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머니 현금거래에 대해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관련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 10일 대법원은 ‘리니지’의 게임머니를 현금 거래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진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린 2심 판결을 확정하고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아이템거래 중개사이트를 비롯해 각종 매체에서는 이번 판례가 사실상 게임머니의 현금거래가 인정된 판례로 보고 게임머니 현금거래의 양성화 등의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 하지만 정부와 게임사들이 그 동안 견지해온 게임머니현금거래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 정면 대치하는 판결이라 한동안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게임머니현금거래는 사행성 조장’, 게임사 ‘게임은 건전하게’
지금까지 게임머니 현금거래에 대해 정부와 게임사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아이템거래중개사이트를 청소년유해사이트로 분류했고 게임사들은 이용약관을 통해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적발 시 계정압류 등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그 동안 게임머니 현금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팽배해있는 상황이기에 아이템의 현금거래가 조심조심 진행되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분위기는 반전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 게임머니의 현금거래를 한다는 것이 적어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으니 말이다.
이번 판결이 나오자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온라인게임 게임머니 현금거래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입장’을 발표했다.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으로 획득한 게임머니가 아니라면 ‘리니지’등의 일반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 아이템 등 환전, 환전알선, 재매입 등을 업으로 하는 행위가 금지사항이 아니라는 것.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이나 ‘고포류 등 웹보드게임’의 게임머니의 현금거래는 여전히 불법이라는 설명을 하기 위한 입장표명 이지만 결과적으로 ‘일반 온라인게임의 현금거래는 문제되지 않는다’라는 결론을 내준 꼴이 됐다.
게임머니 현금거래 양성화될 수 있나?
아이템거래 중개사이트를 운영중인 아이템베이와 IMI는 11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두 회사는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보다 명확한 법리적 판단기준이 마련되었다”’며 “게임아이템 거래에 대해 굴레 지워졌던 기존의 무조건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이번 판결에 대해 평가했다.
또, 한편에서는 우리나라도 외국의 사례처럼 현금거래를 양지로 끌어내 게임의 부가적인 요소로 육성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판결이 공개되자 몇몇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양성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게임이용행태가 다르고, 게임사 입장에서 많은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기때문에 실제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정부입장에서는 일반적인 국민 정서상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존재하고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직접 나서서 아이템현금거래를 육성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진법 개정안이 국회 문방위에 계류 중이듯 오히려 국민의 정서를 감안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아이템현금거래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직접 운영한다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게임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크고 더불어 서비스 안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실제로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현금거래를 인정하게 되면 아이템의 현금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격으로 서비스를 운영중인 게임사 입장에서는 어려운 결정”이라며 “만약 이를 인정하게 되면 끝없는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와 게임사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아이템/게임머니 현금거래 양성화, 앞날이 멀어 보인다.
혼란 속에서도 신속하게 제자리 찾아가야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게임업계 혼란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듯 하다. 일반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 현금거래가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으로 들어옴에 따라 현금거래를 금지하는 약관 개정요구가 계속될 듯 하고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를 제재하기 위해서 게임머니를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하는 것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반면, 정부 역시 현재의 상황이 부담스럽다. 일반온라인 게임머니의 현금거래가 적법한 현 상황에서 전체 게임머니의 현금거래까지 확대해석 되거나 사행성 논란이라도 일게 된다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를 반영하듯 문광부는 판결이 공개된 후 확대해석을 염려해 입장표명을 신속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정부와 게임업계는 연초부터 분주해졌다. 지금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합리적인 대책이 강구되어 게임업계의 발전과 유저의 권익 보호, 사행성 이미지탈피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정인 기자 inis@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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