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4일, 온라인게임 자동사냥 프로그램 '패왕'을 유통하는 사이트 6곳을 확인해,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통해 폐쇄 조치토록 했다고 밝혔다.
'패왕'은 온라인게임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지 않고도 게임 속 몬스터를 자동으로 사냥할 수 있는 일종의 오토 프로그램으로 '리니지' 게임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폐쇄된 사이트는 총 6곳으로 국내 서버 3곳, 해외 서버 3곳이다. 이중에는 중국과 호주에 서버를 둔 사이트까지 포함됐다.
엔씨소프트 담당자는 "'패왕'은 고도로 지능화 된 오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를 색출해 내는 작업이 상당히 까다롭다"며 "그동안 다양한 커뮤니티와 직접 제보가 있었기에 오토 프로그램 '패왕'의 유통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폐쇄된 사이트 6곳은 그동안 '패왕'의 거래가 가장 활발한 대표적인 사이트로 확인됐다"며 "엔씨소프트가 게임물등급위원회에 해당 사이트의 폐쇄 조치를 신청했고 이 같은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서버 자체가 폐쇄된 것이 아니라, ISP가 폐쇄된 선으로 그쳤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지만 해외에서는 여전이 해당 사이트로의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사실상 오토 프로그램의 근절이라기보다는 국내 유통을 조금 더 어렵게 한 선에서 만족해야 할 수준이다.
이에 엔씨 측은 "현시점에서는 법적 제도가 미비해 오토 프로그램의 유통을 확인하다 해도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일각에서는 오토 프로그램이 불법이라는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단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동일한 사안이 발생하면 좀 더 유리한 입장에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오늘 폐쇄 조치를 밝힌 6곳의 사이트 외에도 현재 추가로 20여 곳의 사이트를 확인해 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폐쇄된 사이트 6곳은 일반 쇼핑몰처럼 오토 프로그램을 판매하던 사이트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커뮤니티 등을 통해 네티즌끼리 직접 거래하는 오토 프로그램을 색출하는 데 까지는 한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리니지용 오토 프로그램 '패왕'을 USB 등 다양한 형태로 4~10만원 사이에 거래 중이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자동 사냥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근절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며 "엔씨 측은 앞으로도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현실 속에서 이번 폐쇄 조치가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오토 프로그램의 근절을 위한 계기가 될지, 혹은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 나오는 풍선처럼 헛수고로 그칠지는 좀 더 지켜볼 사안으로 남았다.
한편, 엔씨 측은 앞으로 불거질 수도 있는 논쟁의 소지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폐쇄 조치된 사이트 6곳의 주소는 밝히지 않았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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