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동양, 미래에셋금융 등 국내 굴지의 그룹이 2000년부터 공격적으로 펼쳐온 게임 사업이 당초의 목표를 크게 이탈하고 있는 모습이다.
게임시장의 사용인구 증가와 온라인게임 신규 콘텐츠의 성공을 통해 새로운 산업군 형성이란 당초의 목표는 퇴색하고 게임 계열사의 부실화와 부도 등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SK그룹의 경우 2006년 게임 산업에 진출해 신규 콘텐츠 개발, 게임 포털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지만 정확히 5년 뒤, 수백억 원의 누적적자만 떠안고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자회사를 단돈 100만원에 매각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현재 모그룹의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으며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업체들 역시 상황은 어렵긴 마찬가지. 이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불릴 만큼 수렁에 빠지고 있는 대기업 게임사업 부문의 현재 모습과 이들의 터닝 포인트 전략을 살펴봤다.
◆ 7년간 지켜온 중견업체 동양온라인 그러나...
동양그룹은 지난 2005년 자회사 동양온라인이 서비스하는 보드게임 사이트 ‘피그윙(Pigwing)’을 통해 뒤늦게 게임 시장에 합류했다. 이후 2009년 웹게임 포털 게임하마를 오픈하고 현재 약 1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소위 잘나가는 중견게임사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동양온라인의 시장인지도는 여전히 채울 수 없는 공백으로 가득하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동양온라인은 7년 간 게임을 출시하면서 대중의 눈을 사로잡았던 흥행타이틀이 단 한 작품도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사실 동양그룹의 게임 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져 있었다. 게임업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초기부터 퍼블리싱 위주의 사업모델을 고수하면서 모험보다 안전을 택했다. 퍼블리싱 역시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보드와 웹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동양그룹은 올해부터 게임 사업에 변화를 모색하려는 분위기다.
2010년 4월 설립된 동양온라인의 자회사 동양게임즈는 최근 자체개발한 대전액션게임의 출시를 예고했다. 게임 사업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첫 자체개발 대작이란 점에서 눈길을 모으고 있는 것.
다만 신작게임 출시를 위한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모회사인 동양온라인으로부터 총 22억55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단기 차입, 내년 3월22일까지 전액상환해야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또 동양온라인은 지난 2월 기존 동양그룹 임원을 자리에 앉혔던 인사 방식이 아닌 외부 게입 업계 경영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변화도 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선임된 게임업계 출신 이사가 동양에서 첫 출시하는 게임을 얼마나 흥행작으로 이끌어 갈지 최대 관심사다. 그러나 그 이사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흥행타이틀을 갖고 있지 않아 이에 따른 큰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 미래에셋, 와이디온라인 재매각 가능할까?
미래에셋은 지난 2009년 시니안 유한회사를 설립한 뒤 자금난에 빠져있던 예당엔터테인먼트로부터 와이디온라인(구 예당온라인)을 인수했다.
와이디온라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미래에셋 측은 이 회사의 가치를 향상시켜 더 높은 가격에 되팔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다. 재매각 시기는 최장 5년 후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은 당시 종가인 6780원에 40.1%의 프리미엄을 얹어 1주당 9500원씩, 총 542억580만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인수에 사용했다.
와이디온라인의 주가는 인수 이후 한 때 1만1000원을 넘기도 했지만 약 3년이 지난 현재 1주당 1/4토막 난 2400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 이 같은 주가의 가파른 하락세에는 와이디온라인의 매출 손실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와이디온라인의 매출은 2008년 775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래에셋에 인수된 이후 와이디온라인의 매출은 곤두박질치기 시작, 2009년 예년보다 200억원 하락한 586억원을 기록하더니 이듬해엔 504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에는 대표가 경영부진과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자진 사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와이디온라인 역시 올해를 분수령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상태다. 게임업계 베테랑 인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모바일 플랫폼 확장, 다양한 장르의 퍼블리싱 등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미래에셋 측에서 올해 와이디온라인에 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면서 기업가치 극대화를 통한 투자금 회수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 CJ E&M 넷마블…제2의 전성기 가능할까?
CJ그룹의 게임사업 부문은 현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이란 사명을 얻기 전까지 무려 네 차례나 이름표를 교체했다. 넷마블은 1982년부터 2003년까지 동보강업과 로커스홀딩스, 플레너스 등의 이름을 거쳤다.
이후 CJ그룹에 계열사로 편입된 2004년부터 CJ인터넷이라는 사명을 사용하다가 지난해 3월 그룹의 6개 미디어 계열사가 통합된 CJ E&M이 출범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통합이 진행되면서 그간 독자노선을 달렸던 게임 부문이 타 미디어 사업과 함께 저울대에 오르는 수모를 당하면서 상대적으로 움츠러든 모양새다.
지난해 CJ E&M은 1조14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은 방송부문 6760억원, 게임부문 2576억원, 영화부문 1914억원, 음악·공연부문 1542억원으로 나타났다.
CJ의 미디어 사업부문 중 매출 순위만 놓고보면 2위에 랭크된 게임부문의 성적은 결코 초라하지 않다. 그러나 다른 사업 분야와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해석이 조금 다를 수 있다. CJ E&M은 작년 대비 사업이익률이 마이너스 3%를 기록하면서 전체 미디어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치욕을 맛봤다.
그러나 CJ E&M 역시 한 때 '효자'라고 불렸던 게임 사업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 공격적인 사업전개를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자체 제작 라인업을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4개로 늘리는 등 내실강화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CJ E&M 한 고위층 관계자는 "현재 리프트 등 신규 게임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또, 이미 스마트폰 게임 수요층의 확대에 따른 회의도 갖고 빠르면 올 하반기 까지 10여 개의 경쟁력있는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임직원 모두는 현재 성공적인 게임 사업 추진에 대한 결의를 다진 상태"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획취재팀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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