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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에 팽배한 상식 밖 법칙들

 

비가 오는 날이면 소금장수는 근심에 싸인다. 반대로 맑은 날이 지속되면 우산장수의 걱정이 늘어 가는게 현실이다. 잘 알려진 우화처럼 소금과 우산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특성 때문에 똑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상이한 반응을 보인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 어려울수록 빛난다?

게임업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선 현시점에서 전반적인 산업분야는 경기침체에 따른 주식 폭락과 업친데 덮친격으로 환율상승까지 더해져 시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오히려 현 상황에서 더 승승장구하며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난다는 각오다.

최근 들어 속속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게임사 상당수가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장기 적자에 시달리던 한빛과 웹젠까지도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호기를 맞은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예당온라인의 경우에는 국내 경기의 장기침체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기록을 세웠고, 최근 네오위즈게임즈는 모든 주가가 하락하는 폭락장 속에서도 15%의 상승폭을 기록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일단 아이러니 한 게임사의 실적 상승은 돈 없으면 집에가서 게임이나 한다는 식의 ‘빈대떡 신사’ 논리가 적용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악평 높은 게임 더 뜬다?

게임업계의 상식 밖 현상들은 신작 타이틀이 출시되는 단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콘텐츠 영역에서는 해당 콘텐츠를 먼저 접해본 평론가의 객관적인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게임 분야는 기타 문화콘텐츠 분야와 다른 점을 보여주는데, 바로 호평 보다는 혹평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

폭력성으로 얼룩진 THQ의 ‘세이츠로우2’는 심의과정에서부터 진통을 겪으며 논란이 분분했던 타이틀이다. 일단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 게임을 선보이게 됐고, 이후 판매순위 5위(11월 3주차)에 올라서는 관심을 받았다.

또 일본 군국주위 미화로 국정감사장에서도 논란이 됐던 ‘커맨드 앤 컨커 3’는 별다른 후속타 없이 마무리돼 오히려 게임에 관심이 없던 일반에게도 높은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도토리 키재기 식의 유사 게임 속에서의 근거없는 호평보다는 한방의 혹평이 두각을 나타내는데 더 큰 도움이 되는 구조인 셈이다.

◆너무나도 반가운 공짜손님?

부모님의 내리 사랑을 제외하고 세상에서 공짜는 없다. 또 온라인게임사 역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사에게 공짜 손님(신규 유저)은 너무나 반가운 존재다. 오히려 충성도 높은 기존 유저보다도 신규 유저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기까지 한다.

버릴 수도 없고 포용하기도 버거운 공짜 손님이 왜 온라인게임사에게는 반가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을까? 바로 ‘한계비용’의 원리가 적용된 온라인게임사 수익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례로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10억이 필요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1만명의 유저가 필요하다고 가정을 세우자.

만약 이 게임을 단 한명의 유저에게만 서비스 한다면 게임사는 10억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1만명을 넘어선 이후의 모든 유저에게는 공짜로 서비스 해도 손해가 나지 않게 된다. 오히려 3만명의 유저가 모인다면 3만번째로 가입한 신규유저에게는 막대한 보상을 줘도 오히려 이익이 난다는 논리다.

그러나 순위가 매겨지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3만번째 유저가 1만번째 랭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2만번째 유저보다 더 큰 비용을 지출한다. 바로 예약판매가 마감된 축구경기장의 입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암표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계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이상한 법칙들은 이 산업군이 갖춘 특수성 때문”이라면서도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보이지만 결국 작품성이 떨어지는 게임은 퇴출된다는 그 근본적인 원리는 타 산업군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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