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GM들은 게임 속에 나오는 다양한 직업군을 모두 다 플레이 해봐야하나요?', '개발자마다 각각 익숙한 개발툴이 있는데, 다른 툴을 사용하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난 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윤상규) 본사에서 진행된 청소년 직업체험 프로그램 '커리어퀘스트'의 멘토강연 시간.
전날 진행된 1일차 프로그램에서 본인 스스로 보드게임의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제작 등의 작업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현업에서 '진짜 게임'을 만들고 있는 멘토들을 만나자마자 질문공세를 이어갔다. 게임을 만들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비롯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 공식 SNS 계정 운영까지 질문 내용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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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게임즈 회의실에 모인 30여명의 예비 게임인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멘토들에게 질문했고, 돌아온 답변에 탄성으로 응수했다.
이날 행사는 게임과 관련된 직업에 관심이 많은 고등학교 3학년을 위해 게임문화재단과 네오위즈 마법나무재단이 공동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진로결정을 앞둔 고3 학생들에게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됐다.
◆ 게임제작, 개발자 혼자서도 잘해요? "NO!!"
이틀간의 일정으로 구성된 '커리어퀘스트' 둘째 날의 핵심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멘토들과의 만남.
고3 학생들을 위해 선뜻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한 네오위즈의 멘토의 구성 면면도 화려했다. 네오위즈 인사전략실 실장, 네오위즈게임즈의 자체개발 TPS '디젤'의 개발팀장, '피파온라인2' 등 퍼블리싱 마케팅 팀장, 서비스PM실의 GM 등 네오위즈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분야의 베테랑들이 예비 게임인들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네오위즈의 첫 자체개발 TPS '디젤'의 한승훈 팀장의 강연은 아이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게임개발과 관련된 분야인 만큼 설명보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제일 먼저 주어진 질문은 '게임제작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이었다. 이 같은 질문에 한 팀장은 망설이지 않고 '정보'라고 답했다.
"게임을 만들고 시장을 읽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만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게임 이외의 다양한 트랜드를 읽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를 통한 정보획득이 중요하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위치에서 개발에 임하는 게 좋습니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과 그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 팀장은 "최근에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디젤'이 슈팅게임 시장의 주류인 1인칭이 아닌 3인칭을 채택한 게임"이라며 "처음 '디젤'을 기획하고 개발에 착수했을 때는 온라인 TPS 장르가 없었는데 4년여간의 개발기간 중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같은 장르의 게임이 먼저 출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장르를 선택하느냐보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같은 장르라도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 있어 완성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게임보안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 팀장은 "최고의 보안은 가져갈 것이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게임개발 과정에서도 지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 게임GM, 유저-개발자 간 조율자…"우리의 가장 큰 빽은 유저"
게임운영을 위한 멘토 강연자로 나선 김동욱 GM은 GM의 역할에 대해 회사 측의 입장을 전하는 사람이 아닌, 유저들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GM이 하는 일 중 가장 큰 역할이 고객과의 갈등 해결인가요?"
김 GM은 이 같은 질문에 "GM은 고객과 싸우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개발자들에게 유저들의 의견을 전해주고 지적사항이 개선될 수 있도록 돕는 조율자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GM의 가장 든든한 빽은 유저다"라며 "개발자들도 유저들이 한 얘기라고 하면 다 들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 개발자들이 '이건 절대 못 고치는 버그다'라고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이에 대해 김 GM은 "그럴 땐 '그럼 네가 능력이 없다는 소리잖아'라고 답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반응을 보이는 개발자들은 없다"면서 "'이건 고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버그'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6개월 안에 하자', '3개월 내에 하자' 등 타협점을 찾는다. 그리고 유저들에게는 '곧 고쳐집니다'라고 공지한다"고 답했다.
다만 버그 수정에 대한 경중의 차이로 머리카락 한 올이 삐져나왔다 던지 등의 사항은 수정하는 데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GM 일을 하면서 가장 억울하거나 슬플 때는 언제 인가요?"
김 GM은 '아무것도 안했는데 했다고 했을 때가 제일 억울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잠수함 패치(몰래 진행한 패치)가 대표적인 경우"라며 "회사에서는 아무런 패치도 진행하지 않았는데, 유저들 사이에서 잠수함 패치 얘기가 일파만파 퍼져 나갈 때 제일 억울하다"고 말했다. 변화된 내용이 없는데 패치 전과 후 스크린 샷을 찍어서 올리는 유저들까지 있어 곤혹스럽다는 게 김 GM의 설명이다.
가장 슬픈 때로는 게임 서비스가 종료됐을 때를 꼽았다.
"내 자식처럼 생각했던 게임의 서비스가 중단되면 가장 마음이 아쉽고 슬프죠. 친구를 잃을 때보다 더욱 상실감이 큽니다.(웃음) 특히 GM을 맡고 있을 당시에 게임이 중단될 경우엔 타격이 더욱 심해요. 서비스 중단사실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거든요, 물론 자부심에도 상처를 입죠."
◆ 브랜드 이미지 등 마케팅 따라 게임 성패 좌우
이날 '게임마케팅'이란 주제로 강단에 선 이진숙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마케팅 1팀장은 성공적인 마케팅 노하우에 대해 설명했다.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똑같은 게임이라도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갈리게 된다는 게 이 팀장의 지론이다.
"마케터란 마케팅 전략을 수립, 브랜드의 이미지화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에요. '시장조사-자사와 경쟁작의 분석-시장 포지셔닝 설정-목표수립-타겟설정'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컨셉과 이미지를 도출해내게 되는 거죠.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게임과 유저가 만나게 되는 클로즈베타서비스, 오픈베타서비스, 공개서비스가 진행되게 되는 거고요."
특히 이 팀장은 시즌 이슈와 맞물린 이벤트 진행과 아이돌 등 유명인사를 활용한 게임홍보도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지난해는 스포츠 장르 중에서도 유독 야구게임이 흥했고, 많은 수의 야구매니지먼트 게임들이 등장하며 인기를 이어갔다"며 "게임마케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프로야구매니저의 경우에는 홍보모델에 양준혁 선수를 기용하면서 굉장한 수익을 올렸다"고 첨언했다.
◆ "막연한 동경과 생각은 금물…멘토와의 만남 강력추천"
멘토들의 강연이 끝난 후 커리어퀘스트에 참여한 김민규(19)군을 만나봤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라벌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김군은 이미 2012년 국민대 게임그래픽학과 새내기가 될 예비 게임인이다. 게임전문학교가 아닌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닌 탓에 실무에 대한 정보가 적었었는데, 이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던 이번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김 군은 "이틀간의 프로그램 중 멘토들과 만날 수 있었던 2일차 행사가 가장 도움이 됐다"며 "게임개발에 대한 궁금점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막연하게 게임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며 "그런 친구들이라면, 한번 참여해서 세분화되어 있는 각각의 직업군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행사와 관련 네오위즈 마법나무재단의 홍승아 사무국장은 "진로결정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관심 있는 직업을 체험하게 하는 것 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며 "또한 멘토링 프로그램은 자사 직원들에게도 직업의식 고취와 마음을 다잡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사무국장은 또 "2008년 게임문화재단과 함께 커리어퀘스트를 시작한 이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 중 한명은 개발사를 차렸다는 기분 좋은 소식을 갖고 돌아오기도 했다"며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통해 세상과 호흡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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