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있다.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에서 균형가격이 생성되는데, 만약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균형가격이 오르고 초과공급 상태가 되면 균형가격이 내려간다는 지극히 단순한 공식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당시 우후죽순 늘어난 개발사 및 게임업체, PC방 등이 대한민국에 ‘게임 종주국’이란 타이틀을 달아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초과공급 상태가 유지됐고 이러한 상황이 몇 년간 반복되면서 일시적 정체기에 빠졌다.
돌파구를 찾던 게임업계는 균형가격을 낮추기 보단 시장 확대라는 제3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게임 한류열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 “원조한류? 우리가 만들었다”
원조 한류게임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미르의 전설2’이다. 2001년 13억 중국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미르의 전설2’는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동시접속자 35만 명을 돌파하며 가능성을 선보였다.

서비스시작 1년 뒤, 국내온라인게임 최초로 중국 내동시접속자 80만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운다. 이는 기네스에 등재될 정도의 성과로 ‘미르의 전설2’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중국 게임순위 사이트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기록한 2조2000원 이상의 매출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소나타 8만5000대, 삼성전자의 신형 LED TV 110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과 버금간다. 온라인게임의 경제적 가치를 증명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성공에 자극받은 국내 게임사들 역시 해외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한류열풍의 원조이며 선구자적 역할을 한 셈이다.
한편, ‘미르의 전설2’는 중국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현재 북미,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순차적인 서비스를 통해 그 정통성을 유지하며 인기 게임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 부흥의 주역 전 세계인의 5%가 회원?
개척자가 있으면 부흥자도 있기 마련. 현재 해외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건 넥슨이다.
현재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을 필두로 아시아 전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브라질,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등 총 72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또, 무려 3억5000만명에 이르는 회원수를 자랑한다. 이는 전 세계인 20명 중 1명 꼴로 넥슨 게임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해외매출의 경우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국내매출을 앞서기 시작해, 현재 전체 매출의 70%정도를 해외에서 걷어드리고 있다. 명실 공히 수출업체이다
MMORPG의 명가 엔씨소프트 역시 2000년경부터 ‘리니지형제’와 ‘아이온’을 앞세워 일본과 중국, 대만 등지에 서비스를 실시, 현재까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쇄국정책 해외시장…가능성 발견
한류의 꿈을 안고 해외에 진출했던 게임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는 게임성을 떠나 해외시장의 자국 시장 보호정책이 강화된데 따른 것.
한 때 ‘게임 한류’로 70%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중국시장을 살펴보자. 중국 신문출판총서는 지난 2009년 성명을 통해 외국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이 지분을 투자한 조인트벤처, 현지합작법인 등을 통해서도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수입 인터넷게임 심의 관리 강화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해 동아시아국가들이 자국 게임 양성을 위해 ‘쿼터제’를 실시한다. 이에 2000년대 초반 중국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된 ‘게임 한류’는 잠정적인 침체기에 빠진다.

하지만 최근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필두로 한 ‘제2의 게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우선, 지난 2008년 6월 중국에 진출한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최고 동시 접속자수 50만명을 기록했고, 중국 PC방 온라인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12월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수 220만명을 달성했다. 해외에서의 성공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지난 2007년 436억원, 2008년 580억원이었던 매출이 2009년 3배가까이 상승한 1559억원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는 한류의 역사를 새로 작성하며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이용자 성향을 고려한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와 현지 서비스사인 텐센트의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동시접속자 270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차기작 ‘블레이드앤소울’과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넥슨의 ‘서든어택’ 등 대작게임들이 ‘게임 한류’의 제2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어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내게임들의 건투가 기대된다.
[이민재 기자 sto@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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