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도 두 제작사는 거의 같은 장르의 게임을 서로 견제하듯 내놓고 있는 상황이며, 이러한 선의의 경쟁은 질 높은 게임을 맛보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략시뮬레이션의 대부 웨스트우드
1996년 당시 블라자드의 워크래프트는 현재 전략시뮬레이션의 기초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을 선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웨스트우드가 블라자드의 독보적인 행보를 그냥 보고있기 만무한 것. 웨스트우드는 워크래프트와 더불어 전략시뮬레이션의 초석이라 불릴만한 작품을 내놓게 된다.
그것이 바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웨스트우드의 명작 시리즈 C&C이다. 물론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이전에 웨스트우드의 듄이란 작품이 있었다. 앞서 워크래프트와 C&C를 전략시뮬레이션의 기초를 마련한 작품으로 이야기했었는데 정확히 따져보면 듄이 그 시초라고 해야할 것이다.
듄을 굳이 두 타이틀 앞에 언급해 전략시뮬레이션의 시초라 하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 듄은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개척한 선두주자다. 듄 이후 많은 전략시뮬레이션들이 탄생했고, 그 중 가장 큰 특징을 지닌 것이 앞서 말한 두 타이틀이다. 다시 말해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는 듄이 아니라 워크래프트와 C&C에 이르러 기반을 잡았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이야기 할 때 굳이 듄을 들먹거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듄은 전략시뮬레이션의 선구자라는 명예만으로도 충분하다.
워크래프트는 당시 유행하던 판타지 개념을 도입, 판타지 전략시뮬레이션의 성향을 띠었다. 반면, C&C는 밀리터리 전략시뮬레이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PC게임의 초기 형태가 모두 롤플레잉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는 C&C보다 친숙한 판타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워크래프트가 더 많은 인기를 모았다.
블리자드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웨스트우드는 판매적인 부분에서는 블리자드에게 손을 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니아의 수를 따져 본다면 아마 워크래프트보다는 C&C쪽의 매니아들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또한 게임의 몰입도 측면에서도 C&C가 워크래프트 보다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게임계의 주류였던 판타지를 벗어나 현실적인 면을 지닌 C&C는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청출어람(靑出於藍)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판타지와 밀리터리라는 명확한 구별을 가지고 블리자드와 웨스트우드는 지속적인 경쟁을 펼쳐나간다. 블리자드는 이후 워크래프트2를 발매하게 되고,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둔다. 웨스트우드는 C&C 시리즈를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블리자드의 뒤를 바짝 뒤쫓게 된다.
물론 두 개발사 이외에 새로운 전략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내는 개발사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두 개발사는 전략시뮬레이션의 독보적인 존재로 여길만하다.
웨스트우드는 블리자드보다 전략시뮬레이션에서 먼저 기초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게이머들로부터의 인기는 블리자드에게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전략시뮬레이션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것은 블리자드가 아니라 웨스트우드라는 것이다. 말그대로 정통적인 면을 따지자면 듄을 개발한 웨스트우드 쪽에 손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떤 게임이든 그 게임의 모델 역할을 하는 게임이 있다. 워크래프트 또한 듄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이다.
◆웨스트우드의 끝없는 추격
웨스트우드는 C&C 시리즈를 두개의 부류로 나누게 된다. 확실한 변화를 시도해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재기를 시도한 것이다. 하나는 이전의 C&C를 기준으로 개발된 작품이며, 또다른 하나는 레드얼럿이라는 작품이다.
물론 그냥 보기에 두 작품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두 부류다 현대적인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는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점.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C&C는 지극히 현실적인 무기를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것이다.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발전한 무기들을 사실적으로 게임에 적용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하지만 레드얼럿의 경우는 C&C와는 다르다.
레드얼럿에 등장하는 유닛들은 하나같이 비현실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레드얼럿에 등장하는 철장막이나, 텔레포트 등의 무기들은 20세기 과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진 것들이다. 물론 아직까지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이들의 연구는 아직 실현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창과 방패, 웨스트우드와 블리자드②
[임현우 기자 hyu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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