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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여가부, 청소년 보호 빌미로 잿밥에만 관심

 

"어릴 때 게임의 재미와 감동을 접하고 그 동안 게임 개발자로서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개발자를 꿈꿔왔는데. 전 청소년의 뇌를 파괴하고 돈에 미친 업계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키워온 게 되는 건가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한 학생의 말이다. 이는 지난 16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의 주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나온 게임업계 비하 발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하다 이젠 프로게이머 육성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프로게이머가 첫 탄생했고 게임을 잘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 된 지금, 일부 중독자들의 사례를 대다수의 사례인 것처럼 발언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반대로 프로게이머의 뇌는 일반인 보다 더 빠른 구조를 갖췄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실제로 프로게임단이 MRI 촬영을 통해 모두 정상이라는 판단한 근거가 있는데도 말이다. 모두 중독되고 뇌가 파괴된다면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수백 명에 이르는 프로게이머와 지망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하며 분노했다.

여가부가 청소년들의 모든 문제를 게임탓으로 삼는 듯하다. 토론회를 살펴보면 인터넷 중독의 핵심에 게임이 자리잡고 있다고 정의한 뒤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뇌의 전두엽이 파괴돼 마치 짐승 같은 행동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게임업계에 대해선 순수한 청소년들에게 피해를 가하면서도 사리사욕을 채우는 기업행태를 보이는 무책임한 업계로 비하하고 나섰다.

이런 주장을 펼친 것은 결국 다름아닌 돈 문제 때문이었다. 성장을 지속해 온 게임사에게서 돈을 각출해내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게임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입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 토론자는 기금 마련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이것이 게임업계의 면죄부가 될까 두렵다’며 ‘게임업계가 더 잘되게 하는 길’이라고 해석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강조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입법을 통해 강제하겠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며 여가부의 주장이 잿밥 즉, 돈에만 관심이 있어 보이게 만드는 점이기도 하다.

게임업계는 이미 여가부의 이러한 주장들을 반대하고 나섰다. 단,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가운데 중독예방 및 치료를 위한 조치가 수반되길 바라고 있다.

여가부의 강경한 입장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것인지 정말 게임업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인지, 그리고 근시안적인 접근이 마치 게임업계에 대해 소위 말하는 삥 뜯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원천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넷 중독의 원인과 판단 근거가 불명확하고, 게임중독 문제에 대한 명확한 진단 분류체계도, 전문적인 기관도 없는 상황에 이 같은 여가부의 주장이 어떻게 등장한 것인지, 또한 정부의 기조를 무시하고 단순히 번만큼 환원해라 라는 식으로 몰고 간 토론회 및 입법안의 진의가 과연 청소년 보호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모호함을 여가부는 해소해야 한다.

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중독 및 치료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입법안을 통해 마련된 기금을 여가부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해소과정도 없이 지금처럼 주장을 계속해나간다면 청소년을 등에 업고 이제야 기반을 갖춘 만만한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돈벌이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성인들이 게임은 아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간과하던 시절이 있다. 만약 여가부의 주장이 그런 시절에 등장했다면 여론의 호응을 얻었을 수도 있다. 요즘은 어떠한가?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마저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최근 게임중독으로 인해 빚어진 일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게임중독으로 인해 터진 것이란 의견과 이미 문제를 가진 사람이 인터넷 혹은 게임에도 중독됐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게임이 대중화되고 즐기는 연령대도 다양해 졌으며 게임이란 문화 콘텐츠를 이해하고 누구보다 잘하는 주체는 여전히 청소년이라는 점이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가부는 단순히 여러 문제가 있으니 돈으로 이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으로 보인다는 점은 지금까지의 주장을 막무가내식 논리를 바탕으로 한 마녀사냥에 비유될 수밖에 없게 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로버트 네이라는 14세 소년이 게임을 만들어 오픈 마켓 스토어를 통해 무료 배급해 2주 만에 200만 명이 내려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 천재개발자의 탄생이라고 치켜세우는 반응도 뒤따랐으며 그 소년은 후속작을 유료로 내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14세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산업이 도래된 지금 강제성만이 강화된다면 국내에서는 같은 사례가 나올래야 나올 수 없을 것이란 것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최종배 기자 jovia@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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