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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상만사]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전쟁, ‘현금거래 유치 전쟁’

 

온라인게임이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면 기존의 출시됐던 다른 게임들과의 불꽃 튀는 경쟁이 시작됩니다. 기존의 게임들은 자신의 영역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업데이트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신규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은 한 명의 유저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전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이런 치열한 경쟁이 게임들 사이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에서 생성된 아이템과 게임머니, 계정 등을 거래하는 아이템 현금거래사이트들간의 경쟁 역시 게임간 경쟁에 뒤지지 않게 치열합니다.

현재 성업중인 아이템 현금거래사이트는 수십여 개에 달합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2~4곳의 사이트가 치열한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이들간의 고객유치 경쟁은 간혹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꼭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게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아이템 현금거래사이트간의 경쟁은 게임이 출시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됩니다. 현재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게임을 포탈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그 경쟁의 일면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2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끝낸 NHN의 ‘테라’를 검색해보면 검색결과 상단을 꽉 채운 아이템거래 사이트의 광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선점 마케팅은 CBT조차 하지 않은 게임에도 적용 되는데요. 아직 비공개 시범 서비스조차 하지 않은 NC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을 검색해도 손쉽게 아이템거래 사이트의 광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이 출시되기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간의 경쟁은 게임의 공개서비스 전후로 가장 치열해 집니다. 해당 게임 관련 커뮤니티와 제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파격적인 현금이나 적립금 이벤트를 하면서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자사의 사이트를 알립니다. 간혹 게임 안에서의 홍보가 계속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불만을 사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이템 현금거래사이트간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에는 아이템 현금거래의 특성이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현금거래의 특성상 해당 게임을 하는 유저가 특정 사이트에 몰리면 매물과 수요가 계속 집중돼 후발 사이트는 이를 따라잡기가 힘들어 집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매물이 많은 곳이 물건을 구하기 쉽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수요가 많은 곳에서 아이템을 판매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현금거래 사이트 별로 운영중인 적립금이나 수수료 할인 같은 시스템도 주 거래 사이트를 변경하기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 서비스 초기에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죠.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는 한 유저는 “게임 초기에 아이템거래 사이트들에서 현금거래를 유치하기 위해 거래시세를 만드는 허위거래기록을 남긴다”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에서 직접 하기도 하고 작업장에서 조작을 하기도 한다는 의견입니다. 물론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많은 유저가 이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 아이템 현금거래사이트가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되면서 생긴 문제들도 있습니다. 연령을 가리지 않고 무방비로 노출되는 아이템현금거래의 각종 프로모션들이 청소년에게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 인데요.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도 나온 만큼 ‘유해매체’ 적용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 입니다.

이런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간의 경쟁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순 없을 것입니다. 온라인 사이트간의 경쟁이란 회사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각종 사기범죄 등 부작용으로 인해 아이템현금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사이트간 경쟁이 자칫 과열양상을 보일 경우 우려의 시선이 많아지는 것도 당연한 결과일 듯 합니다.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을 감안하여 경쟁을 하되 아이템의 현금거래 자체에 대한 이미지 개선 작업을 지속하는 것이 업계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정인 기자 inis@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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