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칼럼]8비트 시절의 회상/이석우 어비스인터랙티브 실장"

 

게임조선에서 원고 의뢰를 받았다. 고민이었다. 뭘 쓸까?
먼저 써왔던 선배(?) 필진의 제목들을 보았다.

앗! 이럴수가...오히려 고민이 더욱 가중되었다. 그래서 난 결론이 없는 얘기지만 게임에 대한 푸념(?)을 하기로 했다. 비록 푸념이지만 다시 한번 요즘의 게임문화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된다면 완벽한 칼럼보다 낫지 않을까?

90년대 초 불법 복제가 성행하던 시절엔 국산 타이틀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해외 타이틀의 복제 사용이 당연시 되었다.

8비트 시절이야 말로 불법 복제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데, 그중 MSX의 경우 그 흔한 더블데크만 있으면 게임 카세트 테이프의 복제가 가능 했다. 더블데크를 가지고 있지 않던 필자는 두 대의 카세트를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쓰고 한 쪽에선 플레이, 한쪽에선 녹음을 하는 방식으로 복제를 했던 기억이 있다.

1200bps...당시 데이터 레코더라 불리우던 8bit PC용 카세트로 게임을 로딩할 때면 게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15~3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잡음이 들어가서 오류가 날 경우엔 처음 부터 다시 로딩을 해야 했고, 십자 드라이버로 카세트의 헤드 부분을 돌려 가며 맑은 음색을 찾아 계속 돌려가며 조절해 줘야 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서도 카세트 테이프가 PC의 중요한 저장 매체였음을 모르고 있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어렵게 실행한 그 때의 그 게임.

최근 에뮬레이터를 통해 다시 실행해 보았지만, 예전에 느꼈던 그 화려한 그래픽과 감동적인 배경 음악은 온데간데 없이 초라하게만 보였다.

당시 게임은 대부분 로딩과 세이브 기능이 제공되지 않았다. 카세트를 사용해서 저장하거나, 다음에 다시 할 때는 게임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만 했다.

물론 게임의 메뉴얼은 없다. 또한, 한글화도 되지 않았다. 게임의 진행 방법을 익히고, 퍼즐과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많은 날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만의 비법으로 마친 후에는 조잡하게 연필로 지도도 그리고, 스토리 진행 방법을 적어 친구들에게 뿌듯한 마음으로 복사해 주기도 했다.

오늘날의 게이머는 어떠한가? 모든 월간지와 웹진에서 게임의 완전 공략과 치트 코드, 에디터까지 공개하고 있으며, 심지어 다른 이들의 세이브 화일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이 제공하고 있는 퍼즐과 강한 적들을 너무도 쉽게 풀고, 이기려 한다. 개발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서둘러 게임을 클리어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일 것이다.

시간은 없는데 해보고 싶은 많은 게임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먹거리가 없어 나무껍질을 끓여 먹었다던 보릿고개와 최근의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와도 일맥상통하다 할 수 있다. 80년대 당시는 지금 처럼 많은 게임들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국내의 게임 유통 시장 역시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국내 게임시장엔 많은 유통사가 양질의 게임들을 유통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의 지나친 편식이 소수 메이저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에게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실정이다.

후진(?) 게임 하나도 수많은 사람의 고민 속에서 만들어진다. 물론 자본주의 경제에서 1등만이 살아남아야 되고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본의 논리에 따른 홍보마케팅에 의해 팔려나가는 게임도 있지만 그것이 부족해 괜찮은 게임임에도 불구, 찬밥 신세가 되는 주인공(?)도 있다.

인기없는 게임도 나름대로의 컨셉과 인터페이스-스토리가 있음에 그런 점을 찾아내 가치를 부여하는 분위기가 필요할 때다.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