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액션 롤플레잉게임 ‘디아블로3’가 출시 2주 만에 안팎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정부의 규제는 물론 이용자들의 불만을 동시에 받는 이중고에 빠진 것.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최근 ‘디아블로3’의 접속 장애와 관련된 이용자 환불문제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한국지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블리자드 측이 판매 약관에 환불 조건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거나, 일방적으로 자사에 유리한 규정을 두는 등 불공정 행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늦어도 8월까지 시정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용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크게 해킹과 아이템 복사 논란으로 나뉜다.

◆ “해킹은 이용자 탓”... 블리자드 책임회피?
최근 ‘디아블로3’ 이용자들 사이에 계정을 해킹 당해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도난당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블리자드의 보안솔루션인 일회용 암호(OTP)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마저 해킹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아블로3’의 서버가 통째로 해킹 당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블리자드 측은 형식적인 답변만 늘어놓으며 해킹에 따른 피해예방을 이용자들에게 떠 넘겼다.
블리자드는 최근 불거진 ‘디아블로3’ 해킹 문제의 원인은 서버가 아닌 타인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도용한 일반적인 계정도용 방식이라며 이용자의 컴퓨터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이 말은 곧 그간 ‘디아블로3’에서 발생한 해킹문제는 회사 측의 문제가 아닌 보안에 소홀했던 피해자들의 책임이라는 논리로 해석된다. 세계적인 게임사 블리자드의 이 같은 무책임한 답변에 업계와 대다수 이용자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더 눈길을 끈 대목은 최근 한 국내 중견게임사가 이용자들의 계정을 보호하고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해 금융권에서 인정한 최고의 보안 솔루션을 도입한 사례와 비교되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 복사아이템이 등장했다?!
매 시리즈마다 악몽처럼 따라다녔던 ‘아이템 복사(이하 복사템)’루머까지 수면위로 떠올랐다. 롤플레잉에 기반을 둔 여타 온라인게임들 역시 아이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하지만 ‘디아블로3’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실제 전작 ‘디아블로2’는 아이템 복사법이 등장하면서 급격한 이용자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블리자드는 게임의 존폐여부를 결정짓는 복사템 등장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디아블로3’에 복사템이 등장했다는 글이 게재돼 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는 복사템이 아닌 전작과 다른 ‘디아블로3’의 독특한 시스템에 의해 불거진 루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게시 글을 올린 이용자는 복수의 디아블로3 경매장 스크린 샷을 공개하며 ‘아이템이 복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스크린 샷을 살펴보면, 한 명의 판매자가 동일한 이름과 성능을 가진 아이템 다수를 경매 매물로 등록했다.
그러나 이는 게임 내 상점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의 복수 구매가 가능한 ‘디아블로3’의 독특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단순 오해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작의 경우 상점 아이템을 구매하면 다른 성능을 가진 아이템으로 변하거나 수량이 한정돼있었기 때문.

하지만 블리자드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매장을 이용해 복사가 가능하다’는 신종 루머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루머가 사실로 밝혀지면 ‘디아블로3’는 회복 불가한 상처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년 넘게 유지해온 시리즈의 명성에도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번 해킹과 복사 등의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 것만 봐도 디아블로 시리즈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지금껏 방관 혹은 늑장대처로 이용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왔던 블리자드의 운영정책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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