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게임고등학교는 촉촉한 봄비가 내린 뒤 나뭇잎에 맺힌 꽃망울이 금새라도 꽃을 피울 듯 따뜻한 봄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게임 전문지 게임조선은 6일 오전 국내 최초이며 유일한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인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이하 게임고) 학생을 만나기 위해 이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이 곳의 학생들은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에 모였고, 게임으로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게임조선 취재진은 이 같이 게임 문화 정착에 꿈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꿈이 있어 행복하고 열정적인 이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만나 보시죠.
▶ 06:30, 이른 아침, 정신을 깨우는 검도 훈련
아침 6시 30분, 게임조선은 대둔산 자락이 아이들을 지켜주듯 학교를 감싸고 있는 한국게임고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이 근처에 위치한 대둔산 국립공원 사이로 등산객의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취재진 역시 산과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느낍니다.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기분은 무척 설렜습니다.
잠시 후 학교에 도착했을 땐 생각지도 못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운동장에 수십명의 학생들이 모여 목검을 한 자루씩 들고 서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이른 아침부터 왜 검도 훈련을 받고 있는지 묻자, 아이들의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습관을 위해서 늘 진행하는 아침 운동이라고 담당 선생님은 알려줍니다. 때론 검도 대신 자전거 타기로 아침을 열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사범의 호령에 맞춰 검도 수행에 한창입니다. 몸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따로 모여 있었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비몽사몽입니다. 아직은 시린 아침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면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보니 대견하면서도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의 아침운동은 30분만에 끝났습니다. 운동을 마치자 아이들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일제히 기숙사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곧 아침식사 시간이라 교복을 입고 다시 나오려나 봅니다.
▶ 7:00, 든든한 아침식사
아이들의 검도를 지켜본 뒤, 아침을 먹기 전 이 학교의 노정한 교사를 따라 교무실로 향했습니다. 노 교사는 이 게임고에서 학생들의 창업을 돕는 사업인 비즈쿨 과목을 맡고 있습니다.
노 교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많은 게임고 학생과 졸업생들은 그들의 팀을 꾸려 게임사로서 창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만든 회사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주는 노정한 교사의 표정은 참 행복해보였습니다.

▲ 노정한 비즈쿨부장
7시 30분. 손수 학교 정원 돌보기를 마친 게임고의 정광호 교장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학교식당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메뉴는 북어국과 참치김치볶음, 오징어링, 김치, 우유였습니다. 반찬에서 화학조미료 맛이 나지 않고 재료가 아낌 없이 들어가 있어서 정말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이런 아침 식사가 차려지게 된 데는 정광호 교장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매일 아침 우유는 빠지지 말 것,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말 것, 이 두 가지를 항상 당부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질서정연한 분위기 속에 든든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교실로 향했습니다. 첫 교시가 시작되는 시간은 8시 10분인데, 7시 50분쯤 어슬렁 어슬렁 밥을 먹으러 오는 아이들이 나타났습니다. 일찍 아침밥을 챙겨 먹어두라는 선생님들의 따끔한 한 마디가 빠지지 않는군요.
▶ 8:10, 게임고 학생들, 공부 시작!
1교시가 시작되면 여느 고등학교와 다르지 않은 정규 수업 시간이 진행됩니다. 국어, 영어, 수학, 체육, 음악 등 고등학생들이 배워야 할 모든 것이 학생들에게 가르침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정규 교과 수업을 받고나면 오후부터는 야간자율학습 대신 좋아하는 게임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는 동안 <게임조선>은 아침식사를 함께 했던 정광호 교장의 집무실에 찾아갔습니다. 마침 집무실에서 오전 업무를 보고 있던 그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생겼습니다.

정광호 교장은 한국게임학회의 초대 회장이자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의 설립자입니다. 2004년부터 약 9년 동안 게임고를 여러 교사들과 함께 자력으로 이끌어 온 심지 굳은 교육자입니다.
그의 집무실 한 쪽 벽에는 학생들의 사진과 온갖 대회, 프로젝트 관련 문서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게임고가 걸어온 길이 벽 하나를 모두 채우고도 부족하다는 걸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게임고의 설립 계기와 역사,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이야기는 인터뷰 기사를 통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로 전해드려야겠군요.

