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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내 기술을 알려줄테니, 나를 넘어가라! /김기영 T3Ent 대표이사"

 

예전에 내가 즐겼던 놀이 중 하나는 바둑이었다. 물론 지금은 1위가 게임이다. 바둑도 하나의 게임이지만, 여기서의 게임이란, 컴퓨터로 즐기는 게임에 국한하여 말하기로 한다.

나는 바둑을 배울 때, TV에서 중계해 주는 고수들의 바둑대국을 보았고, 서점에서 고른 바둑정석 책으로 연구하기도 했다. 물론 기원에 다녔다거나, 특별한 바둑선생님의 가르침 등은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게임 개발은 어떠한가? 지금 나는 게임회사의 대표이고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개발방법에 대한 비법을 배우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바둑 고수들의 대국은, 그 대국 하나만으로도 그것을 분석해 놓은 것이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고, 고수가 정석에 없는 신수를 사용하고 그것을 따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또 다른 정석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지금까지 오랫동안 바둑을 발전시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바둑을 발전하게 만들 원동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어느 대형 서점을 가봐도 제대로 된 "게임개발정석" 같은 책은 구경할 수가 없다. 당연히, TV 프로그램에서 유명개발사가, 그들이 이전에 개발했던 게임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본 적도 없다. 게임을 좋아하고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을 공개하면 밥줄이 끊기거나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해, 기술전수에 대해 굉장히 폐쇄적이거나 거부감까지 갖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바둑에서 세계랭킹 1위라고 할 수 있는 이창호가 그 어떠한 신수를 둔다 할지라도 그것은 모두에게 공개되었고, 노력하면 누구든 배울 수도 있다. 수많은 도전자들은 이창호의 수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그런데도 이창호는 계속해서 승리를 거둔다. 새로운 기술을 향한 부단한 노력을 함이 틀림없을 것이다.

물론, 개발사가 보유한 기술은 그 회사만의 고유 자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움켜쥐고 있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자칫하면, 자신들만의 오만과 매너리즘에 빠져, 보이지 않는 나태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산악인들은, 그들이 정상에 도달했을 때, 산꼭대기에서 마냥 즐거워만하며 내려오지 않고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더 높고 험준한 산을 찾아 나선다.

우리 회사는 아직 연륜있는 개발사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만든 게임개발정석 책을 보고 많은 이들이 게임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 그 책을 읽은 학생 중 누군가 연구 방법을 터득해서 우리 회사보다 더 훌륭한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더라도, 나는 책을 펼 것이다.

그것은 위협적인 존재라기보다는, 개발인들의 기술개발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해 주고,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살 수 있는 게이머 층의 확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욱 다행인 것은, 게임은.... 바둑처럼, 바둑판이라는 좁은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해 보자. 게임의 개발공간은 그보다 훨씬 넓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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