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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입스타] 프로토스, 테란의 유령에 맞설 방법은?

 

※ 본격 입스타: e스포츠 주요 경기들을 되짚어 보며 승리 혹은 패배의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탐구하는 코너. 직접 손으로 하긴 힘들어도 입으론 얼마든지 가능한 '입스타'의 실현을 위해! 

- 매주 수요일 연재


최근 대부분의 프로토스 선수들이 테란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 초반엔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한 테란의 1-1-1 전략에 취약하고, 장기전으로 가면 유령의 EMP 공격에 너덜너덜해진 채로 싸우다 모든 업그레이드를 마친 해병과 불곰에 말끔히 청소를 당하기 때문이다.

1.3.3 패치 직후 프로토스는 집정관이 거대화되며 불곰을 상대로 집정관과 돌진 광전사를 조합하며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스 소모가 적어진 테란의 유령 활용도가 높아졌고, 이 날 이후부터 프로토스는 대규모 교전에서 유령의 EMP로 샤워를 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 지난 시즌 코드S에서 살아남은 프로토스는 단 5명 뿐. 장민철(oGs)까지 코드A로 강등되며 테란의 전성기가 극에 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앞서 말했듯 프로토스가 테란을 상대로 가장 힘겨워하는 부분은 바로 1-1-1 전략과 후반 유령 활용에 대한 대응 방안이다.

어떤 조합으로 공격이 들어올지 예측하기 힘든 1-1-1 전략(사실 알고도 막기 힘든)은 불멸자의 사거리가 증가하는 1.4.0 패치만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반 장기전에서 유령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프통령' 장민철이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장민철은 지난 8월 25일 있었던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팀리그(GSTL)' 시즌1 주피터리그 9주차 슬레이어스와의 경기 6세트에서 김동원을 제압하며 팀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 경기에서 김동원은 여느 테란들처럼 바이오닉 병력에 유령을 조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치열한 싸움 끝에 결국 장민철이 승리를 거뒀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유닛은 바로 '관측선'이었다.

바이오닉에 강한 집정관도, 폭풍을 쓸 수 있는 고위기사도, 사거리가 좋은 거신도 아닌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인 관측선이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주장에 대해 의아할 수도 있지만, 만약 관측선이 없었다면 장민철은 필패했을 것이 분명하다.

장민철은 중반 이후 중앙교전이 있기 전 계속해서 관측선을 상대 진영 가까이 배치했고, 이를 통해 상대 병력의 움직임과 은폐한 유령의 위치를 정확히 읽어냈다. 김동원은 스캔을 통해 관측선을 잡아냈지만 장민철은 지속적으로 관측선을 생산해 정찰을 시도했다.

▲ 스캔에 관측선이 잡히자 바로 다른 관측선을 보내는 장민철

▲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은폐 유령이 보이도록 하고 있다

▲ 쉬지않고 관측선을 충원해 결국 유령을 모두 잡아낸 장민철

비록 장민철은 이 교전에서 유령의 EMP로 인해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바로 병력을 충원해 유령을 모두 제거했고, 그대로 밀어붙여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만약 관측선이 없었다면 EMP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이후에도 살아남은 유령에게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했을 것이다.

장민철은 관측선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이후 차원관문의 빠른 병력 소환을 통해 김동원을 제압한 것이다.

장민철의 경기만 놓고 봤을 땐 관측선의 중요도를 가늠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정민수의 경기와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정민수는 지난 시즌 8강에서 김정훈을 만나 아쉬운 패배를 경험했다. 1세트를 따낸 뒤 계속해서 힘으로 밀어붙였지만 김정훈의 행성요새와 유령의 EMP에 모든 병력이 순식간에 녹아버린 것이다.

이 중 관측선의 부재가 가장 눈에 띄는 경기는 4세트 안티가조선소에서의 경기다.

정민수는 수월하게 멀티를 돌리며 집정관과 거신 등 고급 유닛을 조합해 상대를 압도하는 듯했다. 그러나 계속된 교전에서 번번이 패했고, 결국 김정훈에게 4강 진출까지 양보하고 말았다.

언뜻 봐선 행성요새를 상대로 무리하게 공격을 가한 것이 패인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정훈의 유령을 잡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여기서 장민철과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바로 관측선이 없었다는 것이다.

▲ EMP 샤워. 보기만 해도 끔찍하다

▲ 제 아무리 강한 집정관도 EMP를 맞으면 솜사탕에 불과하다

정민수는 이 경기에서 관측선을 뽑지 않았고, 계속해서 유령의 EMP를 뒤집어쓰며 불리한 교전을 이어갔다. 한두 번 교전에서 밀렸더라도, 유령을 잡아내기만 했다면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고위기사를 조합하지 않고 집정관만 고집했던 것도 김정훈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부분이다.

관측선은 분명 미약한 존재다. 대 테란전에서 고위기사 없이는 큰 효과가 없고, 고위기사가 하나라도 더 필요한 프로토스에겐 가스 소모가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테란처럼 스캔 기능이 없는 프로토스에겐 필수 유닛이 분명하다.

물론 유령의 사거리가 더 길고, 상대가 밤까마귀까지 대동한다면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순 있다. 하지만 테란의 유령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측선과 고위기사만 잘 활용한다면, 이후 병력 순환에서 앞서 상대를 무릎 꿇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승리를 위한 열쇠는 항상 사소한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장민철이 몸소 보여준 것이다.

[이시우 기자 siwoo@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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