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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과 해병의 차이?" 스타2 완역 한글화는 현지화를 위한 노력

 

부화장, 해병, 집정관, 타락자, 유령 사관학교, 연합체...

이 단어들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실시간전략(RTS)게임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의 유닛과 건물들의 한글화된 명칭들이다.

 ◆ 스타크래프트2 유닛/건물 한글화 명칭 : 최종 버전 아님

▲ 저그 종족 한글화 유닛/ 건물 명칭  

▲ 프로토스 종족 한글화 유닛/ 건물 명칭

▲ 테란 종족 한글화 유닛/ 건물 명칭

외산 게임의 한글화는 크게 발음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는 음역과 단어를 해석하고 가장 근접한 단어로 번역하는 완역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블리자드가 '스타2'에서 지향하는 한글화는 완역이다.

완역은 "비영어권의 게이머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게이머가 받는 느낌을 최대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지난 2005년 블리자드에서 선보인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역시 완역된 한글화로 서비스됐다. 그 당시 대부분의 외산 게임들의 한글화는 음역화였으며 블리자드 역시 그 이전에 국내에 출시한 게임들(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의 한글화는 음역이였기 때문에 '와우'의 완역 지향 한글화는 낯선 느낌이 강했다. 

파이어 볼(Fire ball)이 화염구로, 로그(Rogue)가 도적으로 완역된 '와우'의 환글화는 종족의 인명, 인명을 따서 지은 지명, 각 종족의 도시나 마을 이름 등 고유명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역 한글화됐기에 이질감과 혼란 그리고 재미의 반감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당시 '와우'의 한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완역 지향 한글화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는 반대가 70% 이상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와우'의 베타테스트가 시작됐을 때 게임의 핵심 요소와 어우러진 한글화는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국산 게임보다 수준 높은 한글화는 '와우'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되고 현재까지도 '최고의 한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스타2' 한글판 시연 체험 후기들과 유닛과 건물 명칭의 완역 한글화가 공개된 이후 다시 한번 '와우' 초기처럼 이질감과 낯선 느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으며 완역 한글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 중 완역화는 기존의 익숙함을 불편함으로 바꾸는 무리수이며 자칫 게임의 성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과연 '스타2'의 완역은 플레이의 큰 문제가 되는가?

스타2의 한글화가 어색하다고?

완역의 한글화를 반대하고 우려를 표하는 시각은 '지난 10년 동안 익숙해진 음역화된 스타'라는 측면에서 출발한다.

활성화된 e스포츠 시장의 '스타1' 중계와 유저들 사이에서도 음역화된 명칭들을 오랫동안 사용해왔기 때문에 '스타2'에서 서플라이 디포트(Supply depot)를 보급창으로 불렀을 때 이해전달이 쉽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다는 주장이다.

사실 우주모함이라는 유닛의 명칭을 들었을 때 바로 캐리어(carrier)가 연상되진 않는다.

하지만, 이는 '스타2'의 베타 테스트 초기 혹은 발매 직후의 이야기이고 게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기는 시점이 됐을 때 서플라이 디포트라고 부르느냐, 보급창이라 부르느냐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 시점에서는 그 건물이나 유닛의 기능과 활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타2'의 완역의 한글화는 히드라리스크(Hydralisk)를 찍찍이로 번역하거나 베인링(Baneling)을 자폭벌레라는 수준으로 의식없이 번역하지도 않았다.

고유 명사로 사용되는 이름이 많은 저그족의 히드라리스크나 울트라리스크, 무탈리스크 등은 음역화돼 있고 베인링은 맹독충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형태다. 이는 많은 게임의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준 '반지의 제왕'의 저자 톨긴이 제시한 원칙(의미를 옮기는 완역을 최우선으로 하고 고유명사인 것은 그대로 쓴다)에 따르는 형태이기도 하다.

물론, 집정관이나 무리 군주 같은 단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단어 자체의 의미가 바로 전달되지 않는 점이나 한글화 명칭에서 종족별 특징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을 갖게 한다.

'스타2'가 '스타1'의 후속작이지만 전혀 다른 새로운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거나 전작의 경험이 없는 상태라면 이번 완역 한글화가 주는 이질감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적을 가능성이 높다.

전작이 국내에서는 국민 게임이라 부르지만 '스타2'를 체험할 모두가 전작을 경험해본 것은 아닐 것이며 이번 시연회를 처음으로 '스타' 시리즈를 접했던 한 기자는 "초보자의 관점에서 한글화는 괜찮았다"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존 '스타1'의 익숙함이 완역의 새로운 명칭들로 인해 불편함으로만 전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스타2'의 체험 시간이 짧은 탓일 가능성을 고려해봐야 한다.

지난 5월 국내에서 개최된 비공개 시연은 45~90분의 시간이 제공됐고 이번 블리자드 본사 한글판 체험은 3시간 남짓 진행됐기에 두 시연회를 모두 체험했다고 해도 고작 5시간 정도이다. '스타2'만이 갖는 특징을 이해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일 수 있다. 게임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완역 한글화가 더욱 어색하게 느껴질 수 도 있다.  

'스타2'의 완역 한글화가 '스타'에 익숙한 명칭을 찾는 게이머에게 있어서 게임 초반, 게임을 파악하는데 약간의 불편함을 초래할 순 있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저하하거나 나아가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긴 어렵다. 게임성이 뛰어나고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한글화가 음역이냐 완역이냐에 상관없이 성공과 재미를 제공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분명히 외산 게임의 현지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성이고 RTS 게임은 얼마나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수 있고 대전에 재미를 느낄 밸런스를 제공하느냐이다. 시연회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 이미 게임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스타2'가 완역 한글화로 인해 실패할 수 있다는 해석은 지나친 비약에 가깝다. 

현재 '스타2'와 '와우'의 한글화가 같은 경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스타2'는 음역으로 익숙해진 '스타'의 후속작이기 때문이다. 단, '와우'는 워리어, 메이지, 헌터로 음역화된 명칭으로 사용되던 온라인게임의 인식을 바꿔 전사, 마법사, 사냥꾼이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음을 반증한 오히려 색다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잠식시킨 것은 결국 유저들의 인식이 아닌 게임성이였던 것이다.

결국 베타테스트가 시작되면 보다 확실해 지겠지만 '스타2'가 게임성이 뛰어나고 충분히 재미있다는 유저 평가를 받는다면 질럿을 광전사로, 시즈 탱크를 공성 전차로 바꾸어 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완역 지향 한글화 우려에 대해 블리자드의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제가 아는 블리자드는 게임을 많이 팔고 안 팔고를 기준으로 한글화의 방향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한글화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스타'의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도록 할 수 있느냐에서 출발했습니다.

사실 음역으로 한글화를 한다면 완역에 비해 훨씬 더 수월한 작업이 됐을 것 입니다. 그럼에도 완역을 결정한 것은 '스타2'의 현지화에 더 맞는 형태이고,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 입니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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