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 몬스터 어디서 봤던 건데?"
대부분 사냥 중심의 MMORPG를 플레이 하다 보면 위와 같은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수많은 게임이 개발되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게이머들이 원하는 콘텐츠들은 다양한 게임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식상함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와 반대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신선한 게임들도 등장하지만, 그 빈도는 낮은 편이다.
MMORPG의 경우 오랜 기간 발전해 오면서 공성전, 퀘스트, 물약 등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나 최근 '테라' '아키에이지'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과 같이 새로운 시도를 한 신선한 게임들이 있다.
▶ 몬스터 재탕은 식상함 Best 1
1레벨에 잡았던 오크를 50레벨에 다시 잡으라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냥 오크가 아닌 난폭한 오크. 이처럼 레벨업 과정에서 다양한 몬스터를 잡았던 게이머들은 누구나 이전에 잡았던 몬스터가 피부색이 달라졌다거나 칼 하나만 바꿔 들고 레벨이 높아져 있는 광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 개발자에 따르면 최대한 다양한 몬스터를 개발하자 노력하지만 몬스터 하나에 들어가는 코스트는 1인 기준으로 2~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리고 개발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용부분에 대한 부담이 심해지기 때문에 기존의 몬스터를 최대한 활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떤 게임은 이름, 패턴, 외형 등 최대한 기존에 사용했던 몬스터와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반면, 똑같은 몬스터가 이름만 바꿔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 이유는 없어~ 그냥 100마리만 잡아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이후 대다수의 게임은 없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자신의 콘텐츠로 퀘스트를 추가했다. 퀘스트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여러 가지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지만, 이만한 대체 콘텐츠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새로운 마을에 도착하면 모든 NPC가 머리 위에 물음표나 느낌표를 달고서 반기는 모습을 보고 좌절하는 경험도 여러번 해왔다.
마을마다 NPC들은 게임 스토리와 전혀 상관없이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익을 위해서 게이머들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심할 경우에는 무한 반복시키는 경우도 있다.
내가 왜 이 몬스터를 잡고 있는지도 모르고 게이머들은 레벨업과 보상을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퀘스트를 수행하며, NPC를 저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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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공식이 게임에도? 주인공 출생의 비밀
1레벨부터 시작하는 게임의 특성 때문일까? 게임의 주인공인 게이머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또는 잃어버린 옛날의 힘을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
마치 대부분 무협소설에서 주인공이 죽을 위기에서 간신히 살아나면서 기연을 얻어 강해지는 스토리와 비슷하게 게임의 초반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밖에도 캐릭터 생성하면 무조건 단검을 들고 나오는 설정, 체력회복은 무조건 빨간약, 내가 왜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모든 MMORPG에 들어가 있는 채집과 제작 시스템 등이 식상한 콘텐츠로 꼽힌다.

▶ 전투방식의 변화는 게임의 신선함 도모
위의 식상한 콘텐츠들과는 반대로 참신하고 신선한 게임 콘텐츠들을 시도한 게임들도 많이 있다.
'클릭, 클릭, 클릭' 또는 '1234, 1234'의 단순한 전투방식은 대부분 MMORPG에 공식처럼 적용돼 있다. 게이머들은 단순한 조작에 처음은 쉽게 적응하지만 그만큼 쉽게 질리기도 한다.
이러한 전투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한 게임들도 있다. '마비노기'의 경우 가위바위보식의 독특한 컨트롤 방식으로 게이머들이 전투를 진행한다.
최근 게임으로는 '테라'와 '블소'도 기존 MMORPG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액션이라는 조작 방식을 적용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정해진 삶은 싫다! 자유도를 강조
최근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마인크래프트'는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은 없다. 단지 단순한 조작에 게이머가 하고 싶은 대로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대한 자유도가 담겨 있다.
조만간 CBT를 앞둔 '아키에이지' 또한 높은 자유도를 무기로 하는 게임이다. 게이머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나무를 심으면 그 나무가 자라고, 나무를 이용해 집이나 배를 만드는 등 생각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자유도는 게임이 시키는 대로만 하던 게이머들에게는 신선한 콘텐츠이고 한번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고 있다는 몰입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 탄탄한 스토리로 몰입도 극대화
'와우'는 MMORPG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콘텐츠들이 녹아있다. 그 중 퀘스트는 게임을 배우고 즐기는 데 필요한 모든 역할을 하고 있다. 퀘스트를 통해서 스토리를 알 수 있고 사냥과 레벨업에 필요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며, 심심할 때 도전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최근 CBT를 마친 '블소'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라인과 퀘스트가 적절하게 진행돼, 게이머들에게 내가 왜 이 게임을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인식시켜준다. 이로 인해 게임에 대한 이해와 몰입의 동기부여가 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그라나도에스파다'의 캐릭터 3개를 컨트롤 하는 시스템, 단순 비행을 확대시킨 '아이온'의 활강, MMORPG에 턴제를 도입한 '아틀란티카' 등이 신선한 콘텐츠로 꼽힌다.

지금까지 식상하거나 신선한 콘텐츠 몇 가지를 이야기했다. 식상함은 쉽게 지루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본에 충실한 식상함은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신선함 또한 너무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다 게이머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단지 식상하거나 신선한 것이 주요한 것이 아니라 각각 콘텐츠들의 존재 이유에 대한 분석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성공한 게임 개발자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김재희 기자 ants1016@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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