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코드B에 있을지언정 아니 코드C라는게 생기더라도 그를 응원합니다"
이 말은 트위터에서 임요환(슬레이어스) 선수의 어느 한 팬이 남긴 말로 29일 진행된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 (GSL) 시즌4 코드A 32강 경기에서 이대진(fOu) 선수에게 패하며 오프라인 예선인 코드B로 강등된 임 선수를 응원하는 글이다.

▲ 황제 임요환 선수
요즘 말로 팬심 돋는 말이다. 스타에 열광하고 응원하는 선수를 지지하는 팬들은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꾸준한 사랑을 보낸다. 그의 경기에 즐겁고 승리를 함께 기뻐하고 패배에 안타까움을 전한다.
물론 이는 팬의 의무이자 책임이 아닌 만큼 응원하는 선수의 성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승리와 만족감을 강요한다 해 잘못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
다만 승부를 겨루는 어떤 선수도 패배를 원하진 않는다. 승리에 열망을 하고 있고 자신이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니 패배를 받아들이기 힘든 쪽은 선수가 갑이다.
임요환. 그의 별명은 황제다. 10년 남짓의 e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가운데 하나이며 혹자는 그를 e스포츠의 아이콘이라 추켜세운다.
얼마나 유명한지 게임을 하나도 모르는 비게이머들도 '임요환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정도라는 말은 이제 흔한 일화가 됐다.
그의 나이는 이제 31살로 e스포츠 업계에서 봤을 때 전성기를 지난 적지 않은 나이로 그보다 어린 선수들 가운데 제법 많은 선수는 이미 은퇴를 하거나 코치나 감독을 하고 있을 정도니 그가 아직도 선수 생활을 고집하는 것은 평범하진 않다.
더욱이 많은 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최고의 기량과 실력을 뽐냈던 시절을 지나 스타크래프트1 선수 시절 경기부스보다는 벤치에 앉은 시간이 많아져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그가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열렸을 때 새로운 종목에 도전했다.

▲ 스타크래프트2 전향 후 첫 출전한 예선대회에 몰린 팬들과 취재진
당시 그는 전향 이유에 대해 '30대 프로게이머로 남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 밝히고 '안정된 삶에서 안주보단 도전'을 택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네 삶에서 많은 도전은 실패를 담보로 한다. 도전의 결과가 성공일 것이란 보장도 없는 채 말이다.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은 진정한 인생의 조건으로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에서 실패로 가는 것'이라 말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열정을 갖진 삶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임 선수 역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각오하며 새로운이라는 단어에 열정을 느낄 수 있고 성적이 좋지 않거나 실망스럽더라도 노력하는 마음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세계적인 기업인 인텔은 임요환 선수의 후원을 나서며 그의 훌륭한 성적보다는 그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고 또 다른 후원사인 레이저의 민리앙탄 대표는 임 선수가 자사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그의 후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기업인 인텔에서 임요환 선수의 후원에 나섰다.
임요환 선수가 GSL 오픈시즌2 4강 이후 괄목할만한 성적을 꾸준히 이어가진 못했지만, 그가 스타크래프트2에서 이룬 것은 이미 적지 않다.
임 선수는 현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을 창단해 제2의 임요환을 꿈꾸는 후배들과 함께 도전에 나서고 있고 스타크래프트2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선수는 임 선수의 경기를 보며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키워왔고 자신의 롤모델이라 당당히 밝히고 있는 것 만큼으로도 그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 슬레이어스 게임단
선배가 후배를 양성해야 한다는 의무는 강요되지 않지만 임요환 선수나 제넥스 팀을 창단한 김대기 전 프로게이머는 e스포츠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또한, 그가 밝힌 대로 30대 프로게이머로서의 팬들과 약속을 지켜가는 그의 도전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용기와 열정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GSL을 통해 임요환 선수를 처음 접한 이들은 그의 올 시즌 성적을 보며 그가 왜 대단한 선수인지 모르겠다 라던가 그는 이제 한물갔다는 식으로 폄하할 수도 있겠다.
다만 30대 프로게이머의 도전을 승패를 기준으로만 평가내리긴 아쉽다는 주장들이 있다. 또 누군가는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한다는 점도 생각해 볼만한 부분이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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