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타일러는 ‘문화’란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관습 등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정의했다.
따뜻하고 감동이 담긴 사회의 양지를 조명하는 것만이 문화가 아니란 뜻이다. 인간 상호간의 갈등과 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사고 역시 문화에 포함된다.
문화로의 진일보를 꿈꾸는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다 같이 게임을 즐기는 이상적 양지문화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두운 음지문화도 게임이란 테두리 안에 공존하고 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이 문화로 성장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집고 넘어가야할 음지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범죄자는 크게 계획적 범죄자와 우발적 범죄자로 나눌 수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분석한 유형별 범죄자의 특징을 살펴보면, 계획적 범죄자는 우발적 범죄자에 비해 지적수준이 높고 대다수가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수준이 높은 만큼 범죄 리스크 역시 올라간다. 통상적으로 우발적 범죄자는 주변 몇 명을 괴롭히지만, 계획적 범죄자는 전체 사회를 흔들 수 있기 때문.
이는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소규모 사회구성이 가능한 게임에도 적용된다. 불법 프로그램 제작 및 유통, 개인정보도용 등으로 다수의 선량한 이용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게임 상 계획적 범죄들을 살펴보자.

◆ 도 넘은 지식 훔치기…저작권은 어디로?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타인소유의 재물을 허락 없이 가져가는 것을 절도죄라 부른다. 이는 형태가 있는 유형의 물질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타인의 지식과 기술을 훔쳐가는 행위 또한 절도에 포함된다.
유명 온라인게임을 그대로 모방해 불법 사설서버용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하는 행위는 국내온라인게임시장 태동기인 2000년대 초반부터 성행하고 있었다.
‘프리서버’라고도 불리는 불법 사설서버는 게임업체에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힘은 물론 건전한 게임문화와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저해하는 등 산업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날이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저작권 보호차원에서도 엄중한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 2007년에는 프리서버를 제작‧배포하고 이를 운영한 일당 45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2005년부터 2년간 유명 국산 온라인게임의 소스코드를 입수해 이들 게임과 동일한 서버프로그램 등을 개발, 프리서버 운영자들에게 500여 차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 불법프로그램…또 다른 2차 범죄 양성
프리서버와 같이 타인의 지식을 고스란히 모사한 행위만이 불법은 아니다. 건전한 게임문화를 저해하는 불법프로그램의 제작‧유포 역시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오토프로그램(자동사냥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게임 속 캐릭터를 조종, 24시간의 사냥을 통해 일반 유저보다 월등하게 많은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획득하도록 설정됐다.
특히 이러한 불법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작업장’이 등장하면서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 등의 부수적 불법행위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7월에는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 받아 전국 12곳에서 4,000여대의 컴퓨터를 가동하며 온라인게임 아이템 불법 거래를 일삼은 일당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 조직적으로 변해가는 명의도용…다단계까지 도입
타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무단으로 도용하는 명의도용사건 역시 게임 상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주로 중국 해커들을 통해 유출된 한국의 개인정보는 다수의 온라인게임 계정이 필요한 ‘작업장’ 등에 건당 200~300원 정도의 헐값에 유통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난 6월 다단계방식으로 수집한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 게임 계정을 만들어 중국에 팔아넘긴 혐의(전가금융거래법 위반)로 10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간 무등록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차려놓고 노인들을 상대로 주민등록번호와 통장, 공인인증서를 넘길 사람을 소개하면 건당 2~3만원 수수료를 지급한다며 총 430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온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불법적으로 유통된 개인정보들은 국내 온라인게임업체의 계정 2,200개로 탈바꿈했다.
[이민재 기자 sto@chosun.com][오경택 인턴기자 ogt8211@chosun.com][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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