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아이템 현금거래와 이에 따른 사행성 이슈로 술렁이고 있다.
과거 물밑에서 논의되던 게임 내 아이템 현금거래 시스템이 미국 블리자드사의 차기작 '디아블로3'를 계기로 수면 위로 급부상, 국내 서비스 여부에 관련업계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것. 그간 우리 정부는 게임의 사행성과 과몰입 등을 이유로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규제해왔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약관을 통해 온라인게임 유저간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해외시장에서는 직접 중개에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현행법상 국내에서도 게임 내 아이템 현금거래를 제재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하는 등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띠어왔다는 점과 현금경매장 시스템의 사행성 수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에서 '디아블로3'의 심의 판결 여부는 안개 속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기획시리즈물을 통해 '디아블로3'로 재촉발된 게임의 사행성 기준과 아이템 현금거래 논란 등을 집중분석한다.

지난 9월, 국정감사를 통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액션 RPG '디아블로3'에 도입 예정인 아이템 현금 경매장이 화두에 올랐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이 약관에서 규정한 '게임 내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를 게임사가 직접 나선 모양새란 점에서 그동안의 국내 온라인 게임 운영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문제점과 함께 게이머들의 사행성 조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국내 게임물의 등급을 심의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국정감사에서는 "게임위는 아이템 현금거래 불법화 여부에 대한 견해를 정리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되며,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자체에 대한 입장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르면 '사행성게임물에 해당되어 등급분류가 거부된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온라인 바다이야기' 등과 같은 사행성게임물과 대규모 사업자 방식의 게임 머니/아이템 판매 행위를 들 수 있다.
과연 최근 게임계 화두로 떠오른 '디아3'의 화폐경매장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며, 국내와 해외 게임계에서는 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살펴봤다.
▶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아이템이 차지하는 중요성
지난 8월 1일, 블리자드는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디아3'에 도입하게 될 화폐경매장을 첫 공개 했다.
화폐 경매장이란 유저가 자신이 획득한 게임 내 아이템을 경매장을 통해 판매하거나 타 유저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 속에 게임머니와 함께 실제 화폐를 사용해 구입 할 수 있는 거래 시스템을 말한다.

▲ 디아블로3에 도입 예정인 경매장의 모습
즉, 게이머 간에 아이템을 매개체로 한 현금거래가 성립되며, 게임 내 아이템은 그 가치에 비례해 현물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이런 거래방식에 대해 블리자드는 "'디아3'는 그동안 자사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서 아이템 현금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해온 것과는 다른 목적성이 있는 게임이다"며, "이 때문에 게임에 필요한 시스템에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아이템 획득은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선보인 아이템 획득 방식은 유저의 기대심리를 자극해 게임의 재미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으며, 나아가 전 세계 롤플레잉 게임의 성공요소로 통할 만큼 핵심 시스템이 됐다.
이에 모하임 대표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전 세계 RPG시장의 새 역사를 써 왔던 것 만큼 이번 화폐 경매장 역시 게이머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 디아3 화폐경매장 어떻게 운영되나?
블리자드가 발표한 디아3 화폐경매장 운영 방식은 기존 시리즈를 즐기던 유저 사이에서 문제가 됐던 아이템 거래 사기 문제 및 해킹 건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기획됐다.

▲ 실제 화폐 단위로 등록된 경매장의 모습
먼저 '디아3'를 즐기던 유저가 자신이 획득한 아이템을 경매장을 통해 판매하고자 할 때 게임머니(금화) 판매와 화폐(현금) 판매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금화 판매는 모든 거래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게임머니로 충당하며, 아이템 판매 등록/판매 정산에서 소량의 고정 수수료가 발생하고 구매자는 아이템 구매 금액외에 추가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 게임머니 경매장과 화폐 경매장의 사용 방법을 동일하다.
화폐 경매장의 경우는 게임머니 거래와 같은 방식을 제공하지만 판매 및 구입에 소요되는 금액이 실제 화폐가 사용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화폐의 경우 블리자드 스토어에서 통용되는 배틀코인과 실제 화폐 거래가 가능하다.
배틀코인의 경우는 블리자드가 운영하는 블리자드 스토어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한 대신 현금으로 환급은 불가능하다.
실제 화폐로 경매장을 이용하는 경우는 블리자드와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한 페이팔을 통해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으며, 환급 시 일정량의 추가 수수료가 발생한다.
정리하자면 배틀넷을 통해 배틀코인을 충전하면 디아3의 화폐경매장과 블리자드 스토어에서 현금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고 판매 등록/판매 정산 시에만 수수료가 발생하며, 실 화폐로 거래할 경우 판매 등록/판매 정산/환급 등 총 세 번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 해외에서 '디아3'의 등급분류 현주소와 국내 심의 전망
디아3의 등급심사 결과가 가장 먼저 발표된 국가는 호주다. 호주의 경우는 15세 이상 이용가 판정을 내렸고, 해당 등급의 판정 이유는 게임 내 묘사된 유혈과 폭력성을 심의 결과의 이유로 제시했다.

▲ '디아블로3'의 북미 등급은 유혈 묘사와 폭력성을 이유로 17세 이용가를 판정 받았다.
타 국가가 발표한 등급심사 결과의 경우도 호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북미의 경우 17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고, 영국의 경우도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것.
특히, 청소년 유해성 및 폭력성이 내포된 게임물의 심의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의 경우도 게임 내용의 수정없이 16세 이용가 판정을 내려, 사실상 유럽지역의 등급심사 결과도 독일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디아블로3의 국내 심의 등급과 관련해 18세 이용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심의에 경우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폭력성 및 유혈 묘사등의 이유로 18세 등급이 확실시 되고 있다"며 "이후 화폐경매장 도입에 따른 등급 심사는 별개의 문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 역시 지난 9월 방한 당시"한국에서 디아블로3의 등급은 18세 이용가를 받길 희망한다"며 "이외에 심의와 관련된 내용은 모두 국내법을 준수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국내의 경우 디아3의 베타테스트 일정이 미확정인 상태에서 북미에서 진행되는 베타테스터 추가 선정 이벤트 대상 국가에서도 제외되며 게임을 기다려온 유저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국내에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국내 게임물 등급 심의를 거친 후 베타테스트 시작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아블로3의 경우 아직 국내에서 게임물 등급 심의를 받거나 신고된 버전이 아니므로, 베타테스트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우순 기자 soyul@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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