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감정 이입 현상은 롤플레잉 장르나 어드벤처 장르에서 더욱 크게 작용을 하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유저가 심장마비에 걸리기도 하고, 게임을 모방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의 일이 바로 이런 감정 이입의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2000년 초반, 이런 감정 이입을 게이머로부터 상당히 독특하게 이끌어낸 게임이 있었다. 바로 `오미크론`이란 게임이 그 주인공인데, 이 작품은 게이머가 현실과 게임 속 세계를 혼동할 수 있도록 강력한 설정을 해놓았다.
게임 내에서 아예 `이것은 게임이다`라고 게이머에게 자주 주지를 시킨다. 그것도 상당히 자주 말이다.
과연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것은 게임이니 절대 현실과 혼동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게이머가 정말 혼동을 할까봐 걱정되서 얘기하는 친절한 배려일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게임은 게이머의 감정 이입을 극도로 이끌어내기 위해 게임 플레이 내용을 극도로 사실화 시킨다. 한마디로 게이머를 어떻게든 게임안에 붙잡아 놓고자 온갖 힘을 쏟는 것이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이런 대부분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이를 역이용하고 있다. 바로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주지시켜 게이머에게서 `정말 게임이 아닐까?`라는 답을 역으로 얻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처음에는 상당히 유치해 보이나, 시간이 흐를 수록 그 효과는 상당히 강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국어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반어법`이 바로 그것인데, `반어법`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와는 정반대로 표현함으로써 보다 큰 효과를 거두는 표현 방법이다.
`오미크론`은 이러한 설정 이외에도 게임 인트로 부분에 실제 가수의 배경 음악과 함께 헬기를 타고 도시 상공을 훑고 지나가는 영화와 같은 연출을 사용해 게이머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기도 한 작품이다.
특히 인트로에 나오는 배경 음악은 `오미크론`에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한 가수 겸 영화배우 `데이빗 보위`가 담당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처럼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오미크론`은 고사양을 요구하는 시스템과 어눌한 시나리오, 그리고 다소 부조화된 장르 혼합으로 인해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임현우 기자 hyuny@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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