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게임과 공격성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걸까. 14세기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과학자들은 병인을 밝혀내지 못해 한 사람을 마녀로 지목, 그를 제거하는 이른 바 마녀사냥을 했다. 게임에 대한 공격성과 중독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현재, 셧다운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과거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

지난 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중인 국제콘텐츠개발자컨퍼런스2011(ICON2011)의 강연자로 참석한 류호경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부교수가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쓴소리를 가했다.
류 교수는 "게임을 논할 때 제일 어려운 부분이 바로 공격성이지만 이는 아직까지 풀 수 없는 숙제로 남아 있다"며 "그렇다면 게임을 덜 공격적으로 만들면 게임에 따른 규제들이 사라질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인류는 수렵 등 타인과 싸우면서 진화해왔기 때문에 게임을 지금보더 비공격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위협요소를 통해 전략적인 전술 세우기가 가능해졌고, 이를 게임 내에서 뺀다면 아무도 게임을 즐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비공격적인 게임 제작'에 이어 두번째 대안으로 '게임금지'를 들었지만 이 역시 현실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에 류 교수를 포함한 한양대 연구팀이 연구에 착수한 것이 바로 '게임 브레이크'다.
"19세기 초 산업현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커피 브레이크'가 시간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 커피 브레이크의 효율성이 입증되면서 현재는 대다수의 사회인들이 커피 브레이크를 즐기고 있다. 게임에도 이러한 방식을 적용시키자는 것이다. 게임 브레이크를 통한 적절한 통제가 가능해지면 게임의 공격성은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온라인게임의 부정적인 면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현상의 원인과 이해를 통해 기존의 게임 영향평가체계를 진단하자는 게 류 교수의 강연 요지다. 특히 강제적인 청소년들에게 강제적인 게임중단을 요구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 공격성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같은 부분을 실험하기 위해 류 교수는 자신의 어린 아들과 아들 친구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감행했다. 단, 그들 부모의 동의하에.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은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B그룹은 게임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질문지를 돌려 설문에 응하도록 했다.
이후 각 그룹에게 오프라인 축구 시합을 즐기도록 한 후 그들의 플레이 방식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 결과, B그룹의 아이들의 경우 슬라이딩 태클을 비롯한 과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특성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것이 '셧다운제의 폐혜가 되지 않을까'라는 게 류 교수의 조심스런 견해다.
"아이들이 스스로 온라인게임 플레이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파워'를 길러주자. 스스로 콘트롤할 수 있는 메카니즘을 찾아 게임 디자이너들이 이를 게임 속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한 뒤 규제의 칼을 대도 늦지 않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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