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 정착된지 1년이 채 안됐고 고급 게임문화로 거듭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스타크래프트`를 위시한 특정 인기 게임의 편향된 방송은 늘 지적되어 왔다. 소규모 국산 게임의 방송 진출 벽이 너무 높다는 것과 외산 게임 위주의 방송 내용은 아쉬운 대목이다.
게임방송이 발전하려면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한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각 게임 방송국들은 기존의 게임경기 중계방송 스타일을 떠나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게임방송을 제작하는 일선 PD, 콘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인 게임 제작사와 프로모션 업체 종사자들을 통해 국내 게임 방송의 역할과 미래를 짚어 보았다.<편집자주: 이름별 가나다순>
◆ 게임맥스 고영정 팀장 : "스타크 중계방송을 보면서 소원했던 아이들과의 대화가 트이고 아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변화이지요."
이 글은 스타크 중계방송을 보면서 자녀들과의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했다는 어느 40대 아버지가 게시판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게임을 방송으로 보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게임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먼저 일부 매니아의 산물로만 여겨졌던 게임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고 게임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의 확산, PC방의 등장과 더불어 게임방송의 시작은 이렇게 게임이 변방의 거리에서 중앙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일궈냈다.
또한 게임이 방송으로 노출되면서 대중적 인기도를 지닌 프로게이머가 등장하고 이들의 플레이를 보고 열광하는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게임 중계방송을 보기 위해 5천명이 모인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그 만큼 이미 게임방송이 게임유저들 사이에 깊게 자리를 잡게 되었으며 게임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게임방송이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는 현재의 취약한 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먼저 아직까지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게임전문인력 양성, 부족한 캐스터 및 해설자, 무엇보다 편중된 프로그램의 인기를 넘어서야 한다. 이것은 게임방송의 존재이유와도 연결되는 문제로서 다양한 게임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게임에 관련된 보다 빠르고 정확한 소식 전달, 일부 편중되어 있는 리그 중심의 편성 극복, 좀더 세련되고 재미있는 중계방송 등의 요구와 더불어 우리나라 게임방송이 한층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게임방송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게임이 중요한 정보문화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으며 단순한 잡기나 놀이가 아닌 쾌적한 환경에서 보고 즐기는 영화이상의 대중문화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 누구도 믿지 않았던 게임방송의 정착을 이뤄낸 것처럼 더 큰 성공을 위해 쉬지 말고 줄달음을 쳐야 할 것이다.
◆ 온게임넷 김어흥 PD : 이제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다. 아직 이런 명제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있겠지만 지난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을 현장에서 본 사람은 "게임은 스포츠다" 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을 할 것이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탄성을 지르고 응원을 하고 승부의 순간에 느끼는 짜릿한 쾌감이 대중적인 스포츠인 야구경기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게임이라는 장르의 이미지를 바꾸어 버릴 정도로 게임산업의 붐을 일으켜온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린 게임방송의 역할은 과연 어떤 것일까?
방송은 일종의 여과지 역할을 한다. 야구도 예전에 경기장의 관중들만 보던 경기에서 방송으로 중계되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경기의 룰`이나 `리그의 방식` 중에서 그동안 약간은 비합리적이라 할 수 있던 요소들이 많은 사람들의 눈이 지켜보고 있는 방송이라는 것에 의해 합리적으로 개선되었다. 이렇듯 게임도 방송을 통해 경기가 중계되거나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제작되는 게임의 발전과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게임 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의 많은 경기를 통해 제작자들은 게임에 대한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보완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정보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더 많은 자료들과 전문가들의 비평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는 게임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방송에 대한 모니터를 통해 게임제작사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렇듯 게임방송은 게임 제작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고리일뿐만 아니라 일종의 여과의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해야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게임 제품을 직접 팔지는 않지만 그 게임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을 판매하는 일종의 게임 이미지를 판매하는 유통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게임방송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많이 늘어났고 어느 정도 게임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역할에만 만족하고 그대로 굳어 버린다면 지금의 작업을 반복하는 단순한 산업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게임산업은 젊은 산업이다.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여러 형식의 방송을 제작하여야 한다. 다행히도 게임은 우리사회의 최대 무기인 컴퓨터와 인터넷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TV와 컴퓨터가 같이 하는 게임방송, 그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
◆ 판타그램 이홍표 대리 : 최근 게임산업의 발전은 현재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방송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는 모습에서 확연히 알수 있다.
실제로 게임방송에서 나온 멋진 게임플레이 모습이나 신작 소개 등을 구경하노라면 어느 순간 "재밌겠는걸"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은 기본이고 이제는 게임산업도 엄청나게 큰 시장성을 잠재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게임 마케팅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볼 때는 게임방송은 참으로 매력적인 매체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주목할 수 있는 점을 꼽으라면 유저입장에서 볼때는 와레즈에서 게임을 다운받아 실행하기 이전에는 알 수 없던 게임의 실제 정보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방송들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게임마케팅이나 홍보 등은 대부분 `게임전문잡지`의 광고면이나 `구전`에 의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게임을 홍보해야 하는 입장에서 게임방송은 게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점과 좋은 게임일수록 명확하게 확인시켜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주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게임방송은 게임유저들의 특성화 다변화에 맞추어진 잠재시장(잠재시장이라 보는 이유는 아직까지 정품게임을 구매하기보다는 불법복제가 많기 때문)을 계속해서 키워나가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대표적인 게임방송들을 통해 보여지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콘텐츠를 다양하게 준비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과는 관계없이 계속해서 방송 프로그램들을 다양화하고 많은 게임의 소개를 시도하고 있어, 성공적인 게임방송 채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방송으로 일관하는 점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외산 게임 위주의 방송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일정정도의 제한과 국산게임에 대한 방송편성 보장책과 같은 지원책이 대다수 국내 게임 개발사들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의 게임방송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전세계 어느 곳에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게임에 대한 관심이 게임방송을 만들었고 이러한 게임방송의 활성화는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게임시장을 계속 키워나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석 기자 anselm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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