비젼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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