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진화'. 온라인 게임과 영화산업의 두 거장이 각각 혁신과 진화를 강조했다.
혁신 없는 발전 없고, 진화를 배제하고서는 성공을 논하기 어렵다는 게 그들의 지론이다.
액션 슈팅게임 '파이어폴'로 유명한 레드5스튜디오의 마크 컨 대표와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 3D영화 제작사인 웨타 디지털의 모델링 총괄감독 마르코 레벨런트가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콘텐츠개발자컨퍼런스2011(ICON2011) 첫째날 키노트 강연자로 참석한 이들은 '신뢰확보, 왜 게임산업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시각효과의 진화' 등 각각 주제를 통해 견해를 피력했다. 주제는 달랐지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트랜드에 발맞춰 나가는 것이 아닌 트랜드를 이끄는 변화였다.
◆ 레드5 마크 컨 대표, "대박게임 베끼는 게임 개발 지양해야"
제일 먼저 키노트 강연자로 나선 마크 컨 대표는 "현재의 글로벌 게임산업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소위 대박이 터진 대작 게임들을 그대로 베낄 뿐 혁신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작 게임들을 표본삼아 게임을 개발하면 비용적 측면에서의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동일한 패턴들의 게임을 즐기다보면 유저들은 지루해하기 시작한다"며 "그래서 도입된 것이 섹시한 캐릭터나 3D기술 등 이었지만 이 같은 흥미요소도 장기간의 인기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흐름에 영합한 기성 게임이 아닌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마크 컨 대표는"성공사례와 다른 길을 선택할 때 주변에서 '넌 이 방식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해?'라는 핀잔어린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혁신은 개발자의 신념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키노트 강연을 맡은 웨타 디지털의 마르코 레벨런트 모델링 총괄감독 역시 혁신과 비슷한 맥락인 진화와 변화를 핵심 포인트로 짚었다.
웨타 디지털에서 '반지의 제왕', '킹콩', '아바타', '혹성탈출', '틴틴'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마르코 감독은 이날 강연에서 "매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진일보한 웨타 디지털의 기술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지의 제왕 속 인기 캐릭터인 골룸을 비롯해 킹콩, 아바타, 혹성탈출의 침팬지 등 시기별 프로젝트에 따라 캐릭터들의 표정과 머리칼, 얼굴 주름 등이 점차 정교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마르코 감독은 "올 여름 개봉한 혹성탈출의 경우 아바타 제작시 겪었던 내부적 한계점을 극복해낸 사례"라며 "혹성탈출의 캐릭터 제작기간은 약 12개월로 아바타보다 약 1/4 단축시켰다"고 전했다.
◆ 웨타 디지털 총괄감독, '좋은 장비≠좋은 작품' 등식 성립 'NO!'
시간적 단축을 통한 진화 외에도 그래픽적 사실감을 더하기 위한 진화 노력도 있었다는 게 마르코 감독의 설명이다.
마르코 감독은 "혹성탈출 작업 중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침팬지 등 영장류의 행동을 어떻게 사실감 넘치게 구현해 내는가였다"며 "우리는 영장류의 입꼬리가 올라간 것을 웃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알고보면 슬픔의 표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배우의 표정과 동작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내는 페이스 카메라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났다"며 "가령 침팬지 동작과 표정을 연기하는 배우의 입꼬리가 올라갔어도 실제 영상으로 구현된 침팬지에는 윗입술에만 힘이 들어가게 한다던지 그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반지의 제왕'(2001), '아바타'(2009)', 킹콩'(2005), '혹성탈출'(2011).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의 사실감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마르코 감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컴퓨터를 비롯한 장비의 성능이 더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버려라"면서 "장비가 갖춰진다고 해서 캐릭터의 퀄리티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울 가했다.
마지막으로 "장비의 성능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아티스트 스스로의 실력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시간이 흐르더라도 계속해서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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