▲ 정광호 교장
▶ 9:30, 학교 둘러보기
정광호 교장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학교 내 곳곳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고 건물은 4층으로 1층 3학년, 2층 2학년 3층 1학년이 각각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4층에는 강당과 영어 교실, 사운드 연구실 등 시설이 있었습니다.
먼저 1층을 돌아보니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다운 물건들이 발견됐습니다. 오락기로군요. 수업시간이라 사용 중인 학생은 없었지만 동전을 넣는 부분에 스위치가 있는 것으로 보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수업이 있는 평일에는 학생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 옆 복도를 따라 위치한 3학년 교실 문에는 귀여운 그림이 붙어 있었습니다. "얘들아, 문은 살짝!"이라고 쓰인 걸 보니 고등학교 3학년의 교실이라는 게 새삼 느껴졌습니다. 맞은 편 복도에는 진학을 위한 자료 책자들이 다수 구비돼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학생들에게 유용한 공모전이나 대회의 정보가 빼곡한 알림판이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알림판 좌우로는 대회와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게임을 개발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고요한 복도를 보고 있자니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어집니다. 이제 해가 떠올라서 날도 밝아졌겠다, 학교 바깥 풍경을 찍기 위해 운동장으로 나섰습니다.
게임고는 정광호 교장의 부모님이 농사를 짓던 농지 위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농경지도 많이 보였고, 학생들이 축구하며 뛰어 놀 운동장도 꽤 넓었습니다. 여기서 좀 더 나가면 학생들이 모여 노는 개울가도 나온다는데, 아직 개울가에 가기엔 추운 날씨죠.
게임고는 담 없는 학교입니다. 정문 앞에서 본관 건물을 향해 카메라 앵글을 맞췄더니 주변의 산이 병풍처럼 학교에 어우러지는 느낌이 들었고, 오늘따라 화창한 날씨에 분위기도 무척 좋았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여느 학교보다도 맑은 공기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느낌입니다.

▲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본관 전경
운동장에는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게임고는 학생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모든 학년이 체육 수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기숙학교다보니 남학생의 비율이 높아 운동하는 시간은 학생들의 즐거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10:00, 게임고 아이들과의 만남
잠시 학교를 둘러보고 돌아오니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달가운 마음으로 그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인문계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스스로의 꿈을 따라 온 아이들과의 만남은 평범한 삶을 살아온 <게임조선> 기자에게도 의미 있는 기회였습니다.
1학년 둘, 3학년 둘, 그리고 두 명의 교사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학교 생활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게임고 생활은 어떤지, 졸업과 진학, 창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였는지 생생한 경험담이 전해졌습니다.
특히, 게임고의 규칙적인 기숙사 생활은 학생들에게 있어 좋은 점이자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3학년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 덕분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게임 공부에도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하는 반면, 신입생들은 아직 아침 6시에 일어나기가 여간 힘든 모양입니다.

▲ 아직은 수줍지만, 3년 뒤가 촉망되는 새내기들
그동안 취재를 다니면서 많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게임고 아이들과의 대화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게임고 학생들에게는 사람을 대하고 이야기를 하는 데 당당한 용기와 사려 깊은 발언이 익숙하게 깃들어 있었던 것이죠.
이런 학생들의 의연함은 게임고의 교육 방식 덕분에 자리 잡히게 됐다고 합니다. 학생들끼리 5인조 개발팀을 구성해 실제로 게임 개발을 하면서 교류하고, 많은 학생들 앞에서 직접 만든 게임을 발표하는 시간을 자주 갖다보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된다고 합니다.

게임고 학생들과 나눈 자세한 이야기는 완결과 함께 별도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마치니 해가 중천에 떴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왔군요. 자고로 학교의 점심시간이란 밥만 먹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신나게 뛰어 놀고 동아리 활동도 참여할 수 있는 학교 생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게임고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무엇을 했을까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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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 동행취재] 국내 유일 게임 특성화 高의 아이들 - 점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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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및 촬영에 도움을 주신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현 기자 talysa@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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