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몸담은 국내 온라인게임업계는 산업의 성장과는 달리 신작의 흥행 소식 듣기는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신규 게임들의 지지부진한 모습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정도가 심해지는 추세다.
게임들의 런칭 소식은 이어지지만, 게이머들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이슈를 끄는 게임은 만나기 쉽지 않다. 종종 해당 업체 경영진이나 개발자끼리 흡족해하거나 자위하는 게임들이 나오긴 하지만 정작 구매를 책임지는 게이머들을 만족하게 할 게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게임을 내놔야 고객들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 필자처럼 게임 업체를 이끄는 경영진들이라면 하루에도 수없이 되뇔 말이다. 답은 뜻밖에 가까운 곳에 있다. 자신들이 이용자 입장이었을 때 왜 게임에 열광했는지를 되짚어보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돌아가면 된다.
지금의 개발자, 경영자의 모습이 아닌 게이머의 입장에서 온 힘을 다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올챙이 시절을 너무 쉽게 잊고 전문가라는 자기 본위에 빠져 본인들의 입맛에만 맞춘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모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한결같이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종업원들처럼 한때 자신들도 이용자였던 기억을 찬찬히 더듬어 고객들의 눈높이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지를 돌이켜봐야 한다는 말이다.
게이머들은 무서우리만큼 합리적인 소비자다. 업체들이 자신 있게 내놓은 공들인 게임일지라도 웬만큼 새롭거나 독창적이지 않으면 결코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수많은 학습 효과를 통해 고만고만한 게임들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 갈아타 봐야 별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에 자리 잡은 선도적인 브랜드가 더 나리라는 나름의 가정을 세우고 고수하려는 본능들을 지녔다.
그럼에도, 대다수 게임 업체들은 지극히 평범한 신작을 내놓고 마치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 조금만 더 투자하고 노력하면 분명히 고수익을 뽑을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결국, 대부분의 게임 업체들이 해당 게임이 실제로 창출하는 이익보다 훨씬 큰 비용을 초기에 부담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바로 현금의 덫(Cash Traps)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겠다. 미덥지 못한 신작에 큰 비용만 지급하고 얻는 것이 별로 없는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작가 조정래 씨는 언젠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학의 부진 요인 중 하나로 소설가들의 역량 문제를 꼽았다.
게임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소비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 흡인력 있는 작품을 만들려면 업체들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 중 고객들의 올바른 요구를 파악해 게임에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이 단연 으뜸이자 가장 시급하다. 그래야만 되지도 않을 일에 헛심 쓰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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