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여러 가지 분분한 의견 속에서 개인적으로는 봄날은 간다에 더 점수를 주고 싶었다. 헐리웃 영화처럼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고, 요즘 유행하는 상업적인 소재인 조직폭력배를 다룬 것도 아니며, 볼 거라고는 이곳 저곳의 아름다운 풍경들과 말수가 많지 않은 두 남녀 주인공의 절제된 표정과 아련한 눈빛으로 가슴을 저미게 하는 영상들… 스스로의 봄날-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사랑-을 회상하게끔 하는 잔잔한 영화였다.
비교를 하자면, 관객들에게 순간적인 유쾌함과 이벤트성을 제공하는 조폭 마누라는 단기적인 관객 동원에는 성공하고 있으나, 기억에 오래 남거나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마음은 들지 않을 것이다. 반면, 인상적이거나 이슈가 될 만한 조건을 별로 가지지 못한 봄날은 간다는 입소문을 통해 꽤 오랫동안 관객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본다.
게임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직업이 직업인지라, 현재의 게임산업과 자꾸 연관시키게 되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대규모의 자본을 가지고 새로 만든 게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몇몇 메이저급 게임들이 흥행에 참패하는 경우를 보아 왔다. 반면 조용히 유저들에게 선을 보였지만, 숨겨진 개발력과 운영의 성실함으로 끊임없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누리는 게임도 있다. 이런 게임들에는 모 광고의 카피 문구처럼 "숨어있는 1인치의 매력"이 있다.
여러 가지의 게임 마케팅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유저들의 입소문을 통한 홍보일 것이다. 유저들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어떤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특별한 이벤트 선물을 준다 해서도 아니고, 홍보나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도 아니다.
개인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게임성, 게임을 자꾸 하고 싶게 만드는 중독성, 친구와 함께 하고 싶은 커뮤니티 등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요소들이 입소문을 만들어 내게 하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게임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시나리오 또한 장대하다. 거기다 기발하고 독특한 마케팅도 구사한다. 그 중에서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잔잔하게 퍼지는 게임이 몇 가지나 될까 ?
입소문을 타려면 첫째, 유저들의 정서를 파악해야 한다.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니?"라고 말한 대목은 사랑의 느낌을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게 표현했다고 생각된다. 게임에서도 이런 정서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온라인 게임이건 커뮤니티 게임이건 유저들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 또 많은 수는 사람 때문에 게임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툴들을 게임에 지원해 줌으로써-예를 들면, 결혼 시스템이라던지 파티 시스템 같은-유저들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정서를 공유할 수 있고 주변에 게임을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비쥬얼한 볼거리도 중요한 요소이다.
조폭 마누라에서 신은경은 등에 커다란 용문신을 새기고 나왔고, 봄날은 간다에서는 바닷가, 산, 숲속 등 관객들의 눈이 아주 즐거웠다. 요즘 게임에는 3D 열풍이 불고 있다. 새로 준비 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이 화려하고 입체적인 3D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유저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게임이 꼭 3D로 만들어야 된다는 말은 아니다. 기존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도 정기적으로 아이템, 몬스터 추가라던지, 신규 맵 추가 등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셋째, 입소문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까지는 무상의 마케팅 수단으로 막연히 입소문이 나기만을 기다렸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단지 게임의 재미 때문에 추천하는 것을 넘어서서 게임이 유저 자신에게 이득이 있게 만들어야 한다. 모 게임 같은 경우는 게임 내 아이템이 현물 거래가 되면서 유저들에게 돈이 되는 게임으로 입소문이 났었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활발한 민간 홍보 대사 역할을 하는 유저들에게 혜택을 준다던지, 공동 마일리지 개념의 제휴업체 혜택을 준다던지, 게임 내에서 같이 활동하는 길드에게 온/오프라인 지원정책을 쓴다던지 하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에 선을 보이는 신규 게임들은 그 수를 세기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 유저들에게 간택이 되어 소명을 다하는 게임의 수는 몇 개가 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살벌하고 날카로운 현실이다.
게임이 처음부터 대박일 필요는 없다. 다만 지속적으로 유저들에게 감동을 주고 끊임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보고 또 봐도 다시 보고 싶은 불후의 명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나갔던 영화에서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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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길:스타다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