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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디아블로 `왜 뜨나?`

 

최근 `디아블로2`의 국내 판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하고, 정가 35,000원인 확장팩 `파괴의 군주`의 가격이 4만원대 중반까지 급등하는 등 국내 게임 시장에 `디아블로` 시리즈의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국내 200만장 판매 신화를 `디아블로`가 고스란히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디아블로` 시리즈의 국내 게임 시장 열풍에 대한 의견은 상당히 분분하다.

멀티플레이가 국내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시기에 '배틀넷'이라는 멀티플레이 전용 서버를 개발하여 게이머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했다는 점과, 롤플레잉이라는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장르에 `액션`의 요소를 도입했다는 것. 방대한 아이템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게이머들의 수집욕과 캐릭터 과시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 등 디아블로 시리즈는 성공하기에 충분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디아블로` 시리즈가 게이머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요소는 다수 존재한다. 한마디로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 다른 게임에 비해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아블로` 시리즈 자체의 완성도를 떠나 국내 게임 시장의 특수성이 `디아블로` 열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의 경우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게이머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의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편식과 게이머들의 전략 시뮬레이션, 액션 롤플레잉 장르에 한정된 편협한 게임 선택이 이번 `디아블로` 열풍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렇듯 `디아블로` 시리즈에 대한 게이머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들 두 부류 모두 `디아블로` 시리즈 자체의 게임 완성도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디아블로2`의 새로운 확장팩 `파괴의 군주`의 발매로 국내에 `디아블로` 열풍이 불고 있는 현상에 대해 게임을 직접 즐기는 게이머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디아블로` 팬사이트 운영자 서광록(스톰)
사실 `디아블로` 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 롤플레잉 게임은 크게 미국식과 일본식 두가지로 분류되었다. 미국식 롤플레잉은 원조인 D&D(던전앤드래곤즈)의 룰에 충실하면서 높은 자유도를 가졌고, 반면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은 D&D의 룰을 재해석하면서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그래픽을 내세웠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이 두 가지 롤플레잉의 틈새를 파고 들었다. 외형적으로는 미국식의 정통 롤플레잉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자유도를 줄이는 대신 일본식 롤플레잉처럼 캐릭터가 성장해감에 따라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위력을 갖게 된다.

또, 다양한 아이템을 구할 수 있게 한 것도 큰 매력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나친 자유도로 인한 난이도 문제를 줄이고 다양한 아이템의 변수와 항상 변화하는 필드의 모습을 통해 게임에 쉽게 질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역시 `디아블로`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실시간 액션을 사실상 최초로 구현한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좀더 쉽게 몰입할 수 있고, 큰 어려움없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디아블로2`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명실상부한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렐름(Realm)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배틀넷 시스템을 도입해 캐릭터와 게임 데이터가 서버상에서 관리되도록 한 것이다. 때마침 국내에서는 온라인 머그 게임 바람이 불었으니, 블리자드는 게임도 잘 만들지만 시류를 참 잘 타는 개발사임에 틀림없다.

◆게임 전문 필자 조선용
첫째, 블리자드에 대한 기대심리가 큰 작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웨스트우드의 왕좌를 위협할만한 걸출한 게임 워크래프트를 선보였던 블리자드는 `디아블로1`과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통해 매번 국내 게임 시장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덕분에 게이머들은 `블리자드=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는 공식을 항상 염두에 두게 되었다는 얘기다.

둘째, 국내 게이머들의 게임 편식 결과이다. 국내 게이머들의 게임성향은 상당히 편협하다. 국내 게임 시장은 전략 시뮬레이션과 실시간 액션 롤플레잉이 거의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스틱과 러더, 페달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사람이 보이는가? 월드컵에 즈음하여 축구가 전국적으로 붐을 타고 있다고 해서 `피파` 시리즈나 `액츄어사커` 시리즈가 인기를 누리는가 말이다.

셋째, 국내 게이머들은 전반적인 추세가 그렇다면 자기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디아블로2`가 훌륭한 게임임에는 이의가 없지만 그렇다고 최고의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왜 `디아블로2`를 모르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를 당해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편승한 배틀넷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게임방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문화이며, 가정마다 보급된 초고속 통신망의 비율은 선진국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디아블로`도 `스타크래프트`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현우 기자 hyu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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