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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주년] 록큰롤의 시대 가고, 게임시대 왔다

 

“1960년대 ‘우드스탁’은 사회적 우려와 반발의 대명사처럼 여겨졌지만 40년이 지난 지금은 당시를 대변하는 문화의 핵심으로 각인돼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우드스탁’ 만큼이나 파급력이 큰 게임시대를 맞이했다고 봅니다. 앞으로 40년 후 ‘지미핸드릭스’ ‘롤링스톤즈’ ‘도어즈’ 등을 기억하듯 지금을 기억하자면 온라인게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류철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사진)의 말이다. 소설가 이인화로 더욱 알려진 그는 교수이자 유명작가이자 인터넷 논객으로 정평이 났지만 게임 앞에선 게임문화재단 이사보단 하드코어 게이머로 통한다.

지난 10여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며 산업 및 문화적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게임에 대해 그는 ’ 게임은 단순히 놀이가 아닌 이미 한국문화의 핵심으로 자리잡다’고 정의 내린다.

▶ 문화불온론의 관점으로 보는 게임

시인 김수영은 문화라는 것은 불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온성을 상실한 것은 문화가 아니라 체제나 제도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음악, 미술, 무용 등은 불온성을 상실했습니다. 반면 영화, 게임 등은 아직도 사회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의 경우 과몰입, 게임을 두고 다른 생각을 가진 세대간 갈등, 사회적 이슈 등을 낳고 있어 한국사회와 문화의 핵심적 화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960년대를 생각할 때 록큰롤, 우드스탁의 문화가 없었다면 그때를 회상할 때 어떤 것이 남을까?’라는 말로 운을 뗀 류교수는 ‘우드스탁이 그 시대의 보석이라고 한다면 향후 2010년을 회상할 때 보석같이 남을 것이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메이플스토리’를 예로 들면 전국 350만명의 초등학생의 3배수가 넘는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소위말하는 초딩이 아닌 더 많은 수의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는데도 지금 많은 사람들은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화하고 있고 이미 문화의 중심이 돼 있다는 점을 실감해 나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 게임과 우드스탁의 공통점은?

“우드스탁은 당시 천대받던 사람들의 문화가 꽃을 피워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냅니다.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지만 게이, 히피, 반전 등의 이유로 사회적으로 저열하게만 평가되던 사람들이 우드스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자유와 평화, 휴식을 얻게되는 계기를 만들게 됐죠”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 우리사회에 있어서 게임도 마찬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IMF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감적으로 경제위기를 느낄 시기에 온라인게임이 활기를 띄게 됐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갑자기 백수로 불려지게 된 사람들이 해소할 공간이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시 좋은 온라인게임들이 등장하며 그들이 다시 사회와 만날 수 있도록 완충작용 역할로서 순기능을 발휘했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며 이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 문화 깊숙히 침투하고 있는 게임의 방향성

류 교수가 바라보고 있는 게임의 발전 방향은 2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영화를 뛰어넘는 고급문화로서 스토리를 갖춘 콘텐츠이며 다른 하나는 게임성을 기반으로 문화 안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우선 스토리는 중용이 아닌 극단적 가정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가정안에서 게임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영화의 경우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주는데에 그치지만 게임은 게이머가 플레이하며 자기 상상을 보충하는 대행성과 몰입을 갖췄기 때문에 더 좋은 고급 문화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또, 게임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 침투의 경우 이미 파급력이 드러나고 있는 상태다.

게임이 미디어 안으로 투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검색기능 중심으로 발전하던 미디어들이 좀더 몰입감 있는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게임성을 띄고 게임기능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지게된 e-북, 앱콘텐츠, 이동형 PC컴퓨팅의 급격한 발전에서 유효하게 찾아볼 수 있다.

▶ 게임 과몰입은 게이머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류 교수는 게임 과몰입이라는 화제가 곧 새로운 문화로서의 게임의 가치를 잘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모순이 들어나면 곪게 되고 이것이 치유되는 과정이 지금의 게임 과몰입의 문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

“게임 과몰입으로 인해 치료를 받을 정도로 게임에 몰입해 본적이 있습니다. 5만명의 캐릭터를 게임 속에서 죽이고 나니 게임화면만 봐도 구토가 날 지경이었고, 3000시간 동안 육성을 해보니 육성 혐오증이 오히려 생기더라는 것이 경험적으로 알게 된 과몰입의 폐혜였습니다”

과몰입의 폐혜보다 그가 더욱 깨닫게 된 것은 이를 보는 시선이었다. 사회가 과몰입의 폐혜를 경험을 통해 알 수 없도록 이를 막고 있다는 것. 사회적 시각 및 여유 없는 라이프 사이클이 지속되며 게임을 즐기는 것 그 자체 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게임 과몰입은 체감적으로도 치유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자연스럽게 즐기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과몰입을 부추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선 게임을 올바르게 보고, 접근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 게임을 문화로 인정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 될 점

그는 게임산업 종사자는 ‘턱시도 입고 멋내려 해선 안되고 미처 돌보지 못했던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삶의 빛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 때 문화라는 말자체가 가진 밝은 이미지와 걸맞게 된다는 것. 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될 점을 꼽으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게임사: 주변부 문화였을 때의 습관을 버려라. 메인스트림 문화를 이끌어 가는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온갖 압력에 대해 게임 개발만 하면 된다는 오타쿠적 자세가 아닌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대화하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수다.

정부: 돈 벌어 주는 사업으로만 보는 자세를 버려라. 수준 높은 대중들은 삶에 도움이 되는 것에 지불한다. 게임의 문화적 의미를 바로 알고 진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안을 내놓는 것은 대중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언론: 젊은 층만의 새로운 문화(뉴제네이션 컬쳐)가 아닌 뉴미디어컬쳐로서 게임을 보라. 포터블 디바이스의 발전과 함께 생활 곳곳에 침투하고 있는 게임의 형태를 깊이 알고 뉴미디어컬쳐로서의 방향성을 함께 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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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배 기자 jovia@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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