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이 발전해감에 따라 게임 업체들도 함께 그 부피를 키워가고 있다. 연 매출을 1조 원에 가까이 기록하는 게임사가 있는가 하면, 전 세계 곳곳에 지사를 설립해 현지에서 국내개발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도 여러 곳 등장했다.
반면, 게임 업체의 성장 속도가 하루가 달리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게임업계 기업들의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올해 업계에 일어난 고용불안과 직결된 문제는 실질적인 법적 문제에 소지 및 회사의 다소 불합리한 태도가 문제시됐으며 이에 몇몇 산업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피고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내 제도장치의 부재'의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 기사에 삽입된 사진은 본 내용과 무관합니다.
◆ 5년간 근무한 여직원...육아휴직 이후 직급 강등
일본계 기업인 A사는 지난 9월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직원의 직급을 강등시키는 인사 발령으로 해당 직원의 퇴사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직원은 이 회사에서 5년간 근무하며 해당 팀장으로 업무를 하던 중 육아휴직을 내고 복귀할 당시 이미 팀원으로 인사발령이 난 상태였으며 휴직 기간 중 일체의 통보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낀 이 직원의 항의에도 회사측은 오히려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회사의 자세는 현행법에 명시된 '업주는 근로자가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서는 안 된다.'는 조항에 어긋난 경우로 해당 사업주는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번 일에 대해 '팀장의 공석'을 이유로 내세우며 '해당 직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것은 없다'고 일관하고 있다.
현재 이 일과 관련된 직원은 사직 후 이번 일에 대해 고용노동부를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 신혼여행에 다녀온 개발자...복귀하니 비서실 배속
이같은 고용불안의 문제는 비단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B사의 경우 게임의 방향성을 문제삼아 한 게임의 개발을 담당했던 직원을 하루아침에 비서실로 전속시킨 사례가 있었다.
지난 3월, B사가 4년여간 개발해 발표한 MMORPG의 개발을 담당했던 이 직원은 게임이 공개테스트를 시작한 직후 결혼해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이 직원은 게임의 런칭을 위해 결혼식 직전까지도 업무를 진행했고, 정작 결혼식 당일에도 야간까지 업무를 진행해 자신의 공백 기간에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일주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원은 자신의 부서가 비서실로 발령났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 역시 결혼식 당일까지도 일체 언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개발자로써 약 10년간 일해온 이 직원은 자신을 비서실로 이동시켰다는 사실이 이해하기 어려워 사장과의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후 돌아온 답변은 '게임의 방향성이 대표가 생각한바와 다르게 흘러가 대표가 직접 개발을 총괄하기로 결정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같은 회사에 처우에 대해 당시 이 직원은 "지난 2년간 꾸준히 보고를 통해 개발과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충분히 이야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처리방식 자체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이 직원은 해당 회사를 사직후 타 기업으로 이직해 신작 게임 개발을 진행중이다.
한편, B사의 경우는 지난해에도 개발자를 보직 해임하면서 마찰을 일으킨바 있다. 당시 총괄 개발자는 임원진이 게임의 문제에 대해서 개발자를 압박 했고, 개발자는 이같은 마찰에 못이겨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 게임의 완성도 문제로 팀 전원 퇴사 통보...취소된 프로젝트
C사의 경우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진행된 MMORPG가 내부적인 평가와 경영진의 판단으로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하고 팀원 모두에게 퇴사를 통보했다.
이 회사는 사내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프로젝트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점과 새로운 시스템 적용 자체의 무리수를 문제 삼았으며, 약 1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던 스튜디오의 폐지를 결정했다.
또, 당시 제작을 총괄하던 본부장급 직원도 함께 퇴사하며, 회사가 주장하는 기존 게임을 개량한 형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 또한 불확실했다.
당시 개발 스튜디오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에 가깝다"며, "기다린 유저들에게 죄송하기만 할 따름이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위의 사례가 모든 게임사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고용문제는 일부 게임사들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게임 산업은 타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취적인 마인드를 가진 젊은 CEO들이 다수 포진돼있다. 이는 노사관계에 있어 다양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사간의 다양한 의견교환과 수렴을 통해 업계 전반에 만연한 고용불안의 해결될 때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사회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 의견을 피력했다.
[정우순 기자 soyul@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